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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고 있다. 첫 번째 탄핵안은 지난 7일 국민의힘 의원들의 집단 불참으로 인한 의결 정족수 미달로 폐기된 바 있다.
두 번째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고 있다. 첫 번째 탄핵안은 지난 7일 국민의힘 의원들의 집단 불참으로 인한 의결 정족수 미달로 폐기된 바 있다. ⓒ 남소연

[기사보강 : 오후 6시 11분]

"희망은 힘이 셉니다. 국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직후, 우원식 국회의장이 벅찬듯 말했다. 탄핵 소추안이 상정된 14일 오후 4시부터 가결 결과가 나온 오후 5시까지 약 1시간 동안 국회 본회의장은 내내 침묵과 긴장만 흘렀다.

찬성 204표, 반대 85표, 무효 8표, 기권 3표. 아슬아슬한 결과였다. 우 의장은 이날 국민에 대한 감사를 먼저 전했다. 그는 "비상계엄이 선포된 그 순간부터 오늘 이 순간까지 국민 여러분께서 보여준 민주주의에 대한 간절함과 용기, 헌신이 이 결정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취소했던 송년회를 재개하시길 당부드린다"는 요청도 덧붙였다.

침묵 후 본회의장 밖서 터져나온 비명... 비상계엄, 11일만의 탄핵

투표에 앞서 탄핵소추안 설명에 나선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의원 여러분"이 주어인 대목에선 몸을 돌려 여당석 의원들을 향해 섰다. 박 원내대표는 "마지막 기회다, 찬성 표결을 해달라"면서 "대한민국의 명운이 국회의원 한분, 한분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요청했다.

국민의힘이 본회의 바로 직전 의원총회에서 부결을 당론으로 굳혔기 때문인지,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투표라 해도 본회의장 내에는 '부결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한때 감돌기도 했다. 일부 의원들은 머리를 감싸쥐며 손톱을 뜯거나, 투표 시간 내내 간절하게 기도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 참여한 김상욱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하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 참여한 김상욱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하고 있다. ⓒ 남소연
두 번째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두 번째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고 있다. 첫 번째 탄핵안은 지난 7일 국민의힘 의원들의 집단 불참으로 인한 의결 정족수 미달로 폐기된 데 반해, 이날 표결에는 국민의힘 의원들도 전원 참여했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맨 왼쪽)은 투표 내내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인 채 초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두 번째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참여한 국민의힘두 번째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고 있다. 첫 번째 탄핵안은 지난 7일 국민의힘 의원들의 집단 불참으로 인한 의결 정족수 미달로 폐기된 데 반해, 이날 표결에는 국민의힘 의원들도 전원 참여했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맨 왼쪽)은 투표 내내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인 채 초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남소연

이미 탄핵 찬성의 뜻을 표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더 초조한 모습을 보였다. 안철수 의원은 턱에 손을 괸 채 한동안 투표 결과를 지켜봤다. 같은 날 아침부터 국회 로텐더홀 앞에서 탄핵 찬성 1인 시위에 나선 김상욱 의원은 투표 내내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였다. 본회의장 안에선 투표가 진행되는 30여 분 내내 의원들이 명패함에 명패를 넣는 '덜컹' 소리만 내내 울렸다.

김 의원은 투표가 종료된 이후에도 자리를 쉽게 떠나지 못했다. 다른 동료 의원들 중 일부는 자리에 앉아 있는 김 의원의 손을 잠시 잡고 떠나거나, 어깨를 토닥이고 악수를 건네기도 했다. 국민의힘 진영에서 나온 이번 윤석열 탄핵안 이탈표는 최대 23표에 달한다. 범야권 의석 192석을 제외하고 무효, 기권표까지 합산했을 때 추정되는 숫자다.

"와-!"

가결 순간엔 본회의장 밖 함성과 박수소리가 들어왔다. 본회의장 안에서도 짧지만 외마디 비명이 새어나왔다. 윤 대통령의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11일만이자, 시민들의 저항과 국회의 방어로 비상계엄을 해제한 지난 4일 본회의 후 10일 만의 결론이었다.

우원식 의장,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의결서 결재 우원식 국회의장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탄핵소추의결서에 서명하고 있다.
우원식 의장,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의결서 결재우원식 국회의장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탄핵소추의결서에 서명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이제 모든 탄핵 절차는 헌법재판소로 넘어간다. 우원식 의장은 소추의결서 정본을 법사위원장인 정청래 소추위원(민주당 소속)에게, 등본은 헌법재판소와 대통령실에 각각 전달했다. 윤 대통령이 의결서를 전달받는 즉시, 그의 직무는 정지되며 모든 권한은 박탈된다. 헌재의 탄핵심판 전까지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 ‘윤석열 탄핵안’ 통과 발표 순간, 국회 앞 시민들 "와!"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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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시민들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이 재적의원 300명 중 204명 찬성, 85명 반대,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되자 환호하고 있다.
수많은 시민들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이 재적의원 300명 중 204명 찬성, 85명 반대,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되자 환호하고 있다. ⓒ 유성호

 수많은 시민들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이 재적의원 300명 중 204명 찬성, 85명 반대,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되자 환호하고 있다.
수많은 시민들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이 재적의원 300명 중 204명 찬성, 85명 반대,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되자 환호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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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탄핵#국민의힘#가결#본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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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에서 국회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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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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