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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전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긴급 현안질문에서 답변하고 있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전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긴급 현안질문에서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장관의 '농망법' 발언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장관의 소위 '농망법' 발언은 농민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렸습니다. 농업소득 감소와 농자재 가격 급등, 생산 불안정 등 어려운 농가경영의 여건을 이해하기는커녕, 대립의 각을 세웠습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개정안, 농어업재해보험법 개정안, 농어업재해대책법 개정안 등 4개의 농업 중요법안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네 가지 법, 농망 4법'(연합뉴스,'24.11.25)이라는 막말로 농민에게 상처를 줬습니다. 조건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생산량과 생산 면적 예측치, 추가예산 예측치를 근거로 하고 있습니다. 이에 농민들은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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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단체의 요구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주도했다는 이유로 농업 중요 4법을 '닥치고 거부'하는 모양새입니다. 농식품부도 '답정너'(답은 정해졌으니 너는 답만 하면 된다)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야당은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정당이 된 셈입니다.

농정의 책임자로서 신중하지 못하고 공정치 않은 대응이며, 반대를 위한 반대입니다.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를 반국가 세력으로 규정해 비상계엄을 선포해 탄핵 소추된 대통령과 코드가 잘 맞아떨어져 보입니다. 장관으로서 품격이나 위신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장관이 왜 이리 변했을까요?

농산물시장 완전 개방과 기후변화, 고령화, 농자재값 급등, 자연재해와 흉년, 무분별한 저율관세할당물량(TRQ)의 증가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하고, 품목을 바꿔가며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가격 불안정과 소득 불안정이 매년 계속되고 있습니다. 농산물 가격 안정은 생산자뿐 아니라 소비자의 후생도 증가시킵니다. 쌀값은 30년 전 가격과 비슷해 쌀 농가의 소득은 늘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식당에서 공깃밥 1000원이 언제부터 시작돼 계속되고 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습니다.

금사과, 금대파, 금배추라 할 정도로 채소와 과일 가격의 불안정성도 심해지고 있습니다. 생명과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농산물의 가격과 농가 소득을 안정시키는 것은 기후재난 시대에 필수 불가결한 정부의 책무이고,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농민들이 농업을 지속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를 담은 농업 중요법안 4개를 '농업을 망하게 하는 법'(농망법)이라고 폄훼해서는 안 됩니다. 농정을 책임지고 있는 공직자의 규범을 넘어서는 막말입니다.

벼 재배면적 강제 감축?... 과연 효율적이고 공평한가

"국민의 명령이다! 국회는 응답하라!" 전국민중행동과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준) 주관으로 지난 6월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22대 국회개원에 즈음한 기자회견 '국민의 명령이다' 거부된 민생개혁입법 일괄 상정·의결 국회는 응답하라!"가 열렸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윤석열 정권에 대한 압도적 심판으로 시작하는 이번 22대 국회는 달라야한다"며 "양곡관리법, 노조법 2,3조 개정, 채상병 특검, 방송 3법, 쌍특검법과 보건법, 전세사기 특별법 등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거부된 민생개혁입법안들을 모두 일괄 상정, 의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이들은 "민생 지원확대, 사회공공성 강화 방향으로 개혁입법 추진에 속도감을 높여 국회는 국민의 명령을 받아 지금 당장 민생개혁에 나서야 한다"며 "거부권을 남발하는 윤석열 정권을 국민이 거부한다"고 성토했다.
"국민의 명령이다! 국회는 응답하라!"전국민중행동과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준) 주관으로 지난 6월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22대 국회개원에 즈음한 기자회견 '국민의 명령이다' 거부된 민생개혁입법 일괄 상정·의결 국회는 응답하라!"가 열렸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윤석열 정권에 대한 압도적 심판으로 시작하는 이번 22대 국회는 달라야한다"며 "양곡관리법, 노조법 2,3조 개정, 채상병 특검, 방송 3법, 쌍특검법과 보건법, 전세사기 특별법 등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거부된 민생개혁입법안들을 모두 일괄 상정, 의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이들은 "민생 지원확대, 사회공공성 강화 방향으로 개혁입법 추진에 속도감을 높여 국회는 국민의 명령을 받아 지금 당장 민생개혁에 나서야 한다"며 "거부권을 남발하는 윤석열 정권을 국민이 거부한다"고 성토했다. ⓒ 이정민

농식품부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쌀 과잉생산을 고착화해 쌀값 하락을 심화시키고 막대한 재정 소요를 일으키며, 쌀에 대한 생산 집중을 가속화해 다른 작물로의 전환을 위협할 것'이라고 단정했습니다. 또 그간 구조적 쌀 공급과잉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다각적인 조치를 무력화해 쌀값의 회복과 유지를 어렵게 할 것이라며 반대했습니다.

법안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남는 쌀 의무 매입'이라는 자극적인 용어로 개정안을 왜곡 홍보하고 있습니다. 정확도가 한참 떨어져 들어맞지도 않는 추가예산 예측치로 재정 부담 운운하고 있습니다.

고령화와 농민 감소, 농지감소로 농업생산이 쌀에 집중되고 과잉생산으로 고착화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경제학에서 기본전제로 하는 완전한 합리성에 의해 경제행위를 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은 제한된 합리성에 의해 의사결정을 하므로, 현장은 교과서대로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양곡관리법 개정안에는 사전 생산조정과 사후 가격 안정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논에 자급률이 낮은 밀, 콩 등 다른 곡물의 재배를 지원하여 사전에 생산을 조정하고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내용이 추가됐습니다.

밀, 콩, 옥수수, 사료작물 등을 대상으로 하는 전략 작물 직불제에서 직불금을 상향 조정해 쌀 이외 다른 식량작물의 재배를 적극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근거도 있습니다. 이런 사전생산조정에도 불구하고, 풍년에 의해 과잉 생산되는 쌀에 대해서는 사후적으로 양곡가격 안정 제도를 운영한다는 것입니다. 식량자급률 향상을 위한 소득 안정 장치와 주곡에 대한 가격 안정 제도는 선진국에서는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제도입니다.

농식품부는 지난 12일,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대안으로 쌀 산업 구조개혁 대책(2025~2029년)을 발표했습니다. 이 대책의 핵심은 '재배면적 강제 감축'입니다. 신자유주의적 시장원리를 금과옥조로 삼고 있는 농식품부가 공급을 강제로 통제하겠다는 것입니다.

내년 1~2월에 농가에게 10%가량의 면적감축안과 확정 통지서를 발송하고, 미이행한 농가는 공공 비축미 매입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직불법을 개정해 이행·미이행 농가에 기본 직불금을 차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는 것입니다.

생산량과 재배면적의 조정은 벌칙보다는 동기부여 방식으로 유도하는 넛지(nudge) 전략이 효과적입니다. 선진국이 도입하고 있는 행동경제학적인 정책 수단입니다. 내년에 공격적(?)으로 8만ha(41만8000톤)를 줄이겠다고 합니다. 매년 TRQ로 의무 수입하는 40만8700톤에 맞먹는 물량입니다. 의무 수입량이 쌀 과잉의 주범임을 자백하고 있습니다. 2024년의 수입쌀 매입액 예산은 6000억 원이 넘습니다.

농식품부가 발표한 '쌀 재배면적 강제 감축'에 드는 행정력과 사회적 비용, 정책성과를 고려할 때 41만여 톤의 수입 쌀 처분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입니다. 예를 들어, 수입 쌀을 밥상에 오르지 않게 식용 쌀 시장에서 배제하고 사료용이나 해외 원조 등에 사용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나아가 WTO 재협상을 통해 의무 수입량을 줄이는 방법이 오히려 공격적인 대안입니다. 재협상이 불가능한 협정은 없다는 원칙을 상기해야 합니다.

나머지 소위 '농망법'인 농안법 개정안, 재해대책법 개정안, 재해 보험법 개정안의 농식품부 반대 논리, 농식품부가 생산량 감소와 가격 하락 위험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농업 수입 안정 보험에 대한 문제점은 다음 기회에 다루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김호씨는 단국대 교수(경실련 전 상임집행위원장)입니다.


#농망법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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