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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26 09:37최종 업데이트 24.11.26 13:54

청소년 공정무역 교육, 전환이 필요하다

2000년대 초반 한국에 공정무역이 시작된 이후 다양한 공정무역단체들과 공정무역마을 활동가들이 공정무역 교육을 진행해 왔다. 특히 공정무역 강사 양성과정을 이수한 활동가들이 학교에 찾아가 수업을 진행해 왔다. 1시간에서 4시간 정도의 교육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공정무역에 대한 기초적인 내용을 배운다. 한국과 달리 공정무역이 대중화되어 있는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청소년들이 공정무역을 통해 글로벌 시민 의식을 함양하고 윤리적 소비 실천을 장려하기 위해 청소년 주도적인 수업 방식을 운영한다.

변화의 주체로 성장하는 독일의 청소년 공정무역 교육

독일은 2024년 현재 963개로 전 세계에서 가장 공정무역학교(Fair trade Schools)가 많은 나라다. 청소년, 학부모, 그리고 교사의 공정무역 인식확산을 위해 공정무역학교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학교가 공정무역 교육의 장이 되며 이 과정에 또래 학습과 드라마, 춤 등 창의적인 활동이 포함되어 있어 학생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

질문을 통해 주된 학습이 이루어진다. 학생들은 각 제품이 어디에서 왔는지,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지를 탐구한다.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지속가능한 소비의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든 공정무역 교육과 캠페인에 '재미'를 고려한다는 것이다.

2024년 남아공 국제공정무역마을컨퍼런스 Schools Campaign 세션  독일과 남아공의 사례
2024년 남아공 국제공정무역마을컨퍼런스 Schools Campaign 세션 독일과 남아공의 사례 ⓒ 고태경 한국공정무역마을위원회 위원장

자매도시 결연을 통한 청소년 공정무역 교육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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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노미마르크트(Neumarkt)와 남아공 드라켄슈타인(Drakenstein)은 자매도시 결연을 통해 청소년 공정무역 교육을 함께 발전시켜 왔다. 두 나라의 교육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공정무역을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학생들은 공정무역의 기본 원칙과 의미를 배우면서 인식을 높인다. 이후 직접 캠페인에 참여하고 친구들과 아이디어를 나누는 활동을 통해 실천적 경험을 쌓는다. 나아가 다른 학교나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직접 교육을 진행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활동에 참여하면서 변화의 주체로 성장한다.

독일과 남아공의 공정무역 교육에서 주목할 만한 또 하나의 특징은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인증식이다. 공정무역 학교로 지정되는 순간은 단순한 수상이 아닌 지역사회의 축제가 된다. 학교가 공정무역 인증을 받을 때,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시장과 국회의원, 언론인 등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이러한 행사를 통해 학교의 공정무역 활동이 널리 알려지고, 지역사회 전체가 공정무역의 가치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된다.

서서히 늘고 있는 한국의 공정무역학교

한국공정무역마을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는 6개의 공정무역학교가 있다. 현재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강연이나 집체교육 위주로 공정무역을 가르치고 있어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내기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화성시 청림중학교의 공정무역 교육은 주목할 만하다. 청림중학교는 일방적인 강의식 교육에서 벗어나 동아리 활동과 캠페인을 중심으로 공정무역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교내 축제에서 공정무역 제품 판매 부스를 운영하고, 지역행사에 참여해 시민들에게 공정무역의 의미를 알리는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학부모와 교사가 함께하는 선진지 탐방 프로그램으로 공정무역 현장을 직접 체험하기도 한다.

2024년 청림중학교 공정무역 캠페인 교내 축제에서 공정무역 캠페인
2024년 청림중학교 공정무역 캠페인교내 축제에서 공정무역 캠페인 ⓒ 화성공정무역마을협동조합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상임위원회에 속한 신미숙 도의원은 경기도 청소년 공정무역 교육 확대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경기도는 2017년 '공정무역 지원 및 육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서의 공정무역 교육은 매우 제한적"이라며, "공정무역 교육은 단순한 윤리적 소비를 넘어 청소년들의 글로벌 시민의식을 함양하는 핵심으로 정규 교육과정에 공정무역이 필요하다고 하며, 동아리 활성화 및 교사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미숙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위원
신미숙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위원 ⓒ 신미숙 경기도의원

청소년 공정무역 교육 확대를 위한 제언

청소년 공정무역 교육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우선 정규 교과 과정에 통합되어야 한다. 공정무역 교육은 단순한 경제 개념을 넘어 지속가능성과 윤리적 소비의 중요성을 다룬다. 이를 위해 정규 교과 과정에 공정무역 관련 내용을 포함하고, 교사들에게도 적합한 교육 자료와 지도서를 제공해야 한다.

공정무역의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어야 한다. 학생들 스스로 공정무역 동아리를 꾸려가고 캠페인을 기획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협력하여 공정무역 관련 행사를 기획하고, 학생들이 지역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주체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동아리 지도 교사와 지역 활동가들의 역량 강화 및 인식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한편,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교육 방식도 도입되어야 한다. 청소년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SNS 플랫폼을 활용해 스스로 공정무역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공정무역에 대한 관심을 끌어낼 수 있다.

청소년이 만들어가는 공정한 미래는 지속가능한 미래 위한 열쇠

청소년 공정무역 교육은 단순히 소비 습관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다. 이는 청소년들이 사회적 책임감을 갖춘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돕고, 더 나아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중요한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와 교육계, 지역사회가 협력하여 공정무역 교육을 더욱 체계적으로 발전시킨다면, 청소년들이 공정무역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움직임이 될 것이다. 공정무역 교육은 청소년들이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드는 데 기초가 되는 필수 요소이다. 이를 위해 모두가 협력하고 투자한다면, 우리의 다음 세대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갈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라이프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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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태경 (nada0707) 내방

한국공정무역마을위원회 위원장. 공정무역 도시, 대학, 학교, 기업,기관, 종교기관을 대상으로 공정무역마을운동 교육 및 캠페인 활동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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