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우성이 모델 문가비가 비혼 출산한 아들의 친부라는 사실이 알려진 뒤로 온라인에서 결혼·출산과 관련된 다양한 토론이 오가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이 사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기다립니다.[편집자말] |
배우 정우성이 모델 문가비가 비혼 출산한 아들의 친부인 사실이 공개됐다. 문가비는 2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출산 소식을 알렸고, 24일 정우성의 소속사 아티스트 컴퍼니는 문가비의 아이가 정우성의 친자가 맞다고 밝혔다.
소속사를 통해 전해진 정우성의 공식 입장은 다음과 같다.
"아이의 양육방식에 대하여 최선의 방향으로 논의 중이며 아버지로서 아이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
결혼은 안 하지만 태어난 아이는 책임진다는 입장을 두고 대중들은 저마다 다르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찬반 여론이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일각에선 성별 갈등 조짐까지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일부 남성들 사이에선 '정우성론'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친자는 책임지지만 결혼은 하지 않겠다는 정우성의 태도를 빗대어 만들어진 용어로, 그의 결정을 옹호하는 뉘앙스가 담겨 있다.
필자가 봤을 때 정우성의 선택은 결혼과 출산에 대한 기존의 관념들을 향한 파격적인 도전과도 같다. 보수적인 기존 한국 사회 안에서의 출산은 결혼이 필수 전제처럼 여겨져 왔던 게 사실이다.
이 문제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정우성과 문가비 양측 모두 각자 입장에서의 결정권이 있다. 보도로 다 드러나지 않은 속사정과 배경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존중돼야 한다. 아이의 안정된 성장을 위해서라도 너무 쉽게 비난의 화살을 쏴서는 안 될 일이다.
우리 사회의 논의가 향해야 할 곳
언론 보도를 보면 OECD 주요국의 혼인 외 출생률은 평균 40% 정도라고 한다. 반면 통계청 '2023 출생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혼인 외 출생자는 1만 900명으로 전체 출생아 23만 명 가운데 4.7%를 차지했다. 2023년 출생아 100명 중 5명 정도가 결혼이라는 법적 제도의 테두리 밖에서 태어난 것이다.
OECD 주요국에 비하면 미미한 수치이지만 이마저도 과거에 비하면 늘었다. 10년 전인 2013년엔 2.1%였으니 두 배 넘기 증가한 셈이다. 게다가 혼인 외 출생아가 1만 명을 넘은 건 지난해가 처음이라고 한다.
정우성론 등 비혼 출산을 둘러싼 사회적 토론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다.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던 '결혼=출산' 공식에 금이 가고 있다.
분명한 건, 이런 식으로 기존의 틀을 깨는 출산들이 계속 등장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필자는 사회 변화의 흐름 속에서 열린 태도로 공론장에 참여하고 싶다. 해당 배우를 두둔하자는 게 아니다. 시대의 큰 흐름을 놓치지 말자는 뜻이다.
개인으로서의 선택권과 아이의 행복권 모두 지킬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만약 그가 혹시라도 공식 석상에서 입장을 밝히게 된다면 충분히 고민하고 신중하게 발언해주면 좋겠다. 그 역시 시대의 흐름과 팬들의 기대를 고려해 고르고 고른 말로 나서주기를 팬으로서 진심으로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 얼룩소, 블로그, 페북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