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강 : 오후 6시 11분]
"희망은 힘이 셉니다. 국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직후, 우원식 국회의장이 벅찬듯 말했다. 탄핵 소추안이 상정된 14일 오후 4시부터 가결 결과가 나온 오후 5시까지 약 1시간 동안 국회 본회의장은 내내 침묵과 긴장만 흘렀다.
찬성 204표, 반대 85표, 무효 8표, 기권 3표. 아슬아슬한 결과였다. 우 의장은 이날 국민에 대한 감사를 먼저 전했다. 그는 "비상계엄이 선포된 그 순간부터 오늘 이 순간까지 국민 여러분께서 보여준 민주주의에 대한 간절함과 용기, 헌신이 이 결정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취소했던 송년회를 재개하시길 당부드린다"는 요청도 덧붙였다.
침묵 후 본회의장 밖서 터져나온 비명... 비상계엄, 11일만의 탄핵
투표에 앞서 탄핵소추안 설명에 나선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의원 여러분"이 주어인 대목에선 몸을 돌려 여당석 의원들을 향해 섰다. 박 원내대표는 "마지막 기회다, 찬성 표결을 해달라"면서 "대한민국의 명운이 국회의원 한분, 한분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요청했다.
국민의힘이 본회의 바로 직전 의원총회에서 부결을 당론으로 굳혔기 때문인지,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투표라 해도 본회의장 내에는 '부결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한때 감돌기도 했다. 일부 의원들은 머리를 감싸쥐며 손톱을 뜯거나, 투표 시간 내내 간절하게 기도하기도 했다.
이미 탄핵 찬성의 뜻을 표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더 초조한 모습을 보였다. 안철수 의원은 턱에 손을 괸 채 한동안 투표 결과를 지켜봤다. 같은 날 아침부터 국회 로텐더홀 앞에서 탄핵 찬성 1인 시위에 나선 김상욱 의원은 투표 내내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였다. 본회의장 안에선 투표가 진행되는 30여 분 내내 의원들이 명패함에 명패를 넣는 '덜컹' 소리만 내내 울렸다.
김 의원은 투표가 종료된 이후에도 자리를 쉽게 떠나지 못했다. 다른 동료 의원들 중 일부는 자리에 앉아 있는 김 의원의 손을 잠시 잡고 떠나거나, 어깨를 토닥이고 악수를 건네기도 했다. 국민의힘 진영에서 나온 이번 윤석열 탄핵안 이탈표는 최대 23표에 달한다. 범야권 의석 192석을 제외하고 무효, 기권표까지 합산했을 때 추정되는 숫자다.
"와-!"
가결 순간엔 본회의장 밖 함성과 박수소리가 들어왔다. 본회의장 안에서도 짧지만 외마디 비명이 새어나왔다. 윤 대통령의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11일만이자, 시민들의 저항과 국회의 방어로 비상계엄을 해제한 지난 4일 본회의 후 10일 만의 결론이었다.
이제 모든 탄핵 절차는 헌법재판소로 넘어간다. 우원식 의장은 소추의결서 정본을 법사위원장인 정청래 소추위원(민주당 소속)에게, 등본은 헌법재판소와 대통령실에 각각 전달했다. 윤 대통령이 의결서를 전달받는 즉시, 그의 직무는 정지되며 모든 권한은 박탈된다. 헌재의 탄핵심판 전까지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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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탄핵안’ 통과 발표 순간, 국회 앞 시민들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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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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