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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위아 직접고용투쟁단은 26일 저녁 현대위아 창원공장 앞에서 '현대위아 자회사 반대 해고투쟁 300일, 동지들과 함께 하는 이유 있는 투쟁문화제'를 열었다.
현대위아 직접고용투쟁단은 26일 저녁 현대위아 창원공장 앞에서 '현대위아 자회사 반대 해고투쟁 300일, 동지들과 함께 하는 이유 있는 투쟁문화제'를 열었다. ⓒ 윤성효
▲ 현대위아 직접고용투쟁단은 26일 저녁 현대위아 창원공장 앞에서 '현대위아 자회사 반대 해고투쟁 300일, 동지들과 함께 하는 이유 있는 투쟁문화제'를 열었다.
현대위아 직접고용투쟁단은 26일 저녁 현대위아 창원공장 앞에서 '현대위아 자회사 반대 해고투쟁 300일, 동지들과 함께 하는 이유 있는 투쟁문화제'를 열었다. ⓒ 윤성효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지치고 힘든 일이 생기겠지만 이미 시작한 투쟁, 마음 독하게 먹고 함께 하는 동지들과 단결하여 반드시 이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강해서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 남아서 강하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 보이겠다."

이는 26일 저녁 경남 창원시 현대위아 창원1공장 앞에서 천환동 조합원이 투쟁 결의를 하며 한 말이다. 현대위아직접고용투쟁단(대표 김진형)은 이날 '현대위아 자회사 반대 해고투쟁 300일, 동지들과 함께 하는 이유 있는 투쟁문화제'를 열었다.

'불법 파견' 지적을 받아온 현대위아는 올해 2월 자회사(테크젠)를 설립했고, 비정규직에게 1000만 원을 주면서 소송 포기의 '부제소동의'를 받았다. 이에 자회사 전환과 부제소동의에 반대한 비정규직 46명이 '현대위아직접고용투쟁단'을 조직해 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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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거의 매일 출근, 중식, 퇴근 시간에 맞춰 공장 앞에서 선전전을 벌이고, 창원지방법원에 원청업체를 상대로 '불법파견 소송(근로자지위확인)'을 제기했다. 현대위아 창원 1‧4공장은 금속법률원, 3공장은 법무법인 믿음에 소송을 맡겼고, 27일이 변론기일이다.

투쟁문화제는 이병조 민주노총 경남본부 부본부장의 사회로, 노동자풍물패와 몸짓패 '세모단' 공연, 발언이 이어졌다. 집회에는 울산, 당진, 부산에서도 노동자들이 연대를 위해 달려왔고, 조형래 전 민주노총 경남본부장과 윤형권 전 금속노조 경남지부 사무국장 등이 투쟁기금을 전하기도 했다.

"많이 응원해 주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김진형 현대위아직접고용투쟁단 대표는 "300일 동안 투쟁해 오면서 외롭다는 생각을 했는데 오늘 보니까 많이 응원해 주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 대표는 "우리는 정규직과 같은 작업복을 입고 같은 식당을 썼으며, 많게는 20년, 적게는 10년 이상 일해 왔다. 매일 불법 파견 현장이었다. 원청의 직접 지시나 간섭으로 일을 했고, 원청 관리자가 없으면 일이 진행되지 않았다"라며 "생산물량 납기일이 다가오면 몸이 아파도 조퇴나 연차를 함부로 쓸 수 없고 눈치를 봤다. 원청의 핍박과 탄압에서 벗어나고자 민주노조 깃발을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회사는 꼼수에 불과하다. 십수 년간 불법을 저질러 온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만든 회사다. 현대위아가 만든 자회사는 스스로 영업이나 개발을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라며 "원청이 어려우면 구조조정, 업체 폐업, 매각으로 노동자 생존권을 위협할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모두가 긴 싸움이라고 걱정이다.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 걱정하지만 승리할 수 있는 싸움이다. 현대에서 십수 년간 저질러 온 불법 파견을 철폐하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현대위아 직접고용투쟁단은 26일 저녁 현대위아 창원공장 앞에서 '현대위아 자회사 반대 해고투쟁 300일, 동지들과 함께 하는 이유 있는 투쟁문화제'를 열었다..
현대위아 직접고용투쟁단은 26일 저녁 현대위아 창원공장 앞에서 '현대위아 자회사 반대 해고투쟁 300일, 동지들과 함께 하는 이유 있는 투쟁문화제'를 열었다.. ⓒ 윤성효

한국지엠(GM)과 오랜 싸움 끝에 대법원 판결로 지난 1일 정규직으로 전환된 배성도 전 위원장은 "연대하는 동지들이 없었다면 저희들도 긴 세월을 버텨내지 못했을 것이다"라며 "자본은 이름만 다를 뿐 비정규직을 발탁 채용이라든지, 회유‧압박하면서 권리 포기를 시키기도 한다. 투쟁 없이 쟁취되는 것은 아니다. 끈질기게 버텨 내어 꼭 승리하기를 바라며 함께 하겠다"라고 말했다.

유홍희 '비정규직 이제그만' 집행위원장은 "싸우지 않으면 우리의 권리는 스스로 찾을 수 없다. 지역과 업종을 넘어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함께 싸워야 한다"라고, 김기연 공공운수노조 건강보험고객센터 부산지회 조합원은 "비정규직 삶은 어디를 가나 똑같다. 우리도 오랫동안 노숙과 단식 투쟁을 해왔다. 우리가 끝까지 연대 응원해서 발 맞추어 높은 산을 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제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조합원은 "10년을 싸웠고 지난 6월까지 비정규직이었다. 판사의 망치 세 번으로 정규직이 되었다. 그런데 소송이라는 게 무조건 승리하는 게 아니었다"라며 "불법 파견에 대해 원청은 직접고용의 책임을 마땅히 져야 하는데 사과 한 마디 없다. 비정규직의 직접 고용 투쟁은 이유가 있다. 너무도 정당하고 올곧은 투쟁이고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김춘택 금속노조 통영거제고성조선하청지회 사무장은 "현대위아 비정규직 동지들은 옳은 길을 가고 있으며 그 길 끝에는 승리가 있다. 함께 힘내서 나가야 하고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라고, 이상규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장은 "자회사는 자본의 꼼수다. 동지들의 정당한 권리를 찾아 올 수 있도록 함께 당당하게 투쟁하자"라고 했다.

 현대위아 직접고용투쟁단은 26일 저녁 현대위아 창원공장 앞에서 '현대위아 자회사 반대 해고투쟁 300일, 동지들과 함께 하는 이유 있는 투쟁문화제'를 열었다.
현대위아 직접고용투쟁단은 26일 저녁 현대위아 창원공장 앞에서 '현대위아 자회사 반대 해고투쟁 300일, 동지들과 함께 하는 이유 있는 투쟁문화제'를 열었다. ⓒ 윤성효

"혼자만 하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현대위아 비정규직으로 있다가 해고된 천환동 조합원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해고된 지 어느덧 300일. 지금의 투쟁에 앞서 많은 시간 고심했고 선뜻 내리기 힘든 결정이었지만 나와 뜻을 함께하는 동지들과 내 가족의 응원에 비정규직 철폐, 직접고용 쟁취를 외치며 우리의 투쟁은 시작되었다"라고 했다.

현대위아 사내하청에 입사해 12년간 일해 왔다고 한 그는 "부제소동의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돌아온 건 해고통지서 뿐이었다"라며 "현대위아의 자회사가 설립되고 전환의 과정에서 부제소동의서를 작성한 사람에게만 자회사로의 입사와 합의금 천만원이 지급된다는 압박을 가해 왔다. 현대위아가 불법파견 문제에 대해 떳떳했다면 부제소동의서는 왜 작성하게 하였겠느냐"라고 했다.

이어 "현대위아 스스로도 불법파견에 대한 리스크가 부담되니 이후에 벌어질 일들을 사전에 해소하고자 부제소동의서를 받는 거라는 생각이 들수 밖에 없었다"라며 "파견법에 따르면 2년을 초과한 근로자에겐 직접고용의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자회사라는 꼼수를 이용해 법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 현대위아는 더 이상 법을 피하지 말고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생계투쟁하고 있는 그는 "얼마의 기간이 걸릴지 모르는 이 싸움에서 어떤 역할을 맡는것이 더 적절하고 또 책임감을 가지고 임할 수 있을지 고민해 왔고 고민 끝에 투쟁지원조로써 투쟁기금을 조성하고 투쟁조와 소통하며 투쟁단과 함께 지금 이 길을 걷고 있다"라고 했다.

불법파견 소송을 대리한 박미혜 변호사는 "저는 '투쟁'이 아니라 '이긴다'는 구호로 인사를 하겠다"라며 "굉장히 마음이 무겁다. 좋은 결과를 드려야 한다는 압박감이 상당하다. 오늘 와서 보니 혼자만 하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힘이 난다"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어떤 공장에서, 누구를 위해 제품을 만들었다면 대답은 명확하다. 그것을 판결문에 담아야 한다. 그것이 상식이고 정의다. 판사한테서 그 말을 듣기 위해 많은 시간을 준비해야 한다는 현실이 서글프다"라며 "연대하는 노동자가 있어야 소송에서도 이기고, 마지막에 법원 판결로 나타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김은형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정규직, 비정규직 딱지를 붙여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 모든 사람은 존엄이 있는 존재이고, 노동은 존귀하다. 노동자의 이름 앞에 더이상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이 붙어서는 안된다. 인간에게 비정규직이란 없다"라며 "'이유 있는 투쟁문화제'인데, 우리의 투쟁은 이길 수 밖에 없는, 이유 있는 문화제이다"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노동자 투쟁은 반드시 이겨 왔던 역사이고, 힘들고 어렵지만 동지들과 연대를 하기에 이길 수 밖에 없으며, 직접 고용되는 그 날까지 꺽이지 않는 열망과 투쟁이 있기에 승리할 것이라 확신한다"라며 "지금은 집으로 돌아갈 때 발걸음이 무겁지만, 연대를 통해 승리한 뒤 보고대회를 여는 그 날까지 함께하겠다"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동지가", "연대투쟁가"를 팔뚝질과 하며 같이 부르며 문화제를 마무리 했다.

 현대위아 직접고용투쟁단은 26일 저녁 현대위아 창원공장 앞에서 '현대위아 자회사 반대 해고투쟁 300일, 동지들과 함께 하는 이유 있는 투쟁문화제'를 열었다.
현대위아 직접고용투쟁단은 26일 저녁 현대위아 창원공장 앞에서 '현대위아 자회사 반대 해고투쟁 300일, 동지들과 함께 하는 이유 있는 투쟁문화제'를 열었다. ⓒ 윤성효

 현대위아 직접고용투쟁단은 26일 저녁 현대위아 창원공장 앞에서 '현대위아 자회사 반대 해고투쟁 300일, 동지들과 함께 하는 이유 있는 투쟁문화제'를 열었다.
현대위아 직접고용투쟁단은 26일 저녁 현대위아 창원공장 앞에서 '현대위아 자회사 반대 해고투쟁 300일, 동지들과 함께 하는 이유 있는 투쟁문화제'를 열었다. ⓒ 윤성효

 현대위아 직접고용투쟁단은 26일 저녁 현대위아 창원공장 앞에서 '현대위아 자회사 반대 해고투쟁 300일, 동지들과 함께 하는 이유 있는 투쟁문화제'를 열었다.
현대위아 직접고용투쟁단은 26일 저녁 현대위아 창원공장 앞에서 '현대위아 자회사 반대 해고투쟁 300일, 동지들과 함께 하는 이유 있는 투쟁문화제'를 열었다. ⓒ 윤성효

 현대위아 직접고용투쟁단은 26일 저녁 현대위아 창원공장 앞에서 '현대위아 자회사 반대 해고투쟁 300일, 동지들과 함께 하는 이유 있는 투쟁문화제'를 열었다.
현대위아 직접고용투쟁단은 26일 저녁 현대위아 창원공장 앞에서 '현대위아 자회사 반대 해고투쟁 300일, 동지들과 함께 하는 이유 있는 투쟁문화제'를 열었다. ⓒ 윤성효

 현대위아 창원1공장.
현대위아 창원1공장. ⓒ 윤성효

#현대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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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효 (cjnews) 내방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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