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대학가와 지식인들의 윤석열 대통령 퇴진 요구 시국선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대구에서 교육대 최초의 시국선언이 나왔다.
대구교육대학교 교수들은 2일 "불의하고 불공정하고 무능한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퇴진하라"는 내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교내에 대자보 형식으로 붙인 시국선언문에서 교수들은 "우리는 지난 2년 반 동안 윤석열 대통령이 저지른 참혹하고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참담한 실정을 목도해 왔다"며 "우리는 예비 초등교사에게 옳은 것만을 가르치기로 다짐했던 초심을 되돌아보며 윤 대통령의 무도함과 폭정에 더 이상 눈을 감지도 귀를 막지도 입을 닫지도 않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예비 초등교사에 옳은 것만 가르치기로 다짐했던 초심을 돌아본다"
교수들은 서울 이태원 참사와 채 해병 사건,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와 주가 조작 의혹 등을 들며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던 공정과 상식이 무너짐을 몸으로 느낀다고 했다.
이들은 "이태원의 좁디좁은 골목길에서 살려달라고 외쳤던 시민들의 부르짖음을 잊을 수 없다"며 "기본적인 안전 장비도 지급받지 못한 채 상관의 과욕에 사로잡힌 명령을 좇아 성난 강물에 뛰어들었다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 앳된 병사의 얼굴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몹시 분하고 노여운 말 한마디가 사건의 진실을 은폐하고 책임자 처벌을 가로막았다는 사실도 소상히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와 주가 조작 의혹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이 입버릇처럼 말하던 공정과 상식이 여지없이 무너졌음을 직접 제 몸으로 느끼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또 "한반도 평화에 털끝만큼도 도움이 되지 않는 군사적 긴장을 가만히 두고 볼 수 없다"라고도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끝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는 경제 상황 속에서 하루하루의 끼니와 실직을 걱정하는 가장의 깊은 시름과 생존을 위해 첫새벽부터 일자리를 찾아나서는 젊은 청년의 긴 한숨을 외면할 수 없다"고 했다.
교수들은 "윤석열 정권의 남은 2년 반을 더 견디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에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좌절을 느낀다"면서 "우리는 윤 대통령에게 앞뒤 재지 말고 지금 당장 물러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시국선언문에는 민천식, 박순영, 윤준채, 이기정, 이영주, 이용일, 이종원 교수가 이름을 올렸고 무기명으로 동참한 교수들은 5명이다. 대구교육대에는 전체 교수가 90여 명으로 시국선언에 동참한 교수는 전체 교수 중 15% 정도이다.
재학생·졸업생들도 시국선언 준비
한편, 지역 대학 교수들과 지식인들의 시국선언에에 이어 대학생들과 지역에서 대학을 졸업한 동문들도 시국선언에 나서는 등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경북대 재학생들로 구성된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경북대 학생모임'은 오는 3일 경북대 북문 앞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국선언을 준비한 학생들은 "대구에도 다양한 목소리가 있고 자신의 정치적 목소리를 자신있게 내려는 학생들이 있음을 내보이고 싶었다"면서 "많은 학생들이 어려운 현실로 좌절과 불안함을 겪고 있는데 대부분의 문제들은 사회적으로 해결돼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북대학교, 경일대학교, 계명대학교, 대구대학교, 대구가톨릭대학교, 대구한의대학교, 영남대학교 등 7개 대학의 민주동문회로 구성된 '대구경북지역 대학민주동문(우)회협의회'도 시국선언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2일까지 서명을 받은 뒤 오는 4일 시국선언문과 함께 서명한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약 1000여 명이 시국선언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회는 시국선언문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절반이 지난 현재 민생은 파탄나고 대국 강경책으로 전쟁 위기가 고조됐다"며 "민주주의의 근본이 훼손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퇴진하라"는 내용을 담았다.
앞서 대구경북에서는 경북대학교, 안동대학교, 대구대학교 교수들이 시국선언에 동참했고 교수, 변호사, 의사, 작가 등 396명의 지식인들도 시국선언에 나서는 등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예정이다.
다음은 대구교대 교수들의 시국선언 전문.
대구교육대학교 교수 시국 선언문
"불의하고 불공정하고 무능한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퇴진하라"
우리는 지난 2년 반 동안 윤석열 대통령이 저지른,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을 만큼 참혹하고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참담한 실정을 목도해 왔다. 끝도 없이 밀려오는 절망 속에서 우울함을 감내하며 아무런 희망 없이 살아 왔다. 우리는 예비 초등교사에게 옳은 것만을 가르치기로 다짐했던 초심을 되돌아보며 윤석열 대통령의 무도함과 폭정에 더 이상 눈을 감지도 귀를 막지도 입을 닫지도 않기로 했다.
우리는 서울 이태원의 좁디좁은 골목길에서 살려달라고 외쳤던 시민들의 애타는 부르짖음을 잊을 수 없다. 기본적인 안전 장비도 지급받지 못한 채 상관의 과욕에 사로잡힌 명령을 좇아 성난 강물에 뛰어들었다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 앳된 병사의 얼굴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의 몹시 분하고 노여운 말 한마디가 사건의 진실을 은폐하고 책임자 처벌을 가로막았다는 사실도 소상히 알고 있다.
우리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와 주가 조작 의혹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입버릇처럼 말하던 공정과 상식이 여지없이 무너졌음을 직접 제 몸으로 느끼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국정 농단에 대한 떠도는 말들과 한반도 평화에 털끝만큼도 도움이 되지 않는 군사적 긴장을 가만히 두고 볼 수 없다. 우리는 끝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는 경제 상황 속에서 하루하루의 끼니와 실직을 걱정하는 가장의 깊은 시름과 생존을 위해 첫새벽부터 일자리를 찾아나서는 젊은 청년의 긴 한숨을 외면할 수 없다.
우리는 윤석열 정권의 남은 2년 반을 더 견디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에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좌절을 느낀다. 아직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물러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며 예의이다.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앞뒤 재지 말고 지금 당장 물러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4. 12. 2.
대구교육대학교 시국선언 교수
민천식, 박순영, 윤준채, 이기정, 이영주, 이용일, 이종원, 무기명 5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