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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 전국언론노조대전세종충남협의회,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등은 28일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시는 보도 시점과 내용의 조정을 요구한 대전시 A국장의 방송법 위반 소지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 전국언론노조대전세종충남협의회,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등은 28일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시는 보도 시점과 내용의 조정을 요구한 대전시 A국장의 방송법 위반 소지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대전지역단체들이 대전시 한 간부의 발언이 방송법 위반 소지가 있다면서 대전시의 언론관을 비판하고 나섰다.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 전국언론노조 대전세종충남협의회,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등은 28일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시는 그릇된 언론관을 드러낸 A국장의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라고 촉구했다.

이들이 문제 삼고 있는 발언은 지난 19일 이장우 대전시장이 옛 대전부청사에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매장을 유치하는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는 기자회견장에서 대전시 A국장이 한 말이다.

당시 A국장은 "오늘 시장님 브리핑 이후에 보도하면 좋겠다고 (KBS 측에) 양해를 구했는데, 저희 실무진 인터뷰를 전화로 녹취한 뒤 음성변조까지 해서 보도한 것에 대해서는 더더욱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라고 발언했다는 것.

이에 앞서 지난 16일 KBS는 대전시가 스타벅스코리아 측과 사실상의 수의계약 형태로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매장을 유치하려는 것은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A국장은 취재기자에게 항의 의사를 표했고, 보도 시점 변경도 요구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KBS가 예정대로 보도하자 공개석상에서 A국장이 유감을 표명했다는 것.

기자회견에 나선 단체들은 방송법 제4조 2항에는 '누구든지 방송편성에 관해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고, 제105조 벌칙 조항에선 '이를 위반해 방송편성에 관해 규제나 간섭을 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밝히고 있다면서 A국장의 발언은 방송법 위반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 비판 보도 자제를 당시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로 요청했던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대법원에서 벌금 1000만 원의 형을 확정받기도 했다면서 단체들은 '이 사례에 비춰보고, 법률전문가의 자문을 받은 결과 A국장의 발언은 방송법 위반 소지가 충분해 고발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대전시의 그릇된 언론관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2년 12월, KBS가 서철모 대전서구청장의 대전광역시체육회장 선거 개입 의혹을 단독 보도하기 약 2시간 전, 대전광역시 홍보담당관 명의로 대전시 출입기자단에 형법 조항까지 근거로 들면서 '대전시와 5개구 체육회장 선거를 앞두고 대전시와 관련된 허위내용을 유포하는 경우 엄중히 대응하겠다'는 문자가 일괄 발송된 일도 있었고, 이장우 대전시장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에 대해 '아주 잘못된 질문'이라는 식의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독자, 시청자를 대신해서 언론은 주권자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권력자가 잘 사용하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헌법 가치에도 부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물론 취재 과정에서 행정 기관의 입장과 배치된 보도에 대해 언론에 정정 내지는 유감을 표할 순 있다. 하지만, 공식 석상에서 대 놓고 방송법을 위반했다고 실토하면서 그 문제점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대전시의 언론관은 참담한 수준이 아닐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전시를 향해 ▲A국장은 방송법 위반 언행에 대해 언론과 시민에 공식 사과할 것 ▲대전시는 향후 이러한 편집권 침해 등 방송법 위반 사례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전문가 협의체 구성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 등을 촉구했다.

아울러 이들은 이러한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A국장을 방송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규탄발언에 나선 김재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언론의 보도와 편성에 관여하는 것은 언론의 기본 기능을 저해하는 매우 심각한 행위다. 더 큰 문제는 대전시가 그러한 행위가 잘못인지조차 인지하고 있지 못하는 것 같은 태도"라면서 "공개적인 브리핑 자리에서 방송국의 보도 시점과 내용을 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을 공개 발언했다는 사실은 정말 큰 충격"이라고 말했다.

대전시 "보도 유예(엠바고) 차원의 권유였을 뿐, 간섭 행위 아니었다"

이러한 주장과 관련, 대전시는 이날 대변인 명의의 입장을 내 "보편적 보도 유예 권고였을 뿐 간섭행위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대전시는 "우선 14일 취재기자에게 보도 일자를 시정 브리핑 이후로 양해를 구한 것은 적극적인 취재 지원 후 보편적인 보도 유예(엠바고) 차원의 권유였고, 제작 리포트를 방송편성에서 제외하기 위한 간섭 행위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또한 19일 A국장의 '유감' 발언과 관련해서는 "사실과 다른 보도에 유감을 표한 것"이라면서 "대전시는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매장 유치에 필요한 '투자심사' 및 '공유재산법' 등 관련 절차와 법률에 대한 검토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언론은 대전시가 사전에 이를 인지하지 못했으며 이미 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보도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식 인터뷰도 아닌 취재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의 음성을 합의 없이 녹취했고, 심지어 음성을 변조하여 보도함으로써 공무원의 명예는 물론, 대전시의 행정 신뢰도를 떨어트리는 보도 형태를 취한 점에 대한 유감을 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전시는 공정한 언론과 보도를 지지하고, 시민 알 권리를 위해 뛰고 있는 언론인들을 존중한다"며 "대전시는 대전 발전을 위해 지역언론과 상생하는 행정의 본분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대전시#대전시간부발언#방송법위반#대전충남민언련#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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