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맷 게이츠 미국 법무부 장관 지명자 성매수 의혹을 보도하는 ABC 뉴스 ⓒ ABC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한 맷 게이츠 전 하원의원이 과거 성매수 의혹에 자진 사퇴했다.
게이츠 전 의원은 21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내 법무장관 인준이 트럼프·밴스 정권 인수의 중요한 과업에 불공평하게 방해가 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라며 후보직 사퇴를 발표했다.
공화당서도 반대... 상원 인준 어렵다고 판단
그는 "정치권의 실랑이를 오래 끌면서 불필요하게 낭비할 시간이 없다"라며 "그래서 나는 법무장관 후보직에서 내 이름을 철회하겠다. 트럼프의 법무부는 취임 첫날부터 자리 잡고 준비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트럼프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대통령이 되도록 전적으로 헌신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나를 법무장관으로 지명한 것을 일생의 영광으로 여기며 그가 미국을 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대표적인 '충성파'로 꼽히는 게이츠 전 의원은 '사법부의 무기화'를 종식하겠다며 트럼프 당선인을 기소한 바이든 정부의 법무부를 구조조정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과거 미성년자 성매수와 마약 남용 의혹 등이 제기되며 논란이 불거졌다. 또한 트럼프 반대파 숙청에 나서면서 당내 분란을 일으켜 공화당에서도 그를 찬성하지 않는 의원들이 많아 상원 인준을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게이츠 전 의원은 전날까지만 해도 연방 상원의원인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의회를 찾아가 법무장관 인준 권한을 가진 상원의 공화당 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트럼프 당선인도 공화당 의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돌려 게이츠 전 의원의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는 게이츠 전 의원이 인준에 필요한 지지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서 끝내 사퇴했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내년 1월 출범할 제119회 미 상원이 공화당 53석, 민주당 47석인 상황에서 공화당 의원 4명만 이탈해도 인준이 불가능한데 리사 머카우스키(알래스카), 수잰 콜린스(메인), 미치 매코널(켄터키), 존 커티스(유타) 등 최소 4명이 게이츠 전 의원을 강하게 반대했다.
CNN방송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이 이날 게이츠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상원에서 인준에 필요한 표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고, 게이츠 전 의원이 신속하게 사퇴를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다른 후보들도 논란 많아... 시험대 오른 트럼프

▲미국 법무부 장관 지명자 맷 게이츠 후보자 사퇴를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 뉴욕타임스
트럼프 당선인은 성명을 통해 "게이츠가 법무장관 인준을 위해 기울인 최근의 노력에 깊이 감사한다. 그는 매우 잘했지만 그가 존경하는 행정부에 부담이 되길 원치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멋진 미래가 있는 그가 앞으로 해낼 위대한 일들을 기대한다"라고 격려했다.
NYT는 게이츠 전 의원의 사퇴가 "트럼프 당선인의 첫 번째 큰 정치적 좌절"이라면서 논란이 된 다른 장관 후보들도 인준이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AP통신도 "트럼프 당선인이 공화당 의원들의 저항에 직면할 수 있음을 보여준 첫 번째 신호"라면서 "다음 시험대는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한 피트 헤그세스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방부 장관 지명자인 헤그세스도 과거 성 비위 의혹에 휘말린 데다가 온몸에 새긴 극단주의 문신이 논란이 되고 있다.
교육부 장관으로 지명된 린마 맥마흔 정권인수팀 공동위원장 겸 트럼프 1기 중소기업청장도 남편 빈스 맥마흔과 함께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를 운영할 당시 그가 10대 링보이들이 WWE 고위급 직원들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묵인했다는 의혹으로 피해자들에게 민사 소송을 당했다.
또한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는 코로나19 백신 등 공중보건과 관련한 각종 음모론을 제기한 전력이 있는 데다가 20년 전 자택에서 베이비시터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상원에서 인준을 놓고 격렬한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