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탄핵 투표 가결, 꺼지지 않는 응원봉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지난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탄핵 범국민 촛불 대행진'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탄핵 투표가 가결된 뒤 응원봉을 흔들며 노래를 합창하고 있다. ⓒ 이정민
"다만세라는 곡은 이미 국민들의 것이며, 제가 조명되는 것은 지금의 시점에선 크게 의미 없을 것 같다는 저의 판단입니다." - 김정배 작사가
이번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 과정에서 시민들의 '주제가'가 되다시피 한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의 작사가 김정배(51)씨가 16일 <오마이뉴스>에 직접 보내온 문자 내용이다. 12.3 내란 사태가 벌어진 뒤 이에 저항한 시민들이 매일같이 여의도에 모여 응원봉을 들고 <다시 만난 세계>를 합창해 크게 주목 받은 이후, 해당 곡의 작사가가 언론에 관련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작사가는 이날 <오마이뉴스>의 인터뷰 요청에 완곡히 거절 의사를 전하며 이같은 견해를 밝혀왔다. 김 작사가는 "나중에 지금의 어두운 시절이 다 지나고 꼭 인터뷰 요청에 응하겠다"고 말했다.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의 데뷔곡 <다시 만난 세계(Into the new world)>는 2007년 발매됐다. 이로부터 무려 17년이 흐른 지금, 이 곡의 의미와 맥락은 크게 달라진 상태다. 지난 14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된 순간, 국회 앞에 모인 수백만 시민들이 함께 부른 건 종래의 민중 가요도, 정치적 구호도 아니었다. 바로 "전해주고 싶어 슬픈 시간이, 다 흩어진 후에야 들리지만"으로 시작하는 <다시 만난 세계>였다.
이 곡이 젊은 층에게 재해석되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 2016년 7월께다. 당시 이화여자대학교의 직장인 대상 단과대학 '미래라이프' 설립 계획에 반대하며 점거 농성을 벌이던 학생들은 학내에 투입된 경찰들 앞에서 팔짱을 끼고 <다시 만난 세계>를 불러 화제가 됐다. 이대 학생들의 시위는 이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대 부정입학 논란과 연결되면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촉매제가 되기도 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올 겨울, 이 곡은 윤 대통령 탄핵 국면을 맞아 대다수 시민들의 입에 다시 오르며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특히 "특별한 기적을 기다리지마, 눈 앞에선 우리의 거친 길은, 알 수 없는 미래와 벽, 바꾸지 않아, 포기할 수 없어", "그려왔던 헤매임의 끝, 이 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젠 안녕" 같은 가사들이 현 시국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며 시민들의 해방구가 됐다는 평가다. 실제 음원 플랫폼 멜론에 따르면, 내란 사태 이후인 지난 3~9일 '다시 만난 세계' 청취자 수는 일주일 전보다 무려 23% 증가했다.
다음은 이날 김 작사가가 <오마이뉴스>에 보내온 메시지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기자님. 어려운 시대에 노고가 많으십니다. 갑작스럽게 제 곡이 조명되어 여러 인터뷰 요청이 오고 있지만, 그리고 감사하지만 조심스럽게 거절 드리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다만세라는 곡은 이미 국민들의 것이며 제가 조명되는 것은 지금의 시점에선 크게 의미 없을 것 같다는 저의 판단 때문입니다. 나중에 지금의 어두운 시절이 다 지나고 꼭 인터뷰 요청에 응할게요 ^^ 몸 건강하시구요! - 김정배 올림"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다시 만난 세계> 를 부르는 시민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 모인 젊은 시민들이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합창하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김성욱
다음은 <다시 만난 세계>의 가사 전문이다.
"전해주고 싶어 슬픈 시간이
다 흩어진 후에야 들리지만
눈을 감고 느껴봐
움직이는 마음, 너를 향한 내 눈빛을
특별한 기적을 기다리지마
눈 앞에선 우리의 거친 길은
알 수 없는 미래와 벽
바꾸지 않아, 포기할 수 없어
변치 않을 사랑으로 지켜줘
상처 입은 내 맘까지
시선 속에서 말은 필요 없어
멈춰져 버린 이 시간
사랑해 널 이 느낌 이대로
그려왔던 헤매임의 끝
이 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젠 안녕
수많은 알 수 없는 길 속에
희미한 빛을 난 쫓아가
언제까지라도 함께 하는 거야
다시 만난 나의 세계
특별한 기적을 기다리지마
눈 앞에선 우리의 거친 길은
알 수 없는 미래와 벽
바꾸지 않아, 포기할 수 없어
변치 않을 사랑으로 지켜줘
상처 입은 내 맘까지
시선 속에서 말은 필요 없어
멈춰져 버린 이 시간
사랑해 널 이 느낌 이대로
그려왔던 헤매임의 끝
이 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젠 안녕
수많은 알 수 없는 길 속에
희미한 빛을 난 쫓아가
언제까지라도 함께 하는 거야
다시 만난 우리의
이렇게 까만 밤 홀로 느끼는
그대의 부드러운 숨결이
이 순간 따스하게 감겨오네
모든 나의 떨림 전할래
사랑해 널 이 느낌 이대로 (이대로)
그려왔던 헤매임의 끝
이 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젠 안녕
널 생각만 해도 난 강해져
울지 않게 나를 도와줘 (도와줘)
이 순간의 느낌 함께 하는 거야
다시 만난 우리의"

▲지난 14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국회 앞에 모인 시민들이 응원봉을 흔들며 노래를 합창하고 있다. ⓒ 이정민
[관련기사]
7시24분, 윤석열 직무정지... 200만 환호 "막힌 속 뻥 뚫려" https://omn.kr/2bgjl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