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있다.(텔레비젼 촬영) ⓒ 이정민
12.3 내란 사태를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공조본)는 22일 윤석열 대통령의 개인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통화 내역 압수는 그간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경호처가 '수취 거부' '수취인 불명' 등으로 공조본의 출석요구를 재차 거부하는 등 수사 진행에 비협조적인 행태를 취한 데 대한 첫 번째 강제수사다.
공조본은 "절차에 따라 윤 대통령의 휴대전화 통신영장(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 요청)을 발부 받아 통화 내역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공조본은 비화본(보안 휴대전화)이 아닌 개인 휴대전화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번 비상계엄과 관련한 이들의 통화 및 내란 공모 여부, 가담 정도를 자세히 가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계엄 당일 사용한 비화폰 역시 대통령 경호처를 통한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구속된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1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계엄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대통령이 비화폰으로 직접 내게 전화했다"면서 "707 특임단 어디쯤이냐?"하고 묻거나 "의결 정족수가 아직 다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 안에 있는 의원들을 끄집어내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계엄 당일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부대를 국회에 투입한 혐의를 받는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역시 윤 대통령이 직접 걸어온 전화를 받았다면서 "윤 대통령이 (제게) 전화해 '(국회) 상황이 어떠냐?'고 물었다"고 밝혔다.
이들의 진술을 종합해보면,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투입된 특전사와 수방사의 상황을 전화 통화를 통해 직접 챙긴 셈이다.
공조본은 이밖에도 비상계엄 선포 직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전달한 '지시 문건'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문건에는 "국회 운영비를 끊고, 비상계엄 상황에서 입법부 운영 예산을 편성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3일, 최 부총리는 국회에 출석, 문건이 있었음을 인정하며 "예산 유동성 확보를 잘 하라"는 윤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후 공조본은 관련자 소환 조사에 고삐를 바짝 죄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21일, 김영호 통일부 장관을 소환 조사함으로써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제외한 계엄 당일 국무회의에 참석한 이들에 대한 조사를 모두 끝냈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도 같은 날 소환 조사를 벌였다.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글쓴이의 네이버 블로그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