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플라스틱 협약 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 일정 종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자 "절충안은 없다"며 각국의 환경단체가 연일 회의장 압박에 나서는 모양새다.
옵서버 자격으로 협상을 지켜보고 있는 플뿌리연대(플라스틱문제를뿌리뽑는연대), 그린피스 인터내셔널, 플라스틱 추방연대(BFFP), 국제환경법센터(CIEL), 세계자연기금(WWF) 등은 29일 부산시 해운대구 벡스코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강력한 협약을 성안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할 수 있는 시간이 겨우 36시간밖에 남지 않았다"라며 "방해공작 속에 우호국연합(HAC) 회원국들이 구속력 없는, 아무 의미 없는 협약문에 무기력하게 끌려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자연기금 등에 따르면, 정부 대표단은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포함한 핵심적 조처를 놓고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감축 요구에도 화석연료에서 추출한 1차 폴리머 주요 쟁점에서 뚜렷한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루이스 바야스 발비디에소 INC-5 의장은 이번 결과물의 기초가 될 개정된 협약 초안을 발표해 지지부진한 협상에 속도를 내겠단 입장으로 알려졌다. 이를 설명한 에이릭 린데붸에르그 세계자연기금 글로벌 플라스틱 정책 책임자는 "일부 국가의 지연 전략에 맞서 신속하게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개진된 결과"라고 말했다.
"A Weak Treaty Fails World!"
협상장 밖을 나와 '생산 감축 목표 없는 약한 플라스틱 협약이 전 세계의 위기를 만든다'라는 내용의 손팻말을 든 옵서버 단체들은 결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함께 낸 성명을 통해 "지금 부족한 건 올바른 행동을 실천하는 대표단의 결단력과 2년 전에 전 세계와 약속한 협약을 실현하려는 강한 의지"라고 호소했다.
INC-5 개최국인 한국 등의 중재안 모색 시도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이들 단체는 "타협하거나 달성하기 어려운 만장일치 방식에 지구의 미래를 맡겨서는 안 된다"라고 성토했다.
하루 전에는 지구의 벗, 환경운동연합이 지난 21일 UN 특별보고관이 낸 '플라스틱 오염, 지구와 인권 위협' 의견에 힘을 싣는 행사를 개최했다. 현장에 참석한 굳은 표정의 헤만타 위타나게 지구의벗 인터내셔널 의장은 제대로 된 협약의 성안이 당장 필요하다며 목청을 키웠다. (관련기사:
협상장 밖 "플라스틱 지구·인권 위협" 외침 나온 이유 https://omn.kr/2b681)
이어 그린피스 인터내셔널도 이번 회의에 220명에 달하는 화석연료·석유화학 업계 로비스트가 참여했단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며 대표단이 마지막 협상에서 우선해야 할 문제를 환기했다. 그레이엄 포브스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특정 산업의 이익보다 우리의 건강, 지역 사회, 세계의 생물다양성 및 기후가 먼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