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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저녁 비상계엄 선포 관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는 가운데,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12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저녁 비상계엄 선포 관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는 가운데,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 권우성

12일, 윤석열은 대국민담화를 통해 이미 거짓으로 밝혀진 주장들을 쏟아냈다. 그중에서도 특히 비판받아야 할 점은 바로 극우 유튜버들이 계속해서 주장해 온 부정선거 음모론을 현직 대통령이라는 위치에 있는 인물이 강력하게 설파한 것이다.

윤석열의 해당 주장이 얼마나 그릇된 것이지 살펴보자.

① 차마 밝히지 못한 심각한 일? 이미 국정원이 작년 10월에 다 밝힌 사실

 <조선일보>의 경우 국정원 발표보다 며칠 빠른 지난해 10월 6일에 "뻥 뚫려 있는 선관위 보안망..."北(북)에 해킹당할 우려""라는 제목으로 국정원의 보안 점검 내용을 지면 1면에 실었다. 이처럼 언론에 크게 보도된 사안을 "차마 밝히지 못했던 더 심각한 일"이라고 호도하며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로 꼽는 것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조선일보>의 경우 국정원 발표보다 며칠 빠른 지난해 10월 6일에 "뻥 뚫려 있는 선관위 보안망..."北(북)에 해킹당할 우려""라는 제목으로 국정원의 보안 점검 내용을 지면 1면에 실었다. 이처럼 언론에 크게 보도된 사안을 "차마 밝히지 못했던 더 심각한 일"이라고 호도하며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로 꼽는 것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 <조선일보>

먼저 윤석열은 부정선거 음모론을 꺼내기 이전에 "제가 비상계엄이라는 엄중한 결단을 내리기까지, 그동안 직접 차마 밝히지 못했던 더 심각한 일들이 많이 있었다"라며 "2023년 하반기에 국가정보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보 유출과 전산시스템 안전성을 점검한 결과 보안이 매우 취약했다는 결과가 나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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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윤석열은 "당시 대통령으로서 국정원의 보고를 받고 충격에 빠졌다"라며 마치 자신을 비롯해 정부 내부에서만 그러한 충격적 사실을 알고 있었고 국민에게는 차마 알리지 못한 것처럼 얘기했다.

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 지난해 10월 10일, 국정원은 '비밀번호 12345' 등 윤석열이 얘기한 것과 거의 동일한 내용을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당시 국정원은 선관위의 투·개표 관리 시스템이 외부 인터넷을 통해 내부 전산망에 침투할 수 있을 정도로 해킹에 취약하다고 주장했고 이에 많은 언론이 국정원의 발표를 보도했다.

특히 <조선일보>의 경우 국정원의 발표보다 며칠 빠른 지난해 10월 6일에 "뻥 뚫려 있는 선관위 보안망...北(북)에 해킹당할 우려"라는 제목으로 국정원의 보안 점검 내용을 지면 1면에 실었다.

이처럼 언론에 크게 보도된 사안을 "차마 밝히지 못했던 더 심각한 일"이라고 호도하며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로 꼽는 것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② 선관위가 해킹에 취약? 국정원 요구에 보안시스템 해제하고 점검했다

 국정원의 소위 보안 점검은 매우 잘못된 방식으로 실시되었던 것이 작년 10월 열린 행안위 국정감사를 통해 이미 온 천하에 알려졌다.
국정원의 소위 보안 점검은 매우 잘못된 방식으로 실시되었던 것이 작년 10월 열린 행안위 국정감사를 통해 이미 온 천하에 알려졌다. ⓒ 국회회의록

게다가 국정원의 소위 보안 점검은 매우 잘못된 방식으로 실시되었던 것이 이미 온 천하에 알려진 지 오래다. 국정원이 선관위 보안 점검 결과를 발표한 직후인 2023년 10월 13일, 국회에서는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렸다.

이날 행안위 국감에서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용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에게 "이번 보안 점검에서 실제 상황하고 다른 조건에서 시뮬레이션이 시행된 것이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김 사무총장은 "그건 맞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실제 상황하고 다른 조건'이란 정확히 어떤 의미일까. 임 의원은 "국정원의 보안 점검 당시 선관위가 보안의 핵심인 시스템 구성도, 소스코드, 접속 관리자 계정 등을 국정원에 제공하지 않았냐"고 물었고 이에 김 사무총장은 "그렇다"고 인정했다.

또한 국정원 보안 점검 당시 국정원이 선관위에 고지를 하지 않고 선관위 전산망에 침투하자 선관위 보안관제시스템이 국정원의 침투 시도를 차단한 것도 밝혀졌다. 선관위의 보안관제시스템에 의해 차단되자 국정원은 '이래서는 보안 점검이 안 된다'라며 차단 해제와 보안관제시스템의 해제를 요구했고 선관위는 이를 허락했다.

이에 임 의원이 "보안시스템을 일단 다 풀어 놓고 시스템 점검이 이루어진 것 아니냐"라고 묻자 김 사무총장은 "맞다"라고 답했다. 임 의원은 이러한 국정원의 어처구니 없는 보안 점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비유했다.

"이것은 집 구조하고 현관 비밀번호까지 다 알려 주고 주인 나가라고 한 다음에 도둑질이 가능하냐, 이것을 알아본 것하고 사실은 크게 다를 바가 없는 것 아닌가."

그러자 김 사무총장은 "그래도 그 자체 내에서는 조금씩, 현관문 열면 또 보조문이 나오고 보조문, 방문 키가 어떠냐 이런 것도 있을 수 있다"라고 얘기하면서도 국정원의 보안 점검이 기실 선관위의 주요 보안관제시스템을 해제한 채 진행된 점은 반박하지 못했다.

즉, 당시 국정원의 보안 점검은 해킹 시도를 막을 수 있는, 또 실제로 막았던 선관위의 보안관제시스템이 없는 상황에서 해킹을 시도해 성공하고는 '선관위가 북한 해킹에 취약하다'라고 선언한 셈이다. 제대로 된 보안 점검이라고 볼 수 없는 이유다.

당시 국정원은 선관위가 외부 해킹에 취약하다면서도 "이전 선거 과정에서 선관위 내부망이 외부 세력에 뚫린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럴 수밖에 없다. 평상시에는 국정원의 해킹 시도를 막은 선관위의 보안관제시스템이 건재하기 때문이다. 국정원처럼 해당 시스템을 해제하라고 선관위를 압박하지 않는 이상 선관위는 외부 해킹으로부터 안전하다.

③ 선관위는 압수수색 불가능? 불과 1년 전에 19곳 압수수색 했다

마지막으로 윤석열은 "선관위는 헌법기관이고 사법부 관계자들이 위원으로 있어 영장에 의한 압수수색이나 강제수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라며 "그래서 저는 이번에 국방 장관에게 선관위 전산시스템을 점검하도록 지시한 것"이라고 자신의 명령을 정당화했다.

하지만 불과 1년 전인 2023년 11월 20일, 선거관리위원회의 부정 채용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은 수사 관련 자료 확보를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전남선거관리위원회, 충북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 또 직원 주거지 등 19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했다.

이처럼 버젓이 압수수색이 진행되었는데도 거짓말한 것이다. 정말로 선관위가 부정선거와 관련 있다면 부정 채용 사건과 같이 검찰이 나서면 된다. 그러지 못했던 까닭은 선관위가 부정선거와 연관이 없기 때문이다.

윤석열은 대국민 담화에서 "민주주의 핵심인 선거를 관리하는 전산시스템이 이렇게 엉터리인데, 어떻게 국민들이 선거 결과를 신뢰할 수 있겠나"라고 흥분된 어조로 말했을 뿐 국정원이 이미 발표한 보안 점검 내용을 제외하고 실제로 선관위의 부정선거 연관을 입증할 근거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근거가 있다면 자신의 '비상계엄'을 정당화할 절호의 기회인데 왜 그러지 않았을까? 검찰이 선관위를 수사하지 못한 것과 마찬가지로 그런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극우 유튜버들의 음모론에 찌든 윤석열의 사고에는 그 근거는 없는 것이 아니라 아직 찾지 못한 것이었고 그렇기에 계엄군까지 선관위에 투입했다.

그리고 그렇게 계엄군까지 선관위에 진입했는데도 부정선거 관련 근거는 없었다. 관련 근거를 발견했다면 지금까지 발표하지 않았을 리 없다. 그런데도 윤석열은 여전히 음모론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끝까지 싸우겠다"며 투쟁을 선언했다. 망상에 빠진 인물의 허공을 향한 주먹질에 왜 나라와 국민이 희생되어야 하는지 참담할 뿐이다.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국정원#선관위#부정선거음모론#윤석열#임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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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윤석열 내란 사태


박성우 (ahtclsth) 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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