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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도와 부여군이 부여군 은산면에 추진 중인 농촌형 리브투게더(공공임대주택 공급사업) 공사현장.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연립주택(15세대 남짓)이 아닌 단독주택 20호를 짓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되면서 멀쩡한 실내 게이트볼장과 노인회관을 철거해 논란이다. 19일 현재 철거작업이 진행중이다.
충남도와 부여군이 부여군 은산면에 추진 중인 농촌형 리브투게더(공공임대주택 공급사업) 공사현장.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연립주택(15세대 남짓)이 아닌 단독주택 20호를 짓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되면서 멀쩡한 실내 게이트볼장과 노인회관을 철거해 논란이다. 19일 현재 철거작업이 진행중이다. ⓒ 이재환

굴삭기가 굉음을 내며 철거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기존 게이트볼장과 노인회관 건물은 촬영하지 못했다. 이미 철거가 거의 마무리돼 콘크리트 더미 외엔 본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현장을 지켜본 몇몇 주민들은 멀쩡한 건물을 헐어버린 충남도(도지사 김태흠)와 부여군(군수 박정현) 행정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혀를 찼다.

지난 19일 충남 부여군 은산면 '리브투게더' 공사 현장을 찾았다. 리브투게더는 충남형 공공임대주택 공급 사업이다. 김태흠 충남도지사의 민선 8기 핵심 공약사업으로 농촌 인구가 급속히 줄어드는 현실을 방지하고 귀농·귀촌 등 인구 유입과 정착을 돕기 위한 주택공급 사업이다.

충남도는 내포 도시리브투게더(홍성, 949세대)을 시작으로 부여, 천안, 공주, 아산, 청양 등에 이 사업을 벌여 2026년까지 총 5000세대(전 세대 84㎡)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내포는 도시형 아파트이고 부여 은산은 농촌형 주택이다.

잘 쓰던 게이트볼장·노인회관 헐고 이전... 25억 더 사용

 충남도와 부여군이 부여군 은산면에 추진 중인 농촌형 리브투게더(공공임대주택 공급사업) 공사현장.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연립주택(15세대 남짓)이 아닌 단독주택 20호를 짓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되면서 멀쩡한 실내 게이트볼장과 노인회관을 철거해 논란이다. 19일 현재 철거작업이 진행중이다.
충남도와 부여군이 부여군 은산면에 추진 중인 농촌형 리브투게더(공공임대주택 공급사업) 공사현장.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연립주택(15세대 남짓)이 아닌 단독주택 20호를 짓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되면서 멀쩡한 실내 게이트볼장과 노인회관을 철거해 논란이다. 19일 현재 철거작업이 진행중이다. ⓒ 이재환
 충남도와 부여군이 부여군 은산면에 추진 중인 농촌형 리브투게더(공공임대주택 공급사업) 공사현장.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연립주택(15세대 남짓)이 아닌 단독주택 20호를 짓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되면서 멀쩡한 실내 게이트볼장과 노인회관을 철거해 논란이다. 사진은 철거과정에서 나온 건축폐기물이다.
충남도와 부여군이 부여군 은산면에 추진 중인 농촌형 리브투게더(공공임대주택 공급사업) 공사현장.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연립주택(15세대 남짓)이 아닌 단독주택 20호를 짓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되면서 멀쩡한 실내 게이트볼장과 노인회관을 철거해 논란이다. 사진은 철거과정에서 나온 건축폐기물이다. ⓒ 이재환

내포 도시리브투게더 사업(홍성군 내포신도시 한울초등학교 인근, RH16 블록)의 경우 공사가 한창인데 지난 4월 1시간 남짓 진행된 기공식 행사를 준비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참석에 대비한 의전을 위해 수억 원이 드는 일회성 공사를 벌여 논란이 된 바 있다(관련 기사 : [단독] 대통령 온다고 축구장 면적 절반 시멘트 포장, 1시간 쓰고 철거 https://omn.kr/28nw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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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에는 충남도와 부여군이 부여 은산면에서 추진 중인 농촌형리브투게더 사업을 위해 잘 사용해 오던 실내 게이트볼장과 노인회관을 헐고 새로 이전 건립해 예산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게이트볼장과 노인회관을 다른 곳에 건립하는 데만 수십억 원을 사용했다.

부여군은 지난해 충남도가 공모한 농촌형리브투게더 사업을 신청해 선정됐다. 애초 부여군이 마련한 리브투게더사업은 부여군 은산면 은산리 일원에 15~17세대가 살 수 있는 연립주택을 짓는 계획이었다. 폐교된 초등학교 건물을 모두 헐고 귀농, 귀촌 인구의 유입을 위한 연립주택형 농촌 주거단지를 조성한다는 구상이었다.

그런데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연립주택(15세대 남짓)이 아닌 단독주택 20호(85㎡)를 짓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사업 면적도 기존 8700㎡(약 2600평)에서 1만845㎡(약 3000평)으로 약간 늘어났다.

불과 3~5가구에 2145㎡의 면적이 늘어난 정도지만 인근 주민들도 의아해하는 일이 벌어졌다. 단독주택 몇 채를 더 짓기 위해 멀쩡한 실내 게이트볼장과 노인회관을 철거하기로 한 것이다.

철거에 앞서 실내 게이트볼장과 노인회관은 현재 은산면 행정복지센터 옆에 새로 건립했다. 이전 건축비로만 25억 원을 썼다. 리브투게더 사업비도 94억 원에서 130억 원(충남도 100억 원, 부여군 30억 원)으로 늘어났다. 이전 건축비를 포함할 경우 귀농, 귀촌 세대가 이용할 주택 한 채(85㎡, 약 25 평)당 8억 원 가까운 돈이 사용되는 셈이다.

 충남도와 부여군이 단독주택단지를 짓기 위해 철거한 폐교된 은산초등학교건물( 위, 네이버 지도 갈무리)와 노인회관(가운데, 다음지도 갈무리), 실내게이트볼장(아래, 네이도지도 갈무리)
충남도와 부여군이 단독주택단지를 짓기 위해 철거한 폐교된 은산초등학교건물( 위, 네이버 지도 갈무리)와 노인회관(가운데, 다음지도 갈무리), 실내게이트볼장(아래, 네이도지도 갈무리) ⓒ 다음지도와 네이버 지도 갈무리

"주택 3~5채 더 지으려고 건물 철거? 황당해"

주민들도 술렁이기 시작했다. 한 주민은 <오마이뉴스>에 제보하면서 "단독주택 단지를 짓겠다고 다른 용도로 활용가능한 폐교된 초등학교 건물을 철거한 것도 잘 이해가 안 됐는데, 계획에 없던 실내 게이트볼장과 노인회관까지 헐고 새로 진 것은 정말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도 "불과 3~5채 주택을 더 짓기 위해 아무 문제 없이 사용하던 실내게이트볼장과 노인회관까지 철거할 수 있느냐"라며 "설마 했는데 철거가 진행돼 너무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부여군의회에서도 논란이 됐다.

회의록을 살펴보니 지난해 5월 제273회 부여군의회 임시회 총무위원회 회의에서 송태복 군의원은 "노인회관과 게이트볼장은 헐지 않고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달라"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거듭 "노인회관은 지은 지도 얼마 안 되고 멀쩡한 건물이니 헐지 않고 주택으로 개조해도 되지 않느냐"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은산 주민들로부터 멀쩡한 회관을 뜯는다고, 돈이 많냐는 이런 소리를 듣는 것보다는 존치할 것은 존치하는 방향을 찾아봤으면 한다"라며 "예산을 낭비한다는 소리는 안 들었으면 좋겠다. 도시건축과에서도 한 번 더 검토를 부탁드린다"라고 강조했다. 윤선예 군의원도 비슷한 의견을 거듭 내놨다.

서로 책임 떠넘기는 충남도-부여군

 부여군은 철거에 앞서 실내 게이트볼장과 노인회관을 은산면 행정복지센터 옆에 새로 건립했다. 사진 왼쪽이 신축한 실내게이트볼장이고 오른쪽이 노인회관이다. 이전 건축비로만 25억 원이 사용됐다.
부여군은 철거에 앞서 실내 게이트볼장과 노인회관을 은산면 행정복지센터 옆에 새로 건립했다. 사진 왼쪽이 신축한 실내게이트볼장이고 오른쪽이 노인회관이다. 이전 건축비로만 25억 원이 사용됐다. ⓒ 이재환

하지만 충남도와 부여군은 군의회의 동의를 얻어 게이트볼장과 노인회관을 철거하는 변경안을 밀어붙였다. 그런데 양쪽의 해명은 사뭇 달랐다.

먼저 부여군 관계자의 얘기를 들어봤다.

"애초 연립주택 15호 정도로 충남도에 공모 신청을 해 선정됐다. 그런데 충남도가 탄소중립 경제특별도를 선포했다며 탄소 제로를 위해 연립이 아닌 목조를 사용한 단독주택을 지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추진해 사업계획을 변경했다. 제로에너지건축물 적용 인증(3등급 수준)에 필요한 요건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계획을 변경하면 부여군에서 부담해야 할 사업비도 그만큼 늘어나는데 우리가 먼저 사업계획을 변경했겠나. 변경안을 추진하다 보니 단독주택 20호와 부대 건물(커뮤니티센터, 85.20㎡) 1동이 들어가기에는 부지가 협소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노인회관과 게이트볼장을 철거, 이전하게 된 것이다."

설계를 변경하게 된 주된 이유가 충남도가 김태흠 충남도지사의 탄소중립경제특별도 선포에 발맞추기 위해 계획 변경을 요구해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충남도 관계자의 해명은 결이 달랐다.

"부여군 계획대로라면 15~17호 정도만 공급할 수 있어서 혹시 20호를 채울 수 있도록 좀 사업 영역(부지)을 확장할 수 있냐는 제안을 한 건 맞다. 우리 측 제안에 부여군 담당 부서에서도 '맞는 것 같다'며 자기네들이 '의회에 보고하고 설득하겠다'고 했고, 군의회에서도 그렇게 결정해 진행된 거다.

저희가 이거를 '꼭 이렇게 해야 한다'고 강요한 적은 없다. 만약 부여군이나 군의회에서 '노인회관과 게이트볼장을 철거하면 안 된다'고 했으면 저희는 애초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었다."

충남도와 부여군이 서로 정책 결정의 책임을 떠밀고 있는 것이다.

 탄소중립을 이유로 연립주택에서 목조주택으로 사업계획이 변경됐지만 새로 이전 건립한 노인회관은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건물과는 거리가 먼 예전 건물처럼 철골과 콘크리트 구조물로 지었다. 새로 진 실내게이트볼장 바닥에도 인조 잔디를 깔았다.
탄소중립을 이유로 연립주택에서 목조주택으로 사업계획이 변경됐지만 새로 이전 건립한 노인회관은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건물과는 거리가 먼 예전 건물처럼 철골과 콘크리트 구조물로 지었다. 새로 진 실내게이트볼장 바닥에도 인조 잔디를 깔았다. ⓒ 이재환

 철거전 부여군 은산면 노인회관(왼쪽, 다음지도 갈무리)과 은산면 행정복지센터 옆에 새로 건립한 노인회관(오른쪽, 이재환 기자 촬영)
철거전 부여군 은산면 노인회관(왼쪽, 다음지도 갈무리)과 은산면 행정복지센터 옆에 새로 건립한 노인회관(오른쪽, 이재환 기자 촬영)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탄소중립 이유라지만... 이전 건립한 노인회관은 철골-콘크리트 구조물

탄소중립을 이유로 연립주택에서 목조주택으로 사업계획이 변경됐지만 새로 이전 건립한 노인회관은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건물과는 거리가 먼 예전 건물처럼 철골과 콘크리트 구조물로 지었다. 새로 진 실내게이트볼장 바닥에도 인조 잔디를 깔았다.

은산면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은 "목조주택 몇 채를 더 짓기 위해 멀쩡한 기존 건물을 헐었다고 하면서 새로 이전해 지은 노인회관과 게이트볼경기장은 기존과 같은 형태로 큰돈을 들여 지어 오히려 탄소중립에 역행하고 있다"라며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보여주기식 탄소중립 사업으로 예산만 낭비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주민도 "결국 노인회관 이전 건립비 등을 포함 귀농, 귀촌 세대가 이용할 주택을 한 채당 8억 원 가까운 돈을 들여 짓는 게 말이 되냐"라며 "주민들을 무시하고 위화감을 조성하는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충남도와 부여군은 내년 6월 준공을 목표로 단독주택단지 건립 사업을 추진 중이다. 충남도와 부여군은 10년간 공공임대로 저렴한 보증금 및 월세로 거주 후 분양을 희망할 시 주변 인근 농촌주택 시세의 낮은 분양가로 분양받을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충남도와 부여군이 은산면에 추진 중인 농촌형 리브투게더사업 내역서
충남도와 부여군이 은산면에 추진 중인 농촌형 리브투게더사업 내역서 ⓒ 부여군



#충남형리브투게더#충남도#부여군#부여군은산면#노인회관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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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자유주의자. 공동체를 걱정하는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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