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8기 제주도정이 종합경기장에 이어 또 다른 스포츠타운 계획을 마련하고 알뜨르비행장 활주로 옆에 야구장과 파크골프장 건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평화대공원이 들어설 예정인 알뜨르비행장에 스포츠타운을 건설하기 위해 국방부와 실무 협의에 착수했다.
알뜨르비행장 체육시설은 제주도가 종합경기장에 추진하려는 8447억원 규모의 스포츠타운(복합엔터테인먼트센터) 건설과 별개의 사업이다.
종합경기장 스포츠타운은 도민들에게 문화향유의 공간을 제공하는 도심형 복합체육시설이다. 반면 알뜨르비행장은 전지훈련을 포함한 스포츠관광 유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실제 제주도는 송악산 일대와 평화대공원을 연계하는 '마라해양도립공원 공원계획 변경 용역'을 중단시키고 느닷없이 사업계획에 스포츠타운과 전지훈련장 건설을 포함시켰다.

▲제주평화대공원이 조성되는 알뜨르비행장 주변 스포츠타운 조성 계획. ⓒ 제주의소리
알뜨르비행장 활주로 동쪽에 야구장 4개와 사격장을 건설하고 북동쪽 지하벙커와 관제탑 유적지 주변에 대규모 파크골프장을 건설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섯알오름 예비검속 유적지와 고사포진지, 일제동굴진지 동측에는 전지훈련장 건설도 논의 중이다. 이곳은 사업이 무산된 뉴오션타운 건설 부지와 인접해 있다.
제주도는 현재 진행 중인 마라해양도립공원 변경 용역에 스포츠타운의 밑그림을 그려 넣고 내년에 추가로 용역을 진행해 스포츠타운 구상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제주평화대공원 조성사업 타당성 용역' 사업비 2억 원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했다. 마라해양도립공원을 합치면 관련 용역비만 총 4억1000만 원다.
문제는 토지소유주인 국방부의 동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재 알뜨르비행장은 국방부 소유로 국방시설본부가 관리하고 있다. 전체 부지만 168만㎡에 달한다.

▲제주시가 제주평화대공원이 조성되는 알뜨르비행장 주변에 스포츠타운 조성을 계획중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 제주의소리
전임 도정은 알뜨르비행장에 평화대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국방부 설득에 주력해 왔다. 이에 2023년 7월 제주특별법과 국유재산특례제한법이 개정되면서 무상양여의 길이 열렸다.
제주특별법 제235조와 국유재산특례제한법 제4조 따라 국방부는 알뜨르비행장을 2032년까지 장기사용 허가를 할 수 있다. 양여도 가능하지만 대체자산을 제공해야 한다.
법령에 따라 군사작전 수행에 제한이 없는 경우 원상회복을 조건으로 영구시설물을 축조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원상회복에 필요한 비용의 상당액을 제주도가 보증해야 한다.
해당 조항은 평화대공원 조성을 전제로 만들어졌다. 국방부가 장기사용에 선뜻 동의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체육시설이 등장하면서 국방부가 건축을 허가할지는 미지수다.
국방부 동의와 관계없이 전지훈련장이 평화공원 취지에 부합하느냐는 지적도 있다. 비영리 시민단체인 송악산알뜨르사람들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처사"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 관계자는 "알뜨르비행장 내 스포츠타운 건설을 위해서는 국방부 협의가 필요하다"며 "영구시설물 축조 등이 가능한지 실무적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포츠타운 건설 계획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구체적 시설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국방부 협의 결과에 따라 내년 평화대공원 용역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시가 제주평화대공원이 조성되는 알뜨르비행장 주변에 스포츠타운 조성을 계획중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 제주의소리
알뜨르비행장은 1933년 일본이 전쟁에 대비해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와 하모리 일대에 조성한 불시착륙장이다. 중일전쟁과 태평양 전쟁을 거쳐 비행장으로 확장됐다.
당시 일본군의 강압적인 토지 수용으로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었다. 확장 공사로 노동력 착취도 이어졌다. 이후 광복을 맞았지만 일제가 빼앗은 땅은 주민들에게 돌아가지 않았다.
현재 알뜨르비행장은 국방부 소유로 국방시설본부가 관리하고 있다. 국유지만 168만㎡에 달한다. 이중 일부 부지는 주민들이 국방부와 임대계약을 맺어 경작지로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