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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체 장애가 있는 나는 개인적으로 차별 받은 경험이 많다. 무가지 신문 배포 도우미를 할 때다. 겨울철이 되자 계단을 오르내리다 다칠 위험이 있으니 일을 그만두라는 팀장의 일방적인 해고 권유를 받고 노동부까지 들먹이며 싸워 일자리를 지켜 낸 경험이 있다.

일자리를 구하려고 구직 사이트를 찾아보면 '장애인 채용 안 함' 이라고 명시한 곳에 대부분이다. 명백한 차별이다.

2005년 YMCA는 "여자들은 집에 가서 밥이나 하라"며 여성을 투표에서 배제 시켜 사회적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여성참정권을 제한하여 물의를 빚어온 서울YMCA가 103회 총회에서 총회원 자격을 '사람'에서 '남성'으로 개정, 여성들의 참정권을 원천봉쇄하기 위한 투표를 실시하자 여성회원들과 많은 시민단체들이 연대집회에 나섰고 나 또한 이를 기사로 썼다(관련 기사 보기).

우리는 이렇게 서로 다르다는 이유로 소수자나 사회적 약자라는 이유로 나와 남을 구별 지어 차별하는 것에 길들여져 왔다.

현대사회는 갈등과 혐오, 편 가르기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생활 공간은 국가와 인종 지역을 초월해 지구촌 곳곳으로 확대되고 있는데, 나와 다르다고 해 차별과 혐오가 극복 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왜 우리는 차별과 혐오에 지배당하는가?
왜 우리는 차별과 혐오에 지배당하는가? ⓒ 철수와영희

<왜 우리는 차별과 혐오에 지배 당하는가?(출판사 철수와영희)>는 인권 연대가 기획하고 각 분야의 전문가가 강연한 내용을 모아 차별과 혐오를 넘어 사람이 존중 받는 세상을 앞당기려는 바람으로 엮은 책이다.

책에서는 혐오를 부추기는 정치, 인종 차별과 혐오,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 문화를 지배하는 서양 중심 사고와 오리엔탈리즘 등 다양한 혐오와 차별의 형태를 살펴보고 혐오와 차별을 극복할 대안을 제시한다.

장애인들과 시민단체가 휠체어를 타고 이동권을 주장하며 지하철에서 출근 투쟁을 한 적이 있다. 일부 언론은 출근에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다는 측면을 부각 시켜 장애인 혐오를 부추기기도 한다. 우리는 왜 그들이 그래야만했을까라는 질문을 할 수 있어야 차별과 혐오를 넘어설 수 있다.

다름이 차별과 혐오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다만 실천하지 않을 뿐.

이라영 저자는 '권력의 말을 부수는 저항의 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그동안 우리는 책임을 회피하는 한편 소수자와 약자의 목소리를 가리고 가해자와 피해자를 바꾸는 수사에 너무 많이 노출됐습니다. 우리가 상실한 언어가 무엇일까요. 말은 조용히 우리의 의식에 스며듭니다.그리고 결국 행동을 바꾸게 하죠. 지금이야말로 연대와 공동체 회복을 위한 수사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64쪽

"안돼 그거 지지야, 만지지마"라거나 '저런 애랑 놀지 말아라' 라는 말을 하거나 들은 적은 없는가. 말은 의식과 행동을 지배하는 기제다. 차별과 혐오를 부추기는 말을 지양해야 하는 이유다.

장애와 비장애, 정규직과 비정규직, 남성과 여성, 이주민과 본토인 등에 대한 사회 구조적인 차별과 혐오를 인식하고 개선하기 위해서는 인권 감수성을 높이고 상대방의 처지가 되어 생각해보는 훈련과 실천이 필요할 것이다.

'장애인과 함께 하는 법' 에서 김형수는 말한다.

'장애 극복'이라는 말은 이제 그만 써야 합니다. 장애는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예요. 그게 차별이에요. 장애는 익숙해지는 겁니다. 쉽지 않습니다. 본인도 여기에 익숙해지려면 많은 연습이 필요해요.기본적으로 장애인 지원을 궂은 일로 생각해서는 안 돼요. 그러면 쉽게 혐오로 변질됩니다. -169쪽

혐오는 차별을 부르고 혐오와 차별이 심화되면 개인 간 분란이 일어난다. 인종주의 패권주의는 국가 간 전쟁을 불러온다. 혐오와 차별 전쟁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먼저 개인적 구조적 혐오와 차별을 인지해야 한다. 자기 존엄과 의지를 지키며 사회 연대의 힘을 모아 정의롭지 못한 권력과 차별과 혐오에 저항해야 한다. 인류의 역사는 인권이 확장되어 온 역사이니 말이다. 차별과 혐오에 대한 저항과 실천이야말로 우리 자신의 자존감과 존엄을 지켜내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길을 만드는 일이다.

"차별과 혐오에 분노하라, 그리고 저항하라. 그것이 나 자신의 존엄과 인권을 지켜내는 길이다."

누군가 자신의 인권을 요구하는 주장을 한다면 '왜 저런 주장을 하지?' 하며 편견을 가지고 보는 대신 그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더구나 혐오 표현은 하지 말아야 하겠지요. 더 나아가 다른 사람의 인권 보장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그에 대한 개선을 요구해야 합니다.-252쪽



왜 우리는 차별과 혐오에 지배당하는가?

이라영, 오인영, 김희교, 김형수, 손희정, 박홍규, 구정화 (지은이), 인권연대 (기획), 철수와영희(2024)


#차별과혐오#연대#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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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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