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일매국노척결.소녀상지키는 시민연대’, 2일 창원시청 브리핑실 기자회견. ⓒ 윤성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 이전 발언은 또 다른 테러다."
서영권 국민의힘 창원시의원이 마산합포구 오동동문화거리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조형물인 인권자주평화다짐비를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친일매국노척결‧소녀상지키는 시민연대'가 내놓은 지적이다.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 마산창원진해시민모임, 열린사회희망연대,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등 단체로 구성된 '친일매국노척결‧소녀상지키는 시민연대'는 2일 오후 창원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영권 시의원은 지난 11월 25일 열린 창원시의회 제139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5분자유발언을 통해 "현재 소녀상이 있는 오동동문화광장은 시민과 관광객이 음식을 즐기고 흥겨운 분위기에서 시간을 보내는 장소이기 때문에, 소녀상의 의미를 왜곡할 수 있다"라고 발언했다.
서 시의원은 "소녀상은 우리 역사의 가장 어두운 시기를 상징하는 동시에 그 아픔을 이겨내고자 했던 민족의 투쟁과 기억을 담은 기념물"이라며 "현재의 위치에서 본연의 정신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그 가치가 축소되거나 오해될 여지는 없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김주열열사시신인양지나 곧 개관할 한국민주주의전당으로 인권자주평화다짐비를 옮겨야 한다고 한 그는 "소녀상을 옮긴다면 그곳을 찾는 이들이 더욱 엄숙한 마음으로 의미를 되새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의원이 함부로 이전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인가?"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영만 열린사회희망연대 고문은 "서영권 의원이 왜 거기에 소녀상이 세워졌는지를 알아야 한다. 국민의힘 전신인 옛 한나라당 안상수 전 시장 때 결정이 됐다"라며 "그때 반대하는 주민들이 일부 있었지만, 찬성 서명한 주민이 더 많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서 의원이 그런 사실을 알고도 발언했다면 지능적인 소녀상 테러범"이라고 규정했다.
김 고문은 "소녀상을 김주열열사시신인양지나 한국민주주의전당 쪽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것은 건립 목적에도 맞지 않다"면서 설명을 이어갔다.
"민주주의 역사가 소녀상 위치에 맞다면 최적지가 지금의 위치다. 3.15의거발원지가 다짐비에서 10m 앞에 있고, 바로 주변에 항일독립운동가 명도석 선생과 김명시 장군의 생가터가 있으며, 과거 독재정권시절 민주화 시위가 벌어졌던 불종거리가 바로 인근에 있다. 소녀상이 있어야 할 최적합지는 지금의 위치다."

▲창원마산 오동동 문화거리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인권자주평화다짐비. ⓒ 윤성효
서영권 시의원의 주장에 대해, 시민연대는 "이 무슨 망발인가? 다짐비가 창원시장과 관계 공무원의 것이란 말인가? 시의원이 함부로 이전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인권자주평화다짐비에 대해 이들은 "세운 주체는 창원과 인근 지역의 어린이들과 청소년을 비롯한 수많은 시민들이었다"라며 "정작 다짐비를 세운 주체이자 그 주인인 시민들과는 어떤 의논 한 마디 없이 일방적으로 이전을 주장한 서의원의 발언은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며 피해자를 모욕하며 테러를 자행한 친일매국노들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힐난했다.
이들은 "2015년 당사자인 피해자들이나 관련 단체와의 의사는 완전 배제한 채 밀실에서 졸속합의로 주한일본대사관 앞의 소녀상 이전을 합의한 매국적 '2015 한일합의'처럼 서영권 의원이 다짐비의 주체인 시민들과는 한마디 의논도 없이 감히 이전을 요구하는 행위야말로 또 하나의 테러와 다르지 않다"라고 했다.
인권자주평화다짐비는 창원지역일본군위안부추모비건립추진위원회가 시민 성금을 모아 세웠고, 시민토론회와 시민의견조사, 내부논의, 주민간담회 등의 여러 과정과 절차를 거치면서 역사성과 대중접근성, 교육적 효과라는 장소 선정의 기준을 추출해 장소를 정했다는 것. 다짐비 건립 장소는 안상수 전 창원시장 때 결정이 났다.
이를 언급한 시민연대는 "얄팍하고 교묘한 논리로 다짐비 이전을 요구하는 서영권 의원의 발언이 어떤 일부 주민의 의견에만 편파적으로 귀를 기울인 것인지 짐작되고도 남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다짐비가 서 있는 문화광장이 관광객과 지역민들이 음식을 즐기고 흥겨운 분위기 속에 시간을 보내는 장소이므로 다짐비가 그 본연의 정신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 가치가 축소되거나 오해될 여지가 없는지 생각해야 한다는 주장은 단지 일부 몇몇 상인의 목소리에만 편파적으로 대변하는 교묘하고 얄팍한 주장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다짐비와 붙어 있는 시민문화광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단순히 먹고 마시며 즐겁고 흥겨운 장소이기 보다는 다양한 가치와 문화, 정신을 표출하고 공유하는 곳이 아닌가. 시민의 일상과는 멀리 떨어진 곳이 아닌 시민들이 자주 오고가는 길목에서 만나고,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모자를 씌워주고, 가을이면 향기로운 국화로 위로하고, 수시로 주변을 청소도 하면서 아픈 역사의 교훈이 먼 과거 이야기가 아닌 바로 우리 속에 함께 살아 숨쉬며 실천으로 이어지는 것이 왜 의미가 없는가.
문화광장의 예술공연을 보러 온 시민이 다짐비에 들러 자녀들에게 위안부역사를 전해주며 꽃 한송이라도 놓아줄 수 있다면 그것이 역사를 제대로 전달하고 상기하며 그 교훈을 생활속에서 되새기는 의미있는 일이 아닌가."
시민연대는 "2015 한일합의 이후에 일본정부의 위안부 역사 부정과 소녀상 이전에 대한 압박이 더욱 집요해지고 있고, 친일 역사수정주의자들과 위안부역사를 부정하는 친일매국노들 또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모욕과 소녀상테러를 여기저기에서 자행하고 있는 바로 이러한 때에 다짐비 이전을 요구하는 서 의원의 발언이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는 매우 어렵다"라고 주장했다.
시민연대는 "교묘한 논리로 다짐비 이전을 감히 입에 올리는 서영권 의원은 편파적이고 일방적인 발언은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라며 "동시에 시민의 의사를 완전 무시한 발언으로 상처입고 분노한 시민들에게 정중하고 공개적인 사과 또한 빠른 시일 내에 하기 바란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