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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학교에서 제일 기다려지는 시간이 점심시간이란다. 처음엔 그 말을 듣고 배부르게 밥도 먹고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놀 수 있으니 좋아서 그런가 보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제 자신이 나서야 할 때가 왔다는 듯이 집에 오면 급식에서 나온 메뉴를 저녁 반찬으로 직접 만들어보려 했다.
"도토리묵이 맛있던데 지난 가을에 내가 주워 온 도토리 다 어디 있지?"라고 말하며 냉장고를 뒤지기도 하고 "오늘 나온 수제비에 들어간 감자가 스르르 부서지는데 정말 맛있더라. 감자랑 밀가루는 집에 많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할 수 없이 우리 집 저녁은 점심 급식 메뉴와 같아졌다. 그러나 같은 음식을 만들어도 학교에서 먹은 게 더 맛있다고 했다. 아이가 늘 칭찬을 하니 나도 학교 급식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학부모 모니터링 활동에 기반한 경기도 학교급식 서포터즈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학부모로 급식 활동에 참여해 보니

▲학교급식 서포터즈 활동2024 경기도 학부모 학교급식 서포터즈 활동 중 부추와 양파를 검수하는 모습 ⓒ 김은진
학교급식 모닝터링활동은 식자재 검수와 시식을 해보는 일이다. 식자재 검수에 참여하길 원하면 학교에 미리 신청하고 조리복과 소독된 신발을 신고 조리실에 출입하게 된다.
오전 7시 30분이면 학교로 식품이 배달되기 시작한다. 이것을 학부모와 조리사, 영양사가 함께 검수했다.
가장 먼저 야채와 과일의 신선도와 온도, 원산지, 포장 상태, 무게 확인, 친환경, GAP농산물 인증이 있는지 확인한다. 축산물의 경우 등급과 온도를 체크하고 포장을 열어 기름기가 많지는 않은지 색깔은 괜찮은지 살펴보았다. 계란도 온도와 등급을 확인했다.
몇 번의 검수를 해보았는데 학교로 공급되는 식자재가 훌륭해서 믿음이 갔다. 그래도 항상 더 꼼꼼하게 확인해야 될 것이 있다. 바로 무르기 쉬운 과일과 야채다. 무나 고구마, 양파 같은 경우는 칼로 잘라서 안을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하고 부추나 시금치는 단을 풀어 속 안까지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감귤은 박스에서 꺼내 상한 것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신선도가 떨어지는 경우 즉시 반품시켜서 배식에 차질이 없도록 바로 교환했다.
식자재 검수도 해보고 직접 시식도 해보았다. 학교급식은 재료가 훌륭했고 영양면에서도 부족함이 없었다. 게다가 '얼굴 반찬'이라는 말이 있듯이 친구들과 학교에서 먹다 보니 웃으면서 즐겁게 먹을 수 있어서 더 맛있다는 결론이 서게 되었다.
학교 급식에는 '마음 반찬'도 가득해
그간 학부모로서 학교급식을 경험해 보니 재료와 맛만 좋은 게 아니라 마음이 더 훌륭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식자재는 대부분 친환경 우리 농산물이 쓰인다. 우리 아이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공급하고 우리나라 농업이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농촌과 도시가 서로 돕고 있었다. 급식에는 우리 농산물을 지켜서 좋은 먹거리를 아이들에게 제공하겠다는 농·축산업과 어업을 하시는 분들의 땀과 노력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또한 경기도는 2012년부터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시작으로 빠르게 중고등학교가 무상급식으로 전환했다. 학부모로서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의 아이들이 혹시라도 위축될지 모르는 마음까지 배려하는 정책을 눈으로 확인하는 일이 보람 있었다.
선별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했다면 점심시간에 자신의 경제 상황이 드러나 속상해 하는 학생들이 있었을 테지만 모두 공평하고 푸짐하게 식사를 할 수 있으니 마음에 그늘이 지는 아이는 없을 것이다.
이런 열린 마음과 배려가 학교급식을 더 맛있게 하고 여기에 영양사와 조리사분들의 손맛까지 듬뿍 더해져 학생들이 즐겁게 식사하는 것 같았다.
국민이 낸 세금이지만 바르고 올바른 방향으로 쓰여 학생들이 혜택을 보고 학부모도 만족하니 급식에는 '마음 반찬'이 가득한 것으로 보였다.
향긋한 꽃차와 함께 한 경기도 학교급식 서포터즈 활동

▲22일, 경기도 교육청 남부청사에서 강연 중인 임경숙 다도 강사보라색 당아욱꽃차, 청색의 태국 버터플라이피, 주황색 황화코스모스, 노란색 메리골드, 붉은색 백년초 열매, 연한 노란색의 목련꽃 차 등을 시음하며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차에 대해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 김은진
22일, 경기도교육청 18층 라운지에서 꽃차를 마시며 경기도 학부모 학교급식 서포터즈단이 만났다. 31개 시군에서 모여서 멀리서 오신 분들도 많이 계셨다.
임경숙 다도 강사가 초대되어 다양한 차를 선보였다. 보라색 당아욱꽃차, 청색의 태국 버터플라이피, 주황색 황화코스모스, 노란색 메리골드, 붉은색 백년초 열매, 연한 노란색의 목련꽃 차 등이 준비되어 있었다. 따뜻한 차의 빛깔이 무척 아름다웠고 맛과 효능도 달랐다.
차를 마시면서 구연희 경기도교육청 급식정책전문관과 학교급식 서포터즈 활동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바람직한 방향과 문제가 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질문도 했다. 교육 예산이 줄어든 가운데 내년 급식 예산은 줄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안심이 되었다.
설명회가 끝나고 학부모들이 함께 고추장 만들기도 해보았다. 고춧가루와 메주콩, 조청과 육수를 섞으면 됐다. 소량을 만드는 것이라 참 간단하게 만들 수 있었다. 전통을 지키는 것을 너무 어렵고 힘든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이런 급식 서포터즈 활동에 학생과 학부모들이 많이 참여해서 우리 먹거리에 대해서 알아가는 시간을 더 자주 가지면 좋을 것 같았다. 집으로 돌아와 꽃차도 마시고 고추장도 만들었다고 하니 아이가 말했다.
"학교 급식서포터즈 학생도 참여하면 안 돼? 엄마 보니까 재미있을 것 같아."
아마도 내년에는 학교 급식을 지키는 일을 아이와 함께 하게 될 것 같다.

▲22일, 경기도 교육청 남부청사 18층 라운지에서 다양한 꽃차 시음 중비염과 감기에 좋다는 목련꽃 차가 따뜻하게 준비되어 있는 모습 ⓒ 김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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