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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시국대회'에 30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한목소리로 탄핵을 외쳤다.
13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시국대회'에 30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한목소리로 탄핵을 외쳤다. ⓒ 조정훈

'12.3 내란 사태'의 우두머리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두고 13일 오후 대구에 모인 3000여 명의 시민들은 "이번에는 반드시 탄핵을 시켜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탄핵을 찬성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4일부터 시작된 '윤석열 탄핵 대구시민 시국대회'가 아홉 번째인 이날도 많은 시민들은 직접 만들어온 피켓과 응원봉을 들고 "윤석열 탄핵"과 "국민의힘은 탄핵에 동참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들은 '윤석열이 몰락하는 이야기' '사라진 국민의짐 의원' '특종 민주주의 실종'. '독재자가 싫어요' '윤석열은 더 이상 우리의 대통령이 아니다' 등의 글귀를 적은 손팻말을 들었다.

농인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는 영씨는 "저는 어릴 때부터 만화를 좋아했다. 역사를 잘 몰랐던 그때의 저는 만화를 통해 5.18 민주화운동 그리고 계엄령이 뭔지 알게 됐다. 무고한 시민들이 독재정권과 계엄군으로부터 죽어가는 장면들이 생생했다"고 회고했다.

영씨는 "지난 3일 윤석열이 비상 계엄령을 선포하면서 그 악몽을 또다시 떠올리게 만들었다"며 "저는 농인으로 귀로 듣지는 못하더라도 눈으로 똑똑히 보고 있다. 윤석열과 국민의힘은 국민들을 무참히 버렸다"고 비판했다.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13일 오후 열린 '윤석열 탄핵 대구시국대회'에 참가한 참가자들이 다양한 내용의 문구글 적은 손피켓을들고 "윤석열 탄핵"을 외치고 있다.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13일 오후 열린 '윤석열 탄핵 대구시국대회'에 참가한 참가자들이 다양한 내용의 문구글 적은 손피켓을들고 "윤석열 탄핵"을 외치고 있다. ⓒ 조정훈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13일 오후 열린 '윤석열 탄핵 대구시국대회'에 참가한 참가자들이 다양한 내용의 문구글 적은 손피켓을들고 "윤석열 탄핵"을 외치고 있다.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13일 오후 열린 '윤석열 탄핵 대구시국대회'에 참가한 참가자들이 다양한 내용의 문구글 적은 손피켓을들고 "윤석열 탄핵"을 외치고 있다. ⓒ 조정훈

방송작가로 활동하고 있다는 20대 청년은 "대통령의 무책임한 계엄 선포로 인해 정말 많은 방송 노동자들이 준비했던 방송은 결국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며 "그렇게 우리의 평화는 잃어버렸고 지금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야당을 비판하며 간절히 일하고 싶다고 현수막까지 붙였던 의원들은 지난 7일 어디에 있었느냐"며 "다시 돌아가 표결을 해달라는 국민들의 외침을 뒤로 하고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 국민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말은 립 서비스였을 뿐이냐"고 따졌다.

1시간가량 발언과 문화공연으로 진행된 시국대회가 끝난 후 시민들은 다시 거리로 나섰다. 이들은 한일극장 앞에서 공평네거리, 봉산육거리, 반월당네거리를 거쳐 중앙네거리까지 약 2.4km를 걸으며 시민들을 향해 "윤석열을 탄핵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14일에도 이곳에 모여 국회에서 탄핵 표결이 열리는 오후 4시부터 생중계를 시청하고 5시부터 시국대회를 다시 열기로 했다.

청년학생 시국선언 "대구경북이 내란범과 동조자 비호하는 공간 되면 안 돼"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13일 오후 열린 '윤석열 탄핵 대구시국대회'에 참가한 참가자들이 다양한 내용의 문구글 적은 손피켓을들고 "윤석열 탄핵"을 외치고 있다.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13일 오후 열린 '윤석열 탄핵 대구시국대회'에 참가한 참가자들이 다양한 내용의 문구글 적은 손피켓을들고 "윤석열 탄핵"을 외치고 있다. ⓒ 조정훈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13일 오후 열린 '윤석열 탄핵 대구시국대회'에 참가한 참가자들이 다양한 내용의 문구글 적은 손피켓을들고 "윤석열 탄핵"을 외치고 있다.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13일 오후 열린 '윤석열 탄핵 대구시국대회'에 참가한 참가자들이 다양한 내용의 문구글 적은 손피켓을들고 "윤석열 탄핵"을 외치고 있다. ⓒ 조정훈

앞서 대구경북 청년과 대학생 200여 명은 이날 오후 5시 같은 장소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내란 주범 윤석열과 그 부역자들이 응당한 처벌을 받을 때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싸울 것"이라고 천명했다.

시국대회가 열리기 전 동성로 한일극장 앞으로 달려온 청년학생들 가운데는 기말고사를 끝내고 달려온 중·고등학생들과 시험공부를 하다 집회에 나온 대학생들,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달려온 청년들로 북적였다.

청년학생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대구와 경북에 살고 있는 우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역겨움과 분노에 거리로 나왔다"며 "이곳 대구경북이 내란범과 그 동조자들을 비호하는 공간이 되는 데 반대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계엄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한 내란 주범 윤석열을 즉각 구속하라"며 "윤석열과 내란에 동조·부역하고 탄핵 표결에 불참하며 국민의 신의를 저버린 국민의힘은 즉각 해산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우리 세대의 '정치 무관심과 염세주의'가 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책임을 통감한다"며 "우리는 우리의 생각과 고민을 정치적인 행동으로 실천하고 정치의 주인으로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년·대학생, 나아가 청소년 모두 사회와 정치의 주인으로 당당히 나설 것"이라며 "작금의 문제들을 우리 세대의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고 무관심에 쓰러진 청년의 정치적 폐허 위에 민주적이고 성평등한 청년문화를 건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상천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경북대 학생모임 대표는 "12.3 내란사태로 우리 청년들은 익명의 가면 뒤에 숨어 상대를 비난하고 혐오를 배설하는 이들을 내버려둔 것이 얼마나 그릇된 것이었는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대 남성은 더 나은 세상에 진심이기 위해 '성별' 이외의 다른 사회적 모순에 힘들어 해봐야 하고 동성 친구들 사이에서 혐오와 비관주의, 냉소에 빠지지 않기 위해 허우적대야 한다"며 "몸은 20대 남성이되 문화적으로는 20대 남성이 아니기 위해 몸부림쳐야 한다"고 했다.

김씨는 "탄핵에서 멈추지 말고 계엄 이전부터 산적해 있던 수많은 사회 문제의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혐오와 냉소와 비관이 아닌 낙관과 희망을 가득 담은 행동이 이 세상을 이끄는 힘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13일 오후 열린 '윤석열 탄핵 대구시국대회'에 참가한 참가자들이 다양한 내용의 문구글 적은 손피켓을들고 "윤석열 탄핵"을 외치고 있다.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13일 오후 열린 '윤석열 탄핵 대구시국대회'에 참가한 참가자들이 다양한 내용의 문구글 적은 손피켓을들고 "윤석열 탄핵"을 외치고 있다. ⓒ 조정훈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13일 오후 열린 '윤석열 탄핵 대구시국대회'에 참가한 참가자들이 다양한 내용의 문구글 적은 손피켓을들고 "윤석열 탄핵"을 외치고 있다.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13일 오후 열린 '윤석열 탄핵 대구시국대회'에 참가한 참가자들이 다양한 내용의 문구글 적은 손피켓을들고 "윤석열 탄핵"을 외치고 있다. ⓒ 조정훈

반소희 영남대 민주학생연대 대표는 "우리는 윤석열 탄핵과 국민의힘 해산이라는 단일한 깃발 아래 모였을지라도 각기 다른 의견과 생각과 배경을 가진 나라의 주인들"이라며 "우리가 변화의 목소리를 이어가려면, 대구경북을 부끄럽지 않은 지역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의 삶을 옭아매는 구조적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유 대구가톨릭대학교 학생모임 대표는 "개인은 약할지 몰라도 '우리'는 강하다. 우리의 힘으로 강압적이고 뿌리 깊은 TK(대구경북)의 문화를 부숴나갈 수 있다"며 "콘크리트처럼 굳건한 현실을 부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분들의 목소리와 힘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강지원씨는 "지금 응원봉을 들고 세상을 바꾸러 온 이들이 누구냐? 위에서 물려준 민주주의를 이 시대에 다시금 외치고 있는 이들이 누구냐? 바로 여성"이라며 "가장 보수적이고 가부장제가 뿌리 깊이 박힌 이곳에서 우리는 순종하라는 압박에 반항해 지금 한 마음으로 외친다"고 말했다.

강씨는 "우리는 너희 내란 세력을, 동조자들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틀린 것을 틀린 것이라 말할 것이며 잘못된 것을 바꿔나갈 것이다. 우리 TK의 딸들이 세상을 뒤집으러 왔다"고 외쳤다.

천주교도 '윤석열 탄핵' 동참, 계산성당에 800명 모여 시국미사 후 거리행진

 13일 오후 대구 중구 계산동 계산성당에서 열린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미사'에는 8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윤석열 탄핵을 외쳤다.
13일 오후 대구 중구 계산동 계산성당에서 열린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미사'에는 8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윤석열 탄핵을 외쳤다. ⓒ 조정훈

 13일 오후 대구 중구 계산동 계산성당에서 열린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미사'에는 8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윤석열 탄핵을 외쳤다.
13일 오후 대구 중구 계산동 계산성당에서 열린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미사'에는 8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윤석열 탄핵을 외쳤다. ⓒ 조정훈

한편, 대구 계산성당에서는 천주교 대구대교구와 정의평화위원회 주최로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대구 시국미사'가 열렸다.

원유술(야고보) 신부의 주례로 거행된 미사에는 사제 50명, 수녀 100명을 포함해 8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정의와 민주주의를 위해 기도한 뒤 동성로와 반월당 일대를 행진하며 "윤석열 탄핵"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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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윤석열탄핵#국민의짐#대구시국대회#시국미사#청년학생시국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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