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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박형욱 위원장이 5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의협 비대위 3차 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12.5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박형욱 위원장이 5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의협 비대위 3차 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12.5 ⓒ 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의협)는 12·3 내란 직후 낸 성명에서 "정확한 사실을 파악 중"이라며 "계엄 상황에서 정상진료할 것"이라 했습니다. 어디에도 계엄의 반헌법성을 짚거나 철회하라는 내용은 없었고, 되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이 "현재로선 사직 전공의로서 파업 중인 인원은 없다는 것을 계엄사령부에 밝힌다"라고 해 계엄사령부를 인정하는 굴종적 태도를 보였습니다. 내란 이틀 뒤 의협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 지도부의 요청에 따라 "의사들이 거리에 나서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선언했습니다.

의협은 열흘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엄의 위헌성을 비판하거나, 탄핵을 지지하는 성명을 내지 않았습니다. 계엄 선포 직후부터 '위헌적 계엄을 즉각 해제하라', '윤석열을 탄핵하라'는 선명한 의견을 내놓은 대한변협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소극적입니다. 협회 차원에서 탄핵 집회에 참가하거나, 시민들을 위한 최소한의 의료 지원을 제공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대전협도 의협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12·3 내란 이틀 뒤 발표한 시국선언문에서 "독재를 규탄한다"고 말했지만, 이어진 문장에서 "대통령은 하야하라"며 탄핵보다는 하야에 무게를 뒀습니다. 그러나 7일 표결 부결 뒤 어떠한 성명도 없었음은 물론입니다.

탄핵에 미온적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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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의협과 대전협의 미온적 태도에 이념과 성향을 가리지 않고 의사들 사이에서 거센 반발이 일고 있습니다. 특히 지금의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세월호의 '가만히 있으라'는 명령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는 세대로, '처단'하겠다는 포고령을 보고도 어떻게 가만히 있느냐는 불만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는 12월 8일, 처음으로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대전협 지도부의 '탕핑'(드러눕기) 노선을 거부하고 '젊은의사 의료계엄 규탄 집회'를 개최하여 광장에서 목소리를 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열린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젊은 의사 의료계엄 규탄 집회'에서 사직 전공의를 비롯한 젊은 의사들이 계엄 규탄 및 의료개혁 철폐를 촉구하고 있다. 2024.12.8
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열린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젊은 의사 의료계엄 규탄 집회'에서 사직 전공의를 비롯한 젊은 의사들이 계엄 규탄 및 의료개혁 철폐를 촉구하고 있다. 2024.12.8 ⓒ 연합뉴스

물론 이런 의협과 대전협의 태도에는 역사적 맥락이 있습니다. 2016년 박근혜 대통령 국정농단 당시, 탄핵에 찬성하거나 혹은 의료지원 등의 가벼운 지원을 했던 이들조차 이후 보수적인 주류 의사들의 거센 비난에 직면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2016년과 상황이 다릅니다. 헌법학자, 변협, 국회의장, 야당 모두 명확히 내란으로 규정하고, 탄핵의 당위성을 역설합니다. 정치적이거나 보수-진보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공화국을 수호하는 시민과 반공화국 세력의 싸움입니다.

이런 시기의 침묵은 신중함이 아닙니다. 내부의 비판에 휩쓸려 반공화국 세력임을 자인해 버리는 비겁함이거나 윤석열 대통령의 수준으로 사리판단을 하지 못하는 무능함 둘 중 하나일 뿐입니다.

의료계, 탄핵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의 길 걸을건가

12월 3일 계엄을 해제하는 긴박한 상황에서 본회의장에서 투표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행동을 국민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관된 안철수·김예지 의원과 달리 나머지 의원들이 보여준 행동은 국민에게 깊은 실망과 분노를 안겨 주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부정선거를 믿고 계엄을 선포할 정도의 비합리적인 사람이었습니다.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을 지키는 대신 북한과 전쟁을 일으켜서라도 권력을 유지하려던 위험한 인물이었음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12월 7일 대다수 국민의힘 의원들은 탄핵 표결에 참석하지조차 않았습니다. 헌법기관으로서의 의무를 포기한 것이자, 여당으로서 최소한의 반성조차 저버린 몰염치한 행동이었습니다. 앞으로 시민들은 이들을 이전에 보인 일말의 합리적이거나 전문적인 모습이 아닌, 내란 수괴를 옹호한 '범죄 집단'으로 기억할 것입니다.

의협과 대전협이 탄핵에 지금처럼 신중함을 가장한 침묵을 유지한다면, 시민들에게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과 같은 평가를 받지 않겠습니까? 의사가 합리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가 아닌, 공화국 일원으로서의 책임을 저버린 모습으로 비칠까 염려됩니다.

적극적으로 대통령 탄핵 외치고 시민과 연대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저녁 기습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계엄군이 점령을 시도한 국회앞에서 시민들이 집결해 계엄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이 국회 담장에 올라가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저녁 기습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계엄군이 점령을 시도한 국회앞에서 시민들이 집결해 계엄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이 국회 담장에 올라가 있다. ⓒ 권우성

윤석열 대통령은 계엄만큼이나 비합리적이고, 일방적이며, 비현실적인 의대 증원 정책을 추진해 왔습니다. 저항의 의미로 전공의는 사직을, 의대생은 휴학을 택했습니다. 이들의 10개월간의 저항이 위와 같은 의협과 대전협의 탄핵에 대한 소극적 자세로 수포가 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의협과 대전협은 부디 정치적 견해를 떠나 공화국의 구성원으로서, 직능 단체로서, 마땅히 시민의 편에 서서 탄핵을 외쳐 주시기를 바랍니다. 지도부 명의로 당당히 성명을 내고, 집회에 참여하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의료 전문가로서, 집회의 안전을 위한 자원과 인력을 제공하는 것을 고려해 주십시오.

윤석열 정권의 교체는 곧 의대 증원의 재검토를 의미합니다. 1월 새로 선출될 의협회장은 새로운 정부와 신속하고 합리적으로 의료 대란을 마무리 지어 사회적 혼란과 피해를 줄일 현명한 준비를 해주십시오.

이후 시민들과 사회적 연대로 다져진 신뢰와 지지를 바탕으로 의료 소비자와 공급자가 마주 앉아 토의와 합의의 과정을 거쳐 지속가능하고 안전한 의료 개혁을 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 필자 소개: 류옥하다 기자는 강원도 산골에서 일하는 일차의료, 응급의료 의사입니다. 지난 2월 16일 윤석열 정권의 일방적이고 비과학적인 의대 증원에 맞서 사직한 전공의 중 한 명입니다.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계엄#의료대란#의정갈등#전공의#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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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윤석열 내란 사태

"스스로를 살려 섬기고 나누는 소박한 삶, 그리고 저 광활한 우주로 솟구쳐 오르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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