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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건 교수는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가안보실 평화군비통제비서관, 국가안보실 평화기획비서관을 맡아 남북 대화의 실무를 맡았고 외교부 제1차관으로 북미 대화에도 관여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11월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11월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우리 사회에 내란수괴 윤석열의 위헌적 비상계엄이 불가피했다는 등 옹호하는 세력들이 존재한다. 윤석열 정권의 내부, 길거리 집회 현장, 유튜브 방송 그리고 정치 현장에서 '종북 반국가세력들이 국가를 망치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언어를 빌려 표현하자면, 내란옹호 세력은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무너뜨리고자 하는 체제전복세력"이다. 영어로는 'domestic enemy' 혹은 'enemy from within'으로 표현될 수 있는데, 쉽게 얘기하면 '내부의 적'이란 말이다. 아니길 바란다.

대한민국은 매우 중요한 지점을 관통하고 있다. 이미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사회의 주류로 등장한 극우 세력(Extreme Right)이 민주주의 시스템을 활용하여 증오와 원한의 정치를 양산하고 있다. 반이민정책을 필두로 하여, 중상주의와 징벌적 반자유무역을 주장한다. 그러나 이들은 민주적 선거체제 안에서 자신의 주장을 증오와 분열의 언어로 표현할 뿐, 군대를 동원한 내란을 꿈꾸지 않는다. 내란(treason)은 민주주의에서 금기어이며, 그야말로 패가망신의 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내란옹호 세력들은 소위 윤석열의 내란 행위를 옹호하는 동시에 그 수괴를 지키는 것이 그들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애국의 길이라고 믿는다. 그 망상은 그 반대편의 세력을 적으료 규정하여 내란의 정당화를 주장한다. 이 지점이 바로 해외에서 '어…한국이 이 정도밖에 안 돼?'라며 의아해 하는 부분이다.

지금 사태를 극복하지 못하면, 극우의 정치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서구 국가 이상으로 우리의 민주주의 체제가 크게 쇠퇴할 것이다. 우리는 2016~2017년에 헌법 질서에 따라 매우 평화적으로 민주주의를 회복하여 서구 민주주의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고, 그 이후 선도적인 민주주의 모범 국가가 되었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이제 우리만의 민주주의가 아니다. 보편적 관점에서 우리가 오늘날 민주주의와 헌법을 방어하지 못하면,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극우의 바람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2024년 12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이 재적의원 300명 중 204명 찬성, 85명 반대,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되자, 시민들이 환호하며 기뻐하고 있다.
2024년 12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이 재적의원 300명 중 204명 찬성, 85명 반대,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되자, 시민들이 환호하며 기뻐하고 있다. ⓒ 유성호

나는 기본적으로 정치양극화가 이번 내란시도를 불러 일으켰다고 믿지 않는다. 정치 양극화가 현실이라 할지라도, 그 현실을 타개하는 것이 내란 시도, 즉 비상계엄이라니, 규범적으로나 논리적으로도 옳지 않다. 정치양극화가 우리나라에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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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내란 사태는 망상과 허상 그리고 원한에 사로잡힌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무력으로 짓밟아도 된다는 그릇된 신념을 가졌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그는 자신을 반대하면 반국가세력이라 칭하였는데, 이것 자체가 반민주적 행위이다. 민주주의는 완벽하지 않아서 조정과 협의라는 정치행위를 요구한다. 그는 이것은 간과한 체, 왜곡된 '자유민주주의' 관점으로 '종북 반국가세력'이라는 프레임을 만들어 냈고,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반민주적이고 독재적인 애국심을 강요한 것이다. 결국, 윤 대통령을 지지했든 안했든 간에, 우리 모두 그에게 속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위기는 종국에는 극복되어야 한다. 그 이외에 길이 있는가. 헌법재판소는 그에 대한 탄핵 소추를 인용할 것이다. 그와 동시에 사법적 절차에 따라 내란죄에 대한 형벌이 내려질 것이다. 이것이 대한민국 민주주의 회복력의 잣대가 될 것이다.

당장은, 우리 민주주의에 대한 평가가 실추되고 수많은 나라가 우리를 우려와 조롱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하더라도 우리는 견디고 버텨야 한다. 조직된 시민세력이 헌법을 수호하고, 온 나라가 힘을 다해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것만이 대한민국의 경쟁력과 국력을 회복하는 길이다. 우리는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계엄#윤석열#극우세력#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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