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덕수 대통령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제공 총리실
수사당국에 따르면 12.3 비상계엄 선포 전 진행된 '국무회의'에는 총 12명(윤 대통령,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김용현 국방부 장관, 최상목 경제부총리, 박성재 법무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계엄 '국무회의' 자체가 법적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한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계엄이 실패한 뒤 국무회의에 들어갔던 장관들이 하나같이 '계엄에 반대했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수사기관에서 밝혀지고 있는 행적들을 보면 실제 '직을 걸고 막겠다' 정도의 책임 있는 태도로 계엄에 반대한 사람은 없었던 것 같다"라며 "만약 친위 계엄이 성공했더라도 이 '영혼 없는' 관료들이 지금 같은 태도를 취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사직서 내고 '계엄 회의' 거부한 류혁 법무부 감찰관

▲류혁 법무부 감찰관. 류혁 법무부 감찰관은 비상계엄 관련 법무부 회의를 거부하고 즉시 사표를 제출했다. ⓒ MBC
'영혼 없는' 장관들과 달리, 계엄이라는 급박한 상황에도 법과 원칙을 기준으로 비상식적인 사태를 막는 데 일조한 공직자들도 있었다.
류혁 법무부 감찰관은 3일 오후 10시 28분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직후 소집된 법무부 회의에 참여를 거부하고 4일 0시 9분께 사직서를 냈다. 류 감찰관이 언론에 밝힌 바에 따르면, 당일 자택에서 계엄 소식을 접하고 비상소집에 따라 급히 과천 청사로 출근한 류 감찰관은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계엄 관련 회의냐'고 물은 뒤 '그렇다'는 답변을 듣자마자 '따를 수 없다'며 직을 던졌다. 당시는 아직 국회에서 계엄해제 요구안이 가결되기 전, 국회에 군인들이 들이닥치던 급박한 시점이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관계자는 "헌법과 법률에 근거해 부당한 명령을 거부한, 공직자의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정치인 체포' 지시 거부·폭로한 홍장원 국정원 1차장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신성범 정보위원장과 면담을 한 뒤 국회를 나서고 있다. ⓒ 더팩트 제공
홍장원 국정원 1차장은 계엄 당시 정치인 체포에 협력하라는 지시를 거부해 지난 6일 경질됐다. 홍 차장이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 폭로한 바에 따르면, 그는 계엄 선포 직후였던 3일 오후 11시쯤 여인형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 10여 명에 대한 체포 명단을 들었다. 홍 차장은 윤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라는 말도 들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그는 체포 명단 검거를 위한 위치 추적 요청을 받고도 움직이지 않았고, 이로 인해 직에서 쫓겨났다.
그의 폭로가 계엄의 전모를 조기에 드러내고 다른 공직자들의 추가 증언을 끌어내는 데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회 정보위 관계자는 "홍 차장은 본래 보수 성향으로 알려져 있고 윤 대통령으로부터 총애도 받았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 상식적이고 주체적인 판단력을 보여줬다"라며 "홍 차장의 폭로는 이후 곽종근 특전사령관이나 이진우 수방사령관의 윤 대통령 관련 내용 폭로에 영향을 준 측면도 있다"라고 했다.
'선관위 서버 압수' 반대한 윤비나 방첩사 법무실장

▲1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한 윤비나 방첩사 법무실장(왼쪽). 국회방송 캡처. ⓒ 국회방송
계엄군의 불법적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 압수 지침에 반대한 윤비나 방첩사령부 법무실장의 태도도 회자된다. 윤 실장은 지난 1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계엄 선포 후)1처장(정성우 방첩사 1처장)의 선관위 관련 지시에 반대한 이유가 뭐냐'는 박범계 의원 질의에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게 주요 이유였다", "포고령 발령 전의 행위로 압수 등 수사를 해서는 안 된다", "압수 절차 등을 위해서는 최소한 범죄 혐의를 특정해 정식 입건해야 한다"라고 발언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바에 의하면, 선관위 내부 전산실에 난입해 서버를 촬영해 간 정보사령부 인원들과 달리, 방첩사 소속들은 선관위에 출동하긴 했으나 건물에 들어가진 않았다.
국회 국방위원회 관계자는 "군에도 공식적인 법무 참모들이 존재하고, 부당한 명을 기계적으로 따르는 게 아니라 법에 근거한 시스템이 작동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며 "소위 '비선'을 동원하지 않고선 위헌·위법하고 비상식적인 계엄을 할 수 없다는 방증도 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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