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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도 정부 예산이 작년 12월 10일 국회 본회의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되었다. 이번 기사에서는 2025년 정부 R&D 예산 중 창의적 기초연구 지원을 목적으로 이공계 분야 개인 연구자를 지원하는 대표적 사업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인기초연구(R&D) 사업'의 변화 내용을 분석하고, 이러한 변화가 초래할 수 있는 문제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2025년 개인기초연구(R&D) 사업 예산 현황

2025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아래 과기정통부) 소관 개인기초연구(R&D) 사업 예산은 전년 대비 2070억 증가한 약 1조 9053억 원으로 결정되었다. 2024년 정부 R&D 예산 삭감의 영향으로 2024년 동 분야 예산이 전년 대비 615억 원 정도 증가한 것에 비추어 보면, 2025년 예산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출처: 국회예산정책처(2024.10), 2025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회예산정책처(2024.12), 2025년도 예산안 심의결과를 토대로 작성
출처: 국회예산정책처(2024.10), 2025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회예산정책처(2024.12), 2025년도 예산안 심의결과를 토대로 작성 ⓒ FOSEP

개인기초연구(R&D) 사업은 크게 우수연구와 생애기본연구 내역사업으로 구분되며, 각 내역사업은 지원 대상에 따라 다수 트랙으로 구성된다(국회예산정책처, 202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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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우수연구 내역사업'은 우수한 연구자가 초기부터 생애 전주기 동안 연구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수월성 중심의 연구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세부 트랙은 지원대상에 따라 신진연구, 중견연구, 리더연구로 나눠지는데, 2023년부터 '한우물파기' 기초연구가, 2024년부터 '글로벌 매칭형'이 신규 추진 중이고, 2025년부터는 '개척연구'와 '국가아젠다' 트랙이 신규 추진될 계획이다.

둘째, '생애기본연구 내역사업'은 연구의지와 역량을 가진 연구자에게 안정적 연구비를 지원하기 위해 소규모 연구비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생애첫연구, 기본연구로 나뉜다.

개인기초연구(R&D) 사업 신규 트랙에 대한 우려와 생애기본연구 축소의 문제점

2025년 개인기초연구(R&D) 사업 예산의 증가는 분명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신규 트랙이 개인기초연구 지원 목적에 적합한지에 대한 우려, 그리고 생애기본연구 지원 축소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첫째, 개인기초연구(R&D) 사업은 연구자의 생애주기를 고려해 사업을 구성하여, 연구활동을 지원해 왔으나([그림 1] 참조), 2024년 신설된 '글로벌 매칭형' 트랙과 2025년 신설된 '개척연구', '국가아젠다' 트랙은 동 사업의 취지 및 목적과 상이한 측면이 있다(국회예산정책처, 2024.10).

그간 개인기초연구(R&D) 사업은 개인의 창의성에 기반한 연구지원을 위해 특정 주제 등 지원 분야를 제시하기 보다는 연구자가 자유롭게 제안한 분야와 주제 중 우수 과제를 선정해 지원하였고, 또한 글로벌 공동연구 등을 필수조건으로 제시하기보다는 연구자 성장단계별(신진→중견→리더 / 한우물파기) 특성을 고려해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해 왔다.

 출처: 국회예산정책처(2024.10), 2025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출처: 국회예산정책처(2024.10), 2025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 FOSEP

그런데 <표 2>에서 확인할 수 있듯 '국가아젠다' 트랙은 '12대 국가전략기술' 등으로 지원 분야를 제한하며, '개척 연구' 트랙은 정의가 모호한 '새롭게 태동하는 분야의 변혁적 연구'를 지원 분야로 지정한다. 그간 개인기초연구는 개인의 자유로운 주제 선정이 특징이었으나, '국가아젠다' 및 '개척 연구' 트랙은 국가전략기술, 새롭게 태동하는 분야 지원을 명시함에 따라, 개인기초연구 지원에 있어서도 연구자들을 유행하는 주제로 내몰 우려가 존재한다.

한편 '글로벌 매칭형' 트랙은 '가치를 공유하는 기초연구 선진국'과의 공동연구를 지정하는데, 이는 개인기초연구지원에서 그간 유례가 없는 지원 방식이기도 하며, 구체적 내용이 부족해 문제 발생 가능성도 있다. 우선 '가치 공유 국가'의 정의가 모호해 '특정 국가를 위한 연구'가 될 우려가 있고, 우리와 공동연구 국가 간 제도 등의 차이로 인해 제도가 정비되지 않고 추진되는 경우 자칫 공동연구는 예산 낭비(상대 국가에 대한 연구비 퍼주기)로 이어질 수도 있으며, 또한 연구성과(논문, 특허)에 대한 귀속 및 소유권 관련 분쟁 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출처: 국회예산정책처(2024.10), 2025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출처: 국회예산정책처(2024.10), 2025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 FOSEP

둘째, 2025년 개인기초연구(R&D) 사업의 예산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표 3>에서 확인할 수 있듯 생애기본연구(생애첫연구, 기본연구) 신규 과제 지원은 2024년부터 없어져 사실상 폐지됨에 따라, 경력 초기 기초연구자의 연구 수행 기회가 축소된 '사다리 걷어차기' 상황이 발생한 것도 문제이다.

과기정통부는 생애기본연구 대신 중견연구의 창의연구형 신규 과제를 확대해 우수한 연구를 폭넓게 지원하고, 우수신진연구의 '씨앗 연구' 신설로 우수한 젊은 연구자들의 연구 기반을 확충했다고 설명하나(과기정통부 보도자료, 2024.11.6., 2025년도 기초연구사업 본격 착수), 현장 연구자들의 인식은 이와는 거리가 있다.

예컨대 생애첫연구는 경력 초기 연구자에게 독립적 연구 경험을 쌓을 기회를 제공해 왔는데, 신규 과제 중단으로 그 역할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또한 기본연구는 신진에서 떨어진 연구자 뿐만 아니라 더 이상 신진이 아닌 중간단계 연구자들이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가뭄의 단비 같은 연구 예산이었는데, 이 역시 더 이상 그 역할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출처: 이해민 의원실 보도자료(24.10.25), "생애기본연구 결국 폐지 수순...“ / 단 이 표는 국회 심의 시 제출한 정부(안)을 분석한 자료로, 2025년 확정 예산의 내용과는 다소 차이가 존재할 수 있음
출처: 이해민 의원실 보도자료(24.10.25), "생애기본연구 결국 폐지 수순...“ / 단 이 표는 국회 심의 시 제출한 정부(안)을 분석한 자료로, 2025년 확정 예산의 내용과는 다소 차이가 존재할 수 있음 ⓒ FOSEP

적은 규모라도 꾸준한 지원이 중요, 글로벌 협동연구가 필수조건은 아님

개인기초연구(R&D) 사업 지원의 변화는 글로벌 협력연구 지향, 지원 분야의 목적성 강화, 연구비 규모는 키우되 소수에게 집중 지원이라는 키워드로 요약된다. 즉, 정부가 의도하는 정책 변화는 개인기초연구 지원에 있어서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성과를 내자는 것이고, 또한 국내 역량이 부족하니 글로벌 협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읽혀진다. 그러나 이것이 바람직한 변화일까?

흔히 국가의 과학기술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로 노벨 과학상 수상자 배출 여부를 언급한다. 한계는 있겠지만 이 지표는 한 국가의 창의적 기초연구 지원성과를 살펴보는 데 활용될 수 있다. 그런데 우리와 인접한 중국과 일본에서 노벨 과학상을 받은 과학자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선택과 집중', '글로벌 협력연구', '목적성 강화'라는 정부의 개인기초연구 지원 정책 변화와는 반대의 정책이 오히려 성과를 낳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말라리아 치료제 개발로 2015년 생리학·의학상을 받은 중국 과학자 투유유의 성과는 오랜 기간 정부의 '한우물 파기' 연구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002년 화학상 수상자 일본 기술자 다나카 고이치는 학사 출신 최초 수상자였고, 그의 발견은 우연의 결과였다. 2008년 물리학상 수상자 일본 과학자 마스카와 도시히데는 외국 경험이 전무한 학자였다. 2014년 물리학상 수상자 일본 과학자 아카사키 이사무는 국내 박사출신이었고, 그는 유행하는 연구에 매달리지 말라고 후학들에게 조언한다.

 출처: 기사 등 관련 자료 참고해 작성
출처: 기사 등 관련 자료 참고해 작성 ⓒ FOSEP

"저는 200가지 넘는 중국 전통 약재를 연구해왔고 380번 이상의 여러 방법으로 약재화를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저의 첫 번째 성공적인 샘플은 No.91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왜냐하면 191번의 실험 후 유효 성분을 발견했기 때문이죠. ... 모두가 함께 수 십년을 연구했기 때문에 상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투유유)

"(학사출신 연구원으로 스물 여덟살 때 쓴 논문으로 노벨상을 수상한 것과 관련해) 고분자 질량분석법을 연구하던 중 실수로 용매를 바꾼 게 뜻밖의 결과를 얻었습니다. ... 이는 우연한 발견입니다. /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내기 위해 특별한 능력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다나카 고이치)

"영어로 된 물리용어는 안다. 그러나 영어로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물리는 할 수 있다." (마스카와 도시히데)

"연구를 시작할 때 '20세기 중에는 못할 것'이라는 말을 듣고 연구를 그만두는 사람도 많았지만 나는 조금도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다 ... 유행하는 연구에 매달리지 말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라면 좀처럼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계속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카사키 이사무)

정부 R&D의 성과 창출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선택과 집중', '글로벌 협력연구', '목적성 강화'라는 전략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기초연구는 성과를 도출하려면, 이와는 다른 전략이 필요한 분야이다. 앞서 살펴본 노벨상 사례의 시사점은 '연구주제의 다양화', '연구자의 자율성'에 기반한 연구지원을 통해 연구자의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는 연구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개인기초연구지원에 있어서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2025년 개인기초연구(R&D) 사업의 예산 증가에도 불구하고, 연구자들이 우려하는 이유는 기초연구에서 조차 국가 아젠다 연구, 전략 기술 등에 예산이 집중되어 연구 분야 쏠림, 이로 인한 비효율적인 중복투자, 그리고 유행하는 연구로 내몰릴 것에 대한 우려이며, 또한 선택과 집중의 전략으로 연구비 단가는 증가했지만 과제 수는 감소해, 오히려 연구 수행 기회가 축소될 것에 대한 우려이다.

'국가전략기술'처럼 단기 성과창출이 필요한 분야는 '선택과 집중', '목적성 강화' 전략이 바람직 할 수 있다. 그러나 당장의 성과를 기대하는 것이 아닌, 연구자의 창의성에 지원하는 개인기초연구는 소액지원이더라도 수혜자를 늘려서 꾸준하고 장기적인 연구 수행을 지원하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 기초연구의 저변확대와 꾸준한 지원이 시간이 지날수록 축적되면, 더 큰 연구로 이어지고 또한 노벨상급의 연구 성과도 창출될 수 있을 것이다. 개인기초연구(R&D) 사업의 지원 방향에 대한 재탐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개인기초연구#노벨상#글로벌매칭형#개척연구#국가아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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