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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성산읍 오조리 해양보호구역에서 본 성산일출봉
제주 성산읍 오조리 해양보호구역에서 본 성산일출봉 ⓒ 정수근

제주도는 천혜의 환경과 뛰어난 자연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환경 보물섬'이다. 특히 제주의 바다는 보전가치가 높은 해양생태계와 아름다운 해안 경관을 자랑한다.

생물다양성이 높은 조간대(밀물 때 잠기고 썰물 때 노출되는 매우 민감한 생태계)와 연안 생태계는 건강한 해양환경을 조성하여 많은 어장을 제공하고 있다. 전 연안에 걸쳐 남방큰돌고래가 서식하고, 연산호 군락이 해역마다 넓게 분포하며, 연안습지를 중심으로 여러 철새도래지가 형성되어 있다.

 아름다운 섬 제주. 열무를 심어둔 밭에 유채가 드문드문 올라와 꽃을 피웠다. 이 겨울에.
아름다운 섬 제주. 열무를 심어둔 밭에 유채가 드문드문 올라와 꽃을 피웠다. 이 겨울에. ⓒ 정수근

하지만 이러한 다양한 해양 생태 현황에도 불구하고 여러 위협 요인이 증가하면서 제주 바다가 위기에 처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가속화된 기후위기 속에서 일상화가 되어버린 이상기후는 제주 바다의 생태계 변화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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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해양레저 활동의 증가와 육상양식·어업활동, 그리고 화학비료와 가축분뇨 및 오·폐수 등 육상 오염원의 해양 유입 등의 문제는 제주가 풀어야 할 과제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주 연안의 해양보호구역 지정과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갈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해양보호구역 지정·관리로 해양 생물의 증가와 해양생태계의 건강성이 회복되어 수산 어업 등 바다를 통한 인간의 경제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제주 성산읍 오조리 해양보호구역 내 자연습지
제주 성산읍 오조리 해양보호구역 내 자연습지 ⓒ 정수근

해양보호구역은 해양생물의 서식환경 개선과 인위적 간섭을 최소화하여 치어 및 멸종위기종의 성장과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결국 생물다양성이 보전된 바다는 다시 우리 인간에게 식량과 일자리 등 경제활동의 혜택으로 돌아오게 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국제사회도 해양생물 다양성 보전을 위한 해양보호구역 확대 논의가 활발하다. 2022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생물다양성협약에서 2030년까지 육상·해양 전체 면적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관리할 것을 합의했다.

 오조리 해양보호구역은 철새도래지답게 다양한 겨울철새들이 찾아 머물고 있다.
오조리 해양보호구역은 철새도래지답게 다양한 겨울철새들이 찾아 머물고 있다. ⓒ 정수근

또한 2023년 유엔 해양생물다양성보전협약(BBNJ) 5차 비상회의에서는 전세계 바다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공해와 심해저 등 국가관할권이 미치지 않는 해역의 해양환경 및 해양생물다양성 보호를 위한 최초의 지구적 다자조약(BBNJ 협정)이 체결되었다.

제주도 역시 해양생태계 보전을 위한 노력과 정책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서귀포시 오조리마을 연안을 보호구역으로 지정하였고, 전국 최초로 남방큰돌고래 생태법인제도 도입은 매우 환영할 만한 정책이다.

 육지에서는 전혀 볼 수 있는, 오조리 해양보호구역에서 만난 제주 식물 황근. 새미맹그로브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육지에서는 전혀 볼 수 있는, 오조리 해양보호구역에서 만난 제주 식물 황근. 새미맹그로브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 정수근

최근에는 제주도와 해양수산부가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주요 서식지로 알려진 대정읍·구좌읍 지역 해역과 생물다양성이 높은 관탈섬 일대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지난 26일 환경운동연합 전국 활동가들이 제주도에서 모여 기자회견을 열고 "해양생태계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수산 어업활동을 위해 제주도 전 연안을 대상으로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적극 검토할 것을 해양수산부와 제주도에 촉구"했다.

이들은 "해양보호구역 지정은 건강한 바다로 회복하는 일환으로 무리한 개발행위와 불법어업을 근절하는 역할을 하게" 되고, "기존의 정상적인 어업활동 보장과 해양쓰레기 수거, 치어 및 종패 방류 등 지역주민 소득 증대와 해양 생태관광 활성화에도 이바지한다"는 것이다.

 환경운동연합 전국 활동가들이 제주에 모여서 제주도 전 연안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전국 활동가들이 제주에 모여서 제주도 전 연안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환경운동연합

이들은 또한 "제주 해역의 해양보호구역 확대 지정은 국가 차원의 해양보호구역 확대 정책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중앙정부의 지원을 통한 해양생태계 보전과 다양한 지역주민 참여사업으로 연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제주도가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제주 자연보호구역인 구좌읍 김녕 덩개해안의 독특한 지형
제주 자연보호구역인 구좌읍 김녕 덩개해안의 독특한 지형 ⓒ 정수근

이와 더불어 이들은 또 제주도와 중앙정부에 해양환경정책의 진전을 촉구했다. "해양보호구역 지정에 따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수립된 보전관리계획의 안정적인 이행과 주민의 인식증진 및 자발적인 참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제주도 내 해양환경을 전담하는 조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제주도 조직 내 해양환경 전담 부서 신설을 통해 해양보호구역 보전관리와 해양폐기물, 연안습지, 해양생태계의 보전과 생태적 활용 등의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또 이들은 "제주도가 역점을 두어 추진하고 있는 생태계서비스 지불제 대상에 해양보호구역, 연안습지, 마을공동어장, 철새도래지 등을 포함하여 해양생태계서비스 지불제로 확대 운영할 것을 적극 제안"했다. "이는 지역주민의 해양생태계 보전을 위한 참여 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한 주민 지원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충분한 기대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 자연보호구역인 구좌읍 김녕 덩개해안 뒤로 풍력발전기가 돌아가고 있다. 평화로운 광경이다.
제주 자연보호구역인 구좌읍 김녕 덩개해안 뒤로 풍력발전기가 돌아가고 있다. 평화로운 광경이다. ⓒ 정수근

그리고 이들은 또 정부를 향해 "생물다양성협약에서 체결한 2030년까지 우리나라 해양의 30%(현재 1.8%)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해양보호구역의 체계적인 보전관리를 위한 '해양보호구역법' 제정 계획을 조속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공해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는 주요한 수단인 BBNJ협정(유엔 해양생물다양성보전협약)의 국회 비준을 위해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인 노력을 당부"했다.

아름다운 '환경 보물섬' 제주가 영원하길

기자회견에 이어 이들은 다음날인 27일 제주의 해양보호구역 현장을 둘러봤다. 이들은 성산읍 오조리 해양보호구역(오조리 철새도래지)과 제주 자연보호구역인 구좌읍 김녕 덩개해안을 함께 둘러봤다.

제주자연의벗 양수남 처장의 안내로 둘러본 제주 해양보호구역에서 화산섬 제주의 독특한 지형적 특징을 지닌 현장들과 겨울임에도 다양한 식물을 만날 수 있었다. 육지에서는 전혀 만날 수 없는 낯선 식물들이었다.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오조리 해양보호구역의 한 식물을 둘러보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오조리 해양보호구역의 한 식물을 둘러보고 있다. ⓒ 정수근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덩개해안 현무암 지대에 저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 순비기나무를 살펴보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덩개해안 현무암 지대에 저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 순비기나무를 살펴보고 있다. ⓒ 정수근

 제주자연의벗 양수남 사무처장이 제주 식물 우묵사스레피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제주자연의벗 양수남 사무처장이 제주 식물 우묵사스레피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 정수근

용암이 흘러 굳어 만들어진 지형과 그것들이 부서진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해안선과 그 척박한 환경에 자리를 잡아 살고 있는 식물들인 세미맹그로브라는 별칭의 황근과 돈나무, 사철나무, 순비기나무, 갯메꽃, 갯잔디, 갯국화, 우묵사스레피, 암대극 등을 만났다. 육지에선 볼 수 없고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식물들이었다.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이 독특한 지형과 이곳에 자리잡아 살고 있는 이 아름다운 생물들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서도 해양보호구역은 더 확대되어야 한다. 이같은 노력들은 반드시 필요하고 또 시급하다. 왜냐하면 모든 생명의 근원인 우리의 바다가 건강성을 회복해야 지속가능한 지구환경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에서 만난 사철나무에 빨간 열매가 달렸다.
제주에서 만난 사철나무에 빨간 열매가 달렸다. ⓒ 정수근

이에 대해 현장 안내를 맡은 제주자연의벗 양수남 사무처장은 함께 둘러본 두 곳의 식생의 특징과 가치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오조리 해양보호구역과 김녕 덩개해안은 풍부한 염생식물 지대이다. 염생식물은 바다와 육지의 중간지대에 서식하는 식물로서 매우 독특한 식물이다. 이러한 곳을 점이지대라고하는데, 두 생태계가 교차하는 지역으로서 생태적으로 독특하고 중요하다. 또한 염생식물 지대는 블루카본(해양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으로서 기후위기에 매우 중요한 지역이라 할 수 있다. 블루카본은 그린카본(숲, 초원이 흡수하는 탄소)보다 탄소흡수율이 더 높고 오래간다는 점에서 기후위기의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염생식물 지대가 분포하는 제주의 해안은 그동안 해안도로, 상업시설, 대규모 관광단지 개발 등으로 무참히 개발되었다. 실제로 염생식물이 많이 분포하는 제주의 해안사구는 80% 이상이 훼손될 정도로 파괴되어 왔다. 덩개해안처럼 바위 해안도 마찬가지로 무분별한 개발로 파괴되어 왔다. 앞으로 이곳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보전과 복원에 노력해야 한다."

이들은 이처럼 섬 전체가 '환경 보물섬'인 제주도의 전 연안의 해양보호구역 지정이 시급하고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운동연합 전국 활동가들이 제주 오조리 해양보호구역을 둘러보고 기념 촬영했다.
환경운동연합 전국 활동가들이 제주 오조리 해양보호구역을 둘러보고 기념 촬영했다. ⓒ 정수근

 환경운동연합 전국 활동가들이 감녕 덩개해안을 둘러보고 기념촬영
환경운동연합 전국 활동가들이 감녕 덩개해안을 둘러보고 기념촬영 ⓒ 정수근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제주도#해양보호구역#오조리#덩개해안#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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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간의 기사를 엮은 책 <강 죽이는 사회>(2024, 흠영)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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