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또 촛불을 들고 '윤석열 퇴진'과 '김건희 구속'을 외치고 집회에 이어 거리를 행진했다. 윤석열퇴진경남운동본부가 29일 저녁 창원 한서빌딩 앞 광장에서 '윤석열 퇴진 촛불문화제'를 열고 상남동 분수광장까지 거리행진한 것이다.
경남운동본부는 최근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다. 이날 집회는 노래공연과 발언으로 이어졌다.
대학생 김지현 '윤석열퇴진하면사라질동아리(윤퇴사동)' 대표는 "저는 곧 졸업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그런 제게 졸업이란 설렘이 아닌 두려움으로 다가온다"라고 운을 뗐다.
"새내기 때까지만 해도 대학만 졸업하면 취업을 해 원하는 삶을 꾸려나갈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정작 먼저 졸업한 친구들을 보면서 정말 취업이 쉽지 않구나를 실감했다. 한국에는 일자리가 없으니 해외로 가겠다는 친구, 몇년째 집에 박혀 공무원 준비하는 친구, 전문대를 나와 취업을 했다가 그만두고 다른 공부 하는 친구. 보고 있으면 제 미래 같아 숨이 막힌다.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Z세대가 가장 실업률이 높다고 한다. 가장 열심히 취업 준비를 하는 시기에 가장 실업률이 높은 나라. 이것이 우리나라 현실이다. 최근에는 '그냥 쉼' 청년들의 수가 대폭 증가했다고 한다.
취업을 해도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오래 일하지 못하고, 공무원 준비를 한다고 해서 합격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같은 일을 해도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로 대기업과 임금격차가 있는 사회에서 어떻게 꿈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을까."
김 대표는 "어떤 기성세대들은 높아져 버린 청년 실업률을 보며 청년들이 '게으르기 때문'이라며 문제의 책임을 우리에게 떠넘긴다. 하지만 과연 청년들이 '게을러서' 실업률이 높아진 걸까? 그럴 리가 있겠느냐. 혹여나 남에게 뒤쳐질까 밤을 새는 게 일상이 되어버린 청년들"이라며 "청년 신규 채용 일자리도 역대 최저를 찍은 마당에 탓할 게 없어 청년들을 탓하는 분들을 보며 이제는 더 할 말도 생각나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막상 사회에 나가려니 이대론 미래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답답한 마음이다. 여러분도 저와 같은 마음이실 거라 생각한다"라며 "가만히 있으니 점점 나빠지기만 하는데, 이제는 뭐라도 해야 할 것 같다. 우리가 살아갈 세상을 누군가 대신 바꿔주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이번에 깨달았다. 정치적이라 외면하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중요한 건 '지금처럼은 못 살겠다'는 마음 아닌가 싶다. 윤석열 퇴진을 시작으로, 우리 모두의 삶에 희망이 생겼으면 한다"라고 했다.
"경남 지역 대학생들, 윤석열 퇴진 이야기 늘어나"
이어 마이크를 잡은 피지수 대학생은 "지금 경남 지역에 있는 대학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이야기하는 학생들이 넘쳐나고 있다. 연이어 진행되고 있는 학생들의 시국선언과 대자보가 학생들의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보여주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은 2년 전 취임사에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나라를 재건하겠다'고 말했다. 시작부터 거짓된 정권"이라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민생, 외교, 안보, 경제 그 모든 부분에서 국민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독재정치를 해왔다. 오히려 국민들로부터 나라를 빼앗아간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가장 어이없었던 것은 일본과의 외교에서 보인 윤석열 정권의 태도였다. 윤석열은 독도 영해로 일장기를 꽂은 일본 군함을 들이는 것은 물론 강제징용, 일본군 성노예 문제에 면죄부를 줬다"라며 "그래놓곤 일본과의 화해와 협력을 이야기하는 친일 매국 행세를 보였다. 참을 수가 없었다. 대통령이 실시간으로 나라를 팔아먹는데 가만히 앉아 공부나 할 학생이 어디 있겠느냐"라고 되물었다.
국정농단 의혹의 핵심인 명태균씨 관련해, 그는 "최근 화두에 오른 명태균 게이트 또한 학생들의 분노를 더욱 키우고 있다"라며 "이준석, 김영선, 오세훈, 박완수.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공천 의혹이 드러나고 있다. 제대로 공천개입 수사를 하면 이들은 물론이고 국민의 힘의 절반이 사라진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봤다.
"제가 어제 감자를 좀 깎다가 이 싹이 난 감자가 문득 윤석열 정권을 닮았다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조그만 싹이 난 줄 알았는데 깎다보니 이쪽저쪽 파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결국엔 도려내고 도려내다 못 먹겠다 싶어 통째로 쓰레기통에 넣어버렸다. 반민주, 친일매국, 국정농단. 여기저기 더러운 싹이 자라고 있는 윤석열 정권. 파도파도 모두 도려낼 수 없는 윤석열 정권. 이제 통째로 내다버려야 한다."
그는 "이 쓰레기 정권이 하루빨리 국민들에게 심판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촛불을 밝혀주시기 바란다"라며 "저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청년으로서 진실을 향해 침묵하지 않고 끝까지 목소리 내겠다"라고 했다.
참가자들은 "윤석열 퇴진", "김건희 구속"을 외치며 거리행진했다. 이들이 거리행진하자 지나가던 일부 시민들이 박수를 치거나 호응을 보이기도 했고, 학원에 가던 중학생 무리들이 같이 "파이팅"을 외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