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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요구 시위 집회를 보도한 SBS 뉴스 방송에 중국어가 쓰인 우유갑으로 만든 시위 도구가 등장해 유언비어가 퍼졌다.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요구 시위 집회를 보도한 SBS 뉴스 방송에 중국어가 쓰인 우유갑으로 만든 시위 도구가 등장해 유언비어가 퍼졌다. ⓒ SBS 8뉴스 화면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을 보도한 방송 뉴스 장면에 중국어가 적힌 우유갑으로 만든 촛불을 든 시민이 등장해 유언비어가 확산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시위에 중국인들이 동원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인데, 해당 촛불을 든 사람들은 국내 제로웨이스트(zero waste)숍 한국인 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사자 측은 "대만 여행을 갔다가 두유와 밀크티를 마시고 남은 우유을 재활용하기 위해 씻어 말려서 가져온 것을 시위 도구로 재활용한 것"이라며 "가짜뉴스가 퍼져서 정말 원통하고 화가 난다"고 밝혔다. 제로웨이스트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물건의 재사용‧재활용‧무포장 등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논란이 된 장면은 지난 7일 SBS(에스비에스) <8뉴스>의 보도에서 나왔다. 당시 뉴스 화면에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던 시민들의 모습이 비춰졌는데, 그 중 중국어로 쓰인 우유갑을 들고 있는 시민의 모습이 비춰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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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보수 성향의 누리꾼들과 유튜버 등은 해당 장면을 언급하며 "시위에 중국인들이 동원된 거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유튜브 등에는 "중국인 조선족들이 간첩질은 한다"거나 "중국인 유학생들이 여론 조작하러 왔다", "윤 대통령은 중국‧북한 X갱이들과의 싸움이다"는 등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하지만 이 촛불을 든 사람들은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제로웨이스트숍 '알맹상점' 직원들과 알맹상점 모임 '알짜'의 회원들로 알려졌다. 알맹상점 측은 전날(8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해당 방송 장면을 언급하며 "알맹상점 매니저님들이 레스웨이스트(쓰레기 줄이기)를 하려고, 우유갑을 재활용해서 밀랍초를 담아서 탄핵 집회에 간 모습"이라며 "(우리는) 중국인이 아니다. 심지어 중국 우유갑이 아니고 대만 것이다"라고 밝혔다.

 국내 제로웨이스트숍 '알맹상점'이 인스타그램에 윤석열 탄핵 집회에 '중국어 우유갑' 촛불이 사용돼 유언비어가 퍼진 것에 대한 사실관계를 밝혔다.
국내 제로웨이스트숍 '알맹상점'이 인스타그램에 윤석열 탄핵 집회에 '중국어 우유갑' 촛불이 사용돼 유언비어가 퍼진 것에 대한 사실관계를 밝혔다. ⓒ 알맹상점 인스타그램

고금숙 알맹상점 대표는 <소리의숲>과의 통화에서도 중국어 우유갑 출처와 관련해 "1~2주 전에 대만으로 휴가를 다녀온 직원 성아무개씨가 밀크티와 두유를 먹은 뒤 남은 우유갑을 재활용하기 위해 씻어서 말려서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맹상점 측이 이런 입장을 밝혔음에도 일부 누리꾼들이 '말이 안 된다', '누가 대만에서 그걸 가지고 오나'라는 글을 온라인에 올리는 것에 대해서는 "이번 사태를 통해 쓰레기를 버리는 것에 거리낌이 없는 분들과, 자신이 버린 쓰레기가 하나라도 재활용되기를 바라면서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더 극명하게 드러났다"는 지적도 했다.

고 대표는 "일부 누리꾼들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일부러 매도하는 것 같다"며 "그렇게 따지면 우리가 스페인 소스 유리병으로 만든 집회 용품을 가져 가면 우리가 스페인 사람이거나, 스페인 간첩인 건가. 너무 황당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렇게 쉽게 하룻밤 사이에 한국인을 중국인 간첩이라고 말하는 무서운 사회가 됐고, 가짜뉴스가 허무맹랑하게 커뮤니티를 타고 퍼지는 것을 보면서 절망했다"며 "가짜뉴스를 퍼트리지 말아 달라"고 누리꾼들에게 당부했다.

한편 알맹상점 측은 집회에 나가는 시민들에게는, 물건을 재활용해 시위 도구를 만들어 볼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고 대표는 "평소 집회를 나갈 때 종이로 된 택배 상자를 찢어서 손팻말을 만들거나, 병 뚜껑으로 캐스터네츠와 같은 소리가 나는 도구를 만들어 나가기도 한다"며 "집회에서도 쓰레기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한 번 쓰고 버리는 것보다는 콘서트나 야구장에 갔을 때 쓰셨던 응원봉 등 집에 있는 것들을 이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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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소리의숲'(https://forv.co.kr)에도 실립니다. ‘소리의숲’은 2024년 9월 문을 연 1인 대안언론입니다. 소리의숲 홈페이지에 들어오시면 더 많은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윤석열#대통령#탄핵#시위#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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