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기사 주요 내용은 1분 30초면 다 읽을 수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경제부와 함께하는 오늘의 경제 뉴스 다섯 가지.[편집자말] |
'변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두고 어제오늘 보도에서 자주 오르내리는 단어입니다. 이런 식입니다.
상법 개정 필요성을 적극 주장해 왔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상법 개정보다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주주보호 원칙을 두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11월 28일 자 연합뉴스)
이사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을 강력하게 주장해 온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상법 개정보다 자본시장법 개정이 더 합리적"이라며 정부 기조에 발을 맞췄다. (11월 28일 자 한국일보)
이 원장은 지난 6월 26일 한국경제인협회·한국상장회사협의회·코스닥협회 세미나에서 "현재 기업지배구조는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 이해 상충에 취약하고, 기업의 성과와 주주 가치가 괴리되기 쉬운 만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지난 7월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상법 개정 입장 유지 여부를 묻는 말에, 이 원장은 "정부 출범 이후부터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중요한 국정과제로 삼고 있는 것은 맞다"며 "개인적으로도 그렇다"는 소신도 밝혔습니다.
이처럼 이 원장은 공식 석상에서 "이사 충실 의무의 대상 확대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심지어 이 원장은 지난 6월 상법상 이사 충실 의무에 주주를 포함하도록 명시하되 배임죄를 폐지하자는 내용의, 일종의 '거래'를 제시한 당사자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 언론에서 '변심'이라 표현할 만하죠.
사실, 상법 개정의 핵심 논리 자체는 대단히 단순합니다. 교과서대로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거든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기관투자자·학계·법조계 인사 109명과 함께 어제 내놓은 "상법 개정 완수하라"는 성명의 이 대목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지금 한국의 자본시장이 활력을 잃고 경제가 신성장 동력을 잃어가는 가장 큰 이유는 너무나 당연한 주식회사의 기본 메커니즘이 돌아가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식회사는 경영자가 전체 주주의 이익을 위해 일하고 주주가 경영자를 감독하는 견제와 균형을 통해 활력을 유지하는 시장경제의 꽃입니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대전제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교과서에서만 존재해 왔습니다.
주주를 위해서도 충실해야 한다고 법에 넣자는 것, '뿐이죠'.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측이 성명에서 상법 개정이 어떻게 기업에 대한 규제냐며 이렇게 물은 것도 그 때문입니다.
헌법에 대통령 직선제를 규정하면 정부에 대한 규제입니까?
이 원장의 앞서 입장 또한 이와 같았습니다. "현재 기업 지배구조가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 이해 상충에 취약하다"거나 "기업의 성과와 주주 가치가 괴리되기 쉽다"는 말, 그의 기본 입장 또한 상법 개정은 '교과서적인 당위'라는 것이었던 거죠.
교과서에만 존재하는 '당위', 이것이 또한 윤석열 정부가 강조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본질이기도 합니다. 주주가 회사를 믿지 못하니 투자에 머뭇거릴 수밖에 없고, 그만큼 기업 가치가 실제보다 낮게 평가될 개연성 또한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 주식 시장으로 뛰어들기 너무 무서워요.
"주주야, 나를 믿니?"
- "네, 이사님."
"투자해, 주주야."
그러면서 양손을 벌리고 뒤로 넘어져도 받아줄 거라고 하던 청년, 정작 몸을 옆으로 빼버립니다. 곧바로 비명 소리가 터져 나오죠. "꺅".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의 '상법 개정 숏츠 영상 공모전' 금상 수상작의 한 장면입니다. 이 원장의 '변심', 그리고 이를 대하는 소액주주들 상황 또한 이렇지 않을까요. 예, 한 마디로 '꺅'입니다.
<오마이뉴스> 경제부가 골라 본 그 외 오늘의 경제뉴스.
오늘 기획재정부 발표 국세 수입 현황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국세 수입이 작년 동기에 비해 11조 7000억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역대 최대 세수 결손을 기록했던 작년 10월보다도 줄어든 것입니다. 주요 원인은 법인세 감소라고 합니다. 작년 동기보다 17조 9000억 원이 덜 걷혔다고 합니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의 친인척 부당 대출 혐의로 '몸살'을 겪는 우리은행이 차기 행장 후보로 정진완(56세)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을 선정했습니다. 행장 후보군 가운데 최연소였다고 하는데요. 정 부행장은 "내부통제의 전면적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합니다. 그 핵심은 형식적이 아닌, 실질적 준법감시 시스템 구축입니다. 그 시스템에 어느 정도 인력을 투입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어제 '뉴진스' 기자회견이 많은 관심을 받았었죠. "29일 자정을 기점으로 어도어와의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것이 골자였는데요. 오늘은 어도어 지배사 하이브 최대 주주 방시혁 의장의 4000억 원 이면 계약 논란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2020년 하이브 상장 과정에서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방 의장에게 4000억 원을 지급했는데, 이에 대한 내용이 전혀 공시가 안 됐다는 것입니다. 여러모로, 하이브, '밸류 다운' 모양새입니다.
골드만삭스가 내년 한국 증시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도 오늘 알려졌습니다. 그 이유를 요약하면 불확실성은 커지는데 수출은 오히려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입니다. 다만 긍정적인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는 변수, 골드만삭스는 이렇게 짚었네요. "개인 투자자들을 위한 환경 개선". 상법 개정을 두고도 적용되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