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강 : 2일 3시 16분]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유성호
"국정조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이 해병대 채상병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 명단을 제출하기로 했다. 채상병 순직 사건의 은폐·축소 의혹을 두고 국회의 국정조사가 조만간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민의힘은 의원총회를 통해 해병대 채상병 국정조사 참여 여부를 원내지도부에 일임하기로 결정했다(관련 기사:
채상병 국조 머뭇거리는 여당... "추경호에 일임" https://omn.kr/2b643) . 당초 추경호 원내대표는 주말 중 고민을 거쳐, 2일 그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알렸으나, 내부적으로는 주말 이전부터 국정조사 참여를 전제로 간사 및 위원 명단을 추린 것으로 전해졌다.
"불참도 진지하게 검토했지만, 민주당 단독 운영은 기형적"
추경호 원내대표는 2일 당 비상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 중으로 우리 국민의힘의 국정조사에 참여할 위원 명단을 국회의장실로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각 당의 의석 비율 순서대로 숫자가 할당이 돼 있기 때문에, 저희들은 한 7명 정도 될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국정조사특위는 더불어민주당 10명, 국민의힘 7명, 비교섭단체 1명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추 원내대표는 구체적인 명단에 대해서는 "나중에 제출할 때 소개해드리겠다"라고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유상범 의원의 참여가 확실시되고, 그 외에도 법사위를 중심으로 한 '율사(법률가)' 출신 의원들이 다수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우리가 명단을 통보하면 양당에서 아마 간사를 지정하고 국정조사 계획서에 관해서 아마 협의를 해야 될 것"이라고 했는데, 계획대로라면 우원식 국회의장이 오는 4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계획서를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우리가 누누이 말씀드렸지만, 벌써 여러 차례의 특검(특별검사) 시도 그리고 국회에서 각종 청문회 그리고 국정감사 등을 통해서 수없이 진상 규명을 위해서 국회가 활동을 해왔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이것을 정쟁용으로 이용하기 위해서 국정조사 시도를 했기 때문에, 당초에 그런 이유로 저희들이 부정적인 견해를 보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리고 경찰 수사 결과가 발표돼 있고, 빨리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수사 결과 내놓으라고 그렇게 촉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수처에 아직 수사 결과가 나오고 있지 않다"라고 꼬집었다.
결국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국정조사에 불참하는 것도 진지하게 검토를 했지만, 민주당 단독의 국정조사는 또 다른 기형적인 형태로 운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진상 규명에 국회 차원에서 하는 노력에 우리 국민의힘이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채상병 순직 사고와 관련돼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에 관해서 이번 국정조사를 통해서 저희들이 낱낱이 국민들께 밝히고, 설명드릴, 또 이해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가져야 되겠다 하는 취지에서 국정조사에 참여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채상병 어머니 편지에 응답했던 추경호, 약속 지킬까?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다시 국회로 돌아온 '채상병 특검법' 재의의 건이 지난 7월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부결되자, 본회의장에서 이를 지켜본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이 울분을 토하고 있다. ⓒ 남소연
당초 국민의힘은 해병대 채상병 국정조사를 민주당의 '정쟁용' 국정조사로 규정하고 거부해왔다. 그러나 우원식 국회의장의 압박과 동시에 '야당만의' 국정조사가 가시화하자 기류가 변했다. 끝까지 불참하는 것 보다는 특위에 직접 참여하는 게 해당 이슈를 방어하는 데 정치적으로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고의 경우 보수 진영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사안인만큼, 여론의 동향에도 민감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당 내부에서도 '채상병 국정조사는 받아야 한다'라는 의견이 다수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사망한 채상병의 어머니는 지난 7월, 채상병 순직 1주기를 앞두고 공개 편지를 통해 진상 규명을 재차 촉구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당시 자신의 SNS를 통해 "어머님이 말씀 주신 것처럼 밝혀져야 될 부분은 마땅히 밝혀져야 하고 혐의가 있는 지휘관들은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잘못이 있는 자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일벌백계 하도록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아드님과의 소중한 시간만을 추억하며 온전히 그리워만 하실 수 있도록 채 상병의 명예를 지키는데 더 이상의 지체가 없도록 하겠다"라고도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그러나 채상병 특검법에 있어서만큼은 매번 여러 이유로 단호하게 거부해 왔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 또한 이날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에게 "저희 내부에서도 우려가 컸다"라며 "(여당이) 국정조사 참여의사를 밝히기는 했으나 이게 진정 국정조사 참여 의사냐. 잘못된 프레임으로 진실왜곡하는것 아니냐.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 등의 지적이 있었음을 알렸다.
하지만 "새로운 프레임이 있을 수 없다고 본다"라며 "권력자들이 개입해서 해병대원의 죽음을 거짓으로 만든 사건이기 때문에, 걸맞게 민주당에서 국정조사에 임하겠다. 국민의힘에서 아무리 왜곡한다고 해도 국민에게 먹혀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