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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란수괴 윤석열 대통령 체포, 구속’을 촉구하며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앞 도로에서 밤샘 농성을 한 노동자, 시민들이 5일 오전 체온유지를 위해 은박 담요로 몸을 감싸고 있다.
‘내란수괴 윤석열 대통령 체포, 구속’을 촉구하며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앞 도로에서 밤샘 농성을 한 노동자, 시민들이 5일 오전 체온유지를 위해 은박 담요로 몸을 감싸고 있다. ⓒ 권우성

영하의 날씨와 거센 눈보라도 윤석열 체포를 촉구하는 시민들의 3박 4일의 투쟁을 막을 수 없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시한 6일 오전에도 시민들은 도로 위에 앉아 은박 담요를 두른 채 "윤석열을 체포하라"고 외치며 한남동 관저 앞을 지켰다.

다수의 시민들이 은박 담요로 몸을 둘둘 말고 얼굴까지 가린 채 차디찬 한남대로 아스팔트 위에서 잠을 청했는데, 그 모습이 마치 은박지에 싸인 초콜릿 '키세스'를 연상시키면서 이들에겐 '키세스단'이란 이름까지 붙었다. 시민들의 투쟁은 밤샘 투쟁에 지친 시민들이 첫 차를 타고 돌아가면, 다른 시민들이 교대를 해주는 형식으로 줄곧 유지됐다.

해가 뜨기 전인 6일 새벽부터 마이크 없이 서서 구호를 선창한 서울 성동구민 강가은(21)씨는 5일 오후 2시부터 20시간 가까이 이 자리를 지켰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입시를 준비 중인 강씨는 "눈이 와서 가장 고된 5일 새벽에 같이 있어주지 못한 것이 미안해서 오늘이라도 밤샘 자리를 지켰다. (비상행동 주최 측에서는) 시민들에게 돌아가라고 했지만 그래도 한 명 한 명이 힘이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 힘이 되고자 남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체포 영장의 효력이 오늘까지인 걸로 알고 있는데 부디 오늘 여기서 (윤 대통령이) 연행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불안한 정국 끝내는 단 하나의 방법은 윤석열 체포"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앞 도로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 구속’ 촉구 집회가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주최로 열리는 가운데, 한 참가자가 은박 담요를 쓴 태 응원봉을 들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앞 도로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 구속’ 촉구 집회가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주최로 열리는 가운데, 한 참가자가 은박 담요를 쓴 태 응원봉을 들고 있다. ⓒ 권우성

해가 뜨자 밤새 '체포 투쟁'을 벌여온 시민들은 깃발과 손피켓을 들고 은박 담요를 두른 채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아래 '비상행동') 측의 '윤석열 즉각 체포 구속' 기자회견에 함께 했다.

시민들과 함께 한남대로에서 밤샘한 이호림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3박 4일 간 폭설이 내리는 악천후 속에서 비상행동과 시민들은 변함없이 투쟁을 이어왔다"라며 "체포 영장 집행까지 이제 단 14시간 남았다"라고 상기했다.

이 집행위원은 "(지난 3일) 고작 5시간 만에 체포 영장 집행을 시늉만 하고 떠난 공수처는 집행을 경찰에 떠넘기고 기한 만료를 기다리나. 체포 영장의 주체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라며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라는 자가 내란을 했다면 그를 체포하고 구속하고 처벌하고 파면하는 것이 민주공화국의 당연한 정의"라고 밝혔다.

이어 "체포 영장 기한이 끝나고 (집행되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 투쟁이 끝나지 않는다"라며 "이 나라 헌정 질서를 파괴한 윤석열을 반드시 관저, 권력의 자리에서 끌어내릴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경 여성연대 상임대표는 공수처가 경찰에 체포 영장 집행을 일임한 것을 두고 "이유가 무엇이든 공수처가 윤석열 체포 영장 집행을 포기한 데 대해 분노한다"라며 "공수처는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 불안한 정국을 끝내는 단 하나의 방법은 윤석열 체포와 구속임을 명심하라"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유효기간 마지막날인 6일 오전 윤석열퇴진비상행동 대표자들이 3박 4일 밤샘농성 중인 한남동 대통령 관저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수괴 윤석열 대통령 즉각 체포’를 촉구했다.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유효기간 마지막날인 6일 오전 윤석열퇴진비상행동 대표자들이 3박 4일 밤샘농성 중인 한남동 대통령 관저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수괴 윤석열 대통령 즉각 체포’를 촉구했다. ⓒ 권우성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대통령 경호처를 향한 경고의 목소리도 나왔다.

송경동 윤석열퇴진예술행동 공동대표는 "(경호처는) 내란수괴 윤석열의 개인 사병이자, 위헌·불법 집단에 다름 아니다"라면서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은 제2의 내란범이다. 경호처를 헌법이 정한 영장주의와 법치주의에 반하는 위헌·불법 집단으로 만든 것은 다름 아닌 경호처장 자신"이라고 밝혔다.

안지중 한국진보연대 집행위원장은 지난 3박 4일의 투쟁을 돌아보면서 "계엄령이 선포됐던 그날 국회에 시민들이 계엄군의 총 앞에 섰고, 윤석열을 탄핵시키자고 했던 국회 대로에 200만 명이 모였다. 그리고 광화문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윤석열 퇴진과 내란정당 국민의힘 해체를 외쳤고, 농민들이 트랙터를 갖고 나오자 밤을 샜다. 이번에는 (민주노총) 노동자들이 한남대로를 마련했고 시민들이 함께 했다. 우리의 길에 걸림돌이 있을지언정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같은 곳에서 '윤석열 즉각 체포 촉구 긴급행동' 집회를 열고 시민들과 함께 투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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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행동기자회견#키세스단#키세스#은박담요#한남대로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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