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기사 주요 내용은 1분 30초면 다 읽을 수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경제부와 함께 하는 오늘의 경제뉴스 다섯 가지.[편집자말] |
사실 예상 밖이었습니다. 오늘(28일) 오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렸습니다. 언론들은 급히 '깜짝 인하'라는 제목으로 속보를 날렸습니다. '깜짝'이라는 표현에서 보듯, 당초 시장에선 '금리 동결'을 예측했습니다.
왜냐하면 지난달 금통위의 금리 인하 이후, 이창용 한은총재가 일종의 팁(tip)을 줬거든요. 그는 당시에 "금융통화위원 6명 중 5명이 3개월 뒤에도 기준금리 3.25%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했습니다. 불안한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 등을 감안한 결정이었습니다.
그런데 한 달 보름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요. 이날 금통위가 내놓은 통화정책방향회의 의결문에서 단서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금통위는 "성장 하방 압력이 증대됨에 따라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경기의 하방 리스크(위험)를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썼습니다.
어렵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쉽게 풀면 이렇습니다. 현재 경제 상황이 침체 국면에 들어서고 있으며, 앞으로 이같은 위험이 더 커질 것 같다는 겁니다. 그래서 금리를 내려서, 경기를 살려보겠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이후 경기 지표들이 예상을 크게 밑돌았습니다. 특히 3분기 경제성장률이 0.1%에 그치면서, '성장 쇼크'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한은 원래 0.5% 성장을 예상했는데, 무려 0.4%p나 엇나갔습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여야 할 것 없이 한은의 무능을 질타했고, 이 총재도 고개를 숙였으니까요.
여기에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우리 환율은 1400원대로 직행하면서 요동을 쳤습니다. 국내 소비와 믿었던 수출까지 줄어들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데, 트럼프발 무역전쟁 우려까지 겹친겁니다. 한은 금통위가 고민에 빠졌던 겁니다.
우리 뿐만 아닙니다. 유럽도 최근 경기 침체에 맞춰 금리를 내리는 추세이긴 합니다. 결국 금통위의 '연이은 금리 인하'는 현재 우리 경제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이 어둡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 셈입니다.
이날 '금리 인하'와 함께 더 '깜짝' 발표도 있었습니다. 하나는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수정한 겁니다. 당초 2%대 성장 전망을 1.9% 성장으로 수정했습니다. 성장률 전망치라는 것이 수정을 거치긴 합니다. 하지만 국내 최고의 경제분석 전문가들이 모인 한은의 경제전망 수정은 너무 잦습니다. 내년 우리 경제는 1.9%라도 성장할 수 있을까요?
또 하나는 이 총재의 '총리 기용설'입니다. 최근 국민의힘 일부에서 이 총재의 총리설이 나왔고, 이날 회견에서도 질의가 있었습니다. 이 총재도 질문을 예상한듯, 별도의 쪽지를 꺼내 읽었습니다.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은 만큼 한은 총재로서 맡은 바 현재 업무에 충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사실상 총리 입각을 거부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의 총재 임기는 1년 반 정도 남았습니다.
다음은 <오마이뉴스>경제부가 꼽은 나머지 경제뉴스들입니다.
최근 유동성 위기설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롯데그룹이 28일 임원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최고경영자(CEO) 21명을 교체하고, 임원들도 작년말 대비 13%나 줄였습니다. 임원 규모를 대폭 줄이고, 조직 슬림화로 생산성을 높이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롯데 오너가 3세 신유열 미래성장실장은 부사장으로 승진했습니다. 신 실장은 신동빈 회장의 장남입니다. 직원들은 '역시 오너의 힘'이라는 생각이 들겠군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를 또 질타했습니다. 금감원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불법대출 검사를 진행중인데요. 이 원장이 "현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 재임 시에도 유사한 형태의 불법이 확인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 원장의 작심발언에 우리금융 경영진이 어떻게 화답해야 할까요. 조 행장은 최근 행장 연임도전을 포기했습니다.
소득 양극화라는 말은 이제 고유명사가 될 정돕니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소득은 늘고 있지만, 계층간 소득격차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오늘 통계청이 공개한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25만5000원으로 1년전보다 4.4%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소득 상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54만원3000원으로 6.5% 늘었네요. 하위 계층은 증가율이 더 낮습니다. '약자복지' 내세운 현 정부, 효과는 언제 볼 수 있을까요.
하루에도 몇 통씩 받는 불법스팸 문자에 정부가 이제야 나섰군요. 불법스팸을 보낸 사람의 범죄 수익을 몰수하고,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스팸 발송을 묵인한 이동통신사 등에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합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오늘 이같은 대책을 발표했는데요. 올 상반기에만 불법스팸 신고가 2억1000만건이라고 합니다. 너무 '사후약방문'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