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명태균 녹음파일 "윤석열이 안철수랑 단일화 안 하려고... 머리가 짱구들"
|
ⓒ 소중한 |
관련영상보기
|
명태균씨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을 직접적으로 알고 있으며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에 개입한 정황이 담긴 통화 녹음파일이 추가로 나왔다. 그간 안 의원은 여러 차례 명씨를 모른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왔다.
25일 공개된 명씨와 강혜경씨의 통화 녹음파일 3개에 따르면, 명씨가 강씨에게 안 의원에 대해 언급한 대목이 담겼다. 먼저 20대 대선을 한 달 남겨둔 2022년 2월 13일 명씨는 강씨에게 전화를 걸어 "윤석열이가 단일화 안 하려 하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일화 안 한다고. (그래도) 이긴다고. 사람이 돌았네. 안철수하고 단일화를 해버리면 (유권자들이) 민주당이 졌다고 (생각해) 사표가 생겨서 확실하게 이기는데 그쵸?"라면서 "안철수가 얻는 그 표만 계산하고 있네요. 머리가 짱구들이라서"라고 덧붙였다. 명씨는 강씨에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안철수하고 지금 윤석열하고 단일화 여론조사 돌리면 윤석열이가 이기죠? 이재명이하고 안철수하고는 안철수가 이기죠?"라고 물어보기도 했다.
명씨는 그간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자신이 두 후보의 단일화 과정에서 역할을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명씨 "오늘 안철수 만나러 가거든, 마누라도"
한편 안철수 의원은 지난 2022년 12월 17일 김영선 국회의원 사무소를 찾아 '윤석열 정부의 시대정신과 국정과제'라는 제목으로 '청년·여성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가 열리기 전날인 2022년 12월 16일 명씨는 강씨에게 전화를 걸어 현수막 시안 수정을 지시하기도 했다. 명씨는 "국민의힘(로고)은 맨 우측 상단이나 좌측 상단에 들어가야지"라면서 "(현수막에) 청년·여성은 어디갔어? 그걸 왜 빼냐고. 그걸 문구 그대로 수용하기로 했는데. (중략) 청년·여성을 넣기로 하고"라고 말한다.
명씨는 "안철수의 이미지에 맞는 청년. 안철수도 이미지를 만들어줘야 되잖아"라면서 "안철수를 만들어주고 김영선이 뭘 받을 거 아니야? 그럼 이 현수막에 뭐라고 돼 있어야 돼?"라고 채근했다.
이어 "안철수가 10년 전에 청년 콘서트로, 청춘 콘서트로 전국의 인기를 다 끌었잖아. 이 강연이 (원래는 진행이) 안 되는 걸 억지로 강연을 만든 거잖아. 이미지 만들어주려고"라고 주장했다. 실제 다음날 간담회 현수막엔 명씨가 지시한 문구 등이 담겨 있었다.
몇 달 뒤인 2023년 3월 3일 명씨는 강씨에게 자신이 안 의원을 만나러 간다고 말하기도 했다. 명씨는 "오늘 안철수 만나러 가거든, 내가. 마누라 하고"라면서 "안철수 만나는데 김영선 자기 입지 좀 세워주려고 하는 건데, 자기(김영선)는 안철수 마누라를 만나보고 싶어 죽을라 카대?"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김영선 의원 보좌관)는 이제 인사시켜줘야 김□□(국민의힘 국회의원)하고 일을 할 수 있게끔 해주고 그러면은 △△△(김영선 의원 보좌관)하고 ○○○가 운전하고 가면 되겠네"라고 전한다. 명씨는 비행기를 타고 일정을 소화하려는 김영선 의원에게 강씨를 통해 당일 일정이 없으면 보좌관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올라가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 통화가 이뤄지기 전날인 2023년 3월 2일 안 의원은 당대표 선거를 위한 서울·인천·경기 합동연설회를 치렀다.
명씨는 안 의원이 지난 9월 "명태는 알아도 '명태균'은 모른다"는 입장을 내자, 페이스북 계정에 안 의원과 촬영한 사진과 더불어 "나를 잊으셨나요"라고 올린 바 있다.
안 의원은 지난 23일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입장을 뒤집고 '특검법 수사 대상이 된 정치 브로커 명씨의 도움을 받은 적 있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명씨는 항상 내 반대편에서 날 방해한 사람이다. 나는 수혜자가 아닌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의 발언은 지난 2022년 대통령 선거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단일화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안 의원 자신이 아닌 윤석열·오세훈 후보로 단일화가 됐음을 상기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위 녹음파일은 지난 24일 JTBC에서 보도한 바 있다. 이 보도 후 안 의원은 "명씨가 제3자(강씨)와의 통화에서 저를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저를 명씨와 연관 지으려는 것은 어떤 의도인지 이해할 수 없다"라며 "핵심은 명씨가 개입된 공천개입, 여론조작, 정치자금법 위반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