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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오후 1시 30분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 직후 명태균씨와의 관계를 묻는 <오마이뉴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오후 1시 30분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 직후 명태균씨와의 관계를 묻는 <오마이뉴스>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복건우

지난 2022년 3월 서울 서초갑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태균씨가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담긴 통화 녹음파일이 추가로 공개됐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당시 서초갑 경선 후보로 나선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 남편의 법무법인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가 2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대가로 조 의원이 공천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조 의원은 "허무맹랑한 소설"이라고 부인했다.

명태균 "문제 되면 후보한테... 조은희인데"

민주당은 지난 24일 명씨가 당시 경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서초갑 책임당원들의 안심번호 명단을 확보해 비공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는 정황 등이 담긴 녹음파일 5개를 공보국을 통해 공개했다.

녹음파일에 따르면 명씨는 서울 서초갑 후보자 경선(2022년 2월 10일) 이틀 전인 2022년 2월 8일 오후 2시 5분경 강혜경씨와 통화하며 "설문지 내용 수정해야 됩니다. (중략) 만약 결선투표 가면 조은희하고 이혜훈, 고렇게 했을 때 누굴 지지하느냐 고 문항을 하나 더 집어넣고요"라며 경선 관련 여론조사 문항을 추가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강씨가 "나중에 문제가 됐을 경우에 선관위에서 이 가상번호 누구한테 받았나라고 아마 확인이 되면 우리는 이제 후보한테 받았다라고 얘기를 하는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은 정식적인 통로로 이제 후보가 우리한테 의뢰를 해서 우리가 진행을 하는 걸로 이렇게 돼야 돼서"라고 우려하자, 명씨는 "그거는 나중에 만들면 되잖아. 문제가 되면. 후보한테 쓰라 카면 되지 그 조은희인데"라고 답했다.





여론조사 비용을 두고도 강씨는 "이게 문제가 됐을 경우에 후보자가 의뢰를 했을 때 우리가 비용이 있잖아요. 이게 법인 통장으로 들어와야 되고 문제가 되고 난 후에 이게 돈이 들어왔다 나왔다 하는 게 보이면 뒤늦게 이제 진행이 됐다라고 볼 수도 있어서 (...) 조사가 이제 끝나고 보고서가 넘어간 시점에서 바로 통장으로 돈이 들어오든지"라고 우려를 나타냈고, 명씨는 "그러니까 그건 내가 해줄게요"라고 답했다.

명씨는 2022년 2월 8일 밤 10시 5분경에도 강씨와 통화하며 "내일 그 서초 (여론조사) 거는 그냥 안 하는 걸로 하고. 오늘 한 거는 마무리 지어. 당에서 전화가 와서 여론조사 돌리느냐, 나중에 문제가 된다, 전화가 왔대. 그래서 오늘 것만 정리하면 됩니다"라고 말했다. 강씨는 다음 날(2022년 2월 9일) 오전 11시 15분경 명씨와 통화하며 "대표님 그 뭐지. 로데이터(원본 데이터) 텔레그램으로 드렸습니다. 확인해 주세요"라고 보고했다.

국민의힘 강세 지역인 서울 서초갑은 2021년 8월 당시 윤희숙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공석이 됐다. 국민의힘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회는 2022년 2월 서초갑 지역에 조 의원을 비롯해 이혜훈 전 의원, 정미경 최고위원, 전희경 전 의원, 전옥현 전 위원장 총 5명의 경선 후보자를 발표한 바 있다.

조은희 "최은순 변호에 남편 관여 안 해"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1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창원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1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창원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민주당은 앞선 녹음파일들이 "2022년 2월 서초갑 경선 때 '조은희를 위한 조사'를 명씨가 맡은 정황"을 보여준다며 "조 의원이 명씨에게 당원 명부를 불법 유출하고 불법 조사를 의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조 의원과 명씨가 "녹취에 따르면 2020년 말이나 2021년 초부터 교류"했을 것으로 추정하며 "조 의원 남편(남영찬 변호사, 법무법인 클라스 대표변호사)이 최은순씨(윤 대통령 장모) 2심(요양급여 부정수급 재판)에 관여하는 과정에서 명씨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최씨 2심 재판과 조 의원 공천 과정을 한데 정리한 타임라인을 제시하며 관련 의혹을 부각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지난 2021년 9월 법무법인 클라스가 최씨 재판 선임계를 냈고 최씨는 이후 2022년 1월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한편 조 의원은 2021년 10월 서초구청장에서 사퇴한 뒤 2022년 2월 공천이 확정됐다.

최씨는 의료기관 개설 자격이 없음에도 동업자 3명과 영리 목적으로 요양병원을 개설·운영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2013년 5월~2015년 5월 요양급여 약 23억 원을 부정 수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21년 7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최씨는 이후 2022년 1월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같은 해 12월 대법원이 2심 판단을 유지하면서 무죄를 최종 확정받았다. (관련 기사: 최은순, '부정요양급여' 행정소송 각하... 23억 안 돌려줘도 된다)

앞서 민주당은 명씨가 2022년 6월 지인과 통화하며 조 의원이 자신을 "영남 황태자"라고 칭했다는 내용의 녹음파일을 공개한 바 있다. 명씨는 이 통화에서 조 의원이 자신에게 "저 조은희도 만들어 주셨고, 김영선도 만들었으니까, 이제 우리 명 대표님은 영남의 황태자십니다"라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조 의원은 지난 14일 국회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영남 황태자' 발언에 대해 "그런 말은 제 용어가 아니"라면서 명씨와 관련성을 부인했다. 다만 명씨와 통화 여부에 대해선 "통화 기록을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확답하지 않았다. (관련 기사: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조 의원은 이번 민주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도 "허무맹랑한 소설"이라고 반박했다. 조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김건희 여사 모친 관련 제 남편 남영찬 변호사가 법무법인 클라스 공동대표 중 1인이었던 것은 맞으나, 최은순 2심 재판은 클라스 소속 다른 변호사가 독자적으로 수임해 변호했으며 남편은 그 사건의 수임이나 변호에 관여한 적이 전혀 없고 명태균 사장이 그 사건 수임에 역할을 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어 "2022년 2월 8일 명태균 사장이 전화 와서 ARS(자동응답시스템) 조사를 돌려서 추세를 알아보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라며 "이에 제가 '내일 모레 경선인데 지금 추세를 알아보는 것이 무슨 의미냐'며 거절했다. 8일 조사하면 다음날 결과가 나올 텐데 경선은 10일 치러지기 때문에 조사의 실익이 없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명태균#조은희#서초갑#국민의힘#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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