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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수원 소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 연수원
경기도 수원 소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 연수원 ⓒ 중앙선관위 제공

황교안 전 총리가 26일 한 매체에 기고한 글에서 비상계엄 당일인 지난 3일 중국인 해커 부대 90명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앙선관위) 선거연수원에 침투했다는 주장을 펼쳤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님이 드러났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당시 선거연수원에 머물던 사람들은 교육을 받던 선관위 직원들이었다.

26일 한 인터넷 매체는 "계엄 날, 선관위 연수원 90명이 중국인 해커라고?"라는 제목으로 황 전 총리의 글을 실었다. 이 글에서 황 전 총리는 김태연 전 명지대 교수가 한 매체에 기고한 칼럼에서 "수원 선관위 연수원의 90명의 중국인 해커부대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고 언급한 부분을 인용하며, "믿기지 않는 이 칼럼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는 하늘이 놀라고 땅이 흔들릴 일"이라 주장했다.

이어 "중국인들이 우리나라 헌법기관인 선관위 연수원에 이렇게 떼로 숙박하고 있다는 점이 도저히 믿기지 않지만, 사실이라면 우리나라 자유민주주의는 숨이 끊어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하며, 칼럼 내용이 사실일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면서 그는 "어찌하여 민주당이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폐지하였으며, 간첩죄에 중국 등 외국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에 극력 반대했는지, 그 이유가 바로 설명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확인한 결과, 3일 당시 선거연수원에 있던 사람들은 선관위 직원들이었음이 밝혀졌다. 선관위에 따르면 12월 2일부터 13일까지 5급 승진자 과정과 12월 2일부터 6일까지 6급 보직자 과정이 진행 중이었으며, 당시 교육 받던 공무원 중에 먼 지역에서 온 96명(강사 8명, 교육생 88명)이 연수원에 숙박했다. 또한 계엄군은 연수원에 들어가지 않고 건물 외곽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이처럼 사실관계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도, 인터넷과 유튜브에서는 황당한 음모론이 퍼지고 있다. 예컨대 구독자 수가 130만 명을 넘는 한 유튜브 채널은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부산 교육감 보궐선거가 곧 있는데, 중국인 해커들이 아닌가 하는 댓글들이 많다"며 "선관위 직원이 아닌 사람들이 단체로 숙박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다른 유튜버는 "당시 선거 연수원에 머문 사람들이 누구냐"며, "선거연수원에 중국인들이 있으면 안 되는 거 아니냐?"고 음모론을 제기했다.

기자는 황 전 총리가 "계엄날, 선관위 연수원에 90명의 중국인 해커가 머물렀다"는 취지의 글을 어떤 근거로 썼는지 알아보고자 28일 그에게 연락해 물어 보았다. 황 전 총리는 "뭐 여러가지 정보가 있다"면서도 그 근거는 "말씀드릴 수 없다"며 끝내 밝히지 않았다. 이와 같은 황 전 총리의 선관위 관련 무분별한 의혹 제기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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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겨자씨신문에도 실립니다.


#선거연수원#비상계엄#황교안#중국인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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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솔샘교회 목사입니다. '정의와 평화가 입맞추는 세상' 함께 꿈꾸며 이루어 가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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