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처음 독서 모임>은 '언젠가는'을 '지금 내 곁으로'라는 모토로 티라미수 출판사에서 제작한 난생처음 시리즈의 7번째 책이다. 황보름 작가의 '난생처음 킥복싱' 이후 오랜만에 난생처음 시리즈와 다시 만났다.
책 <난생처음 독서모임>은 사람이 많은 곳은 싫어하지만, 책 이야기를 할 때만큼은 사람 앞에서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는 김설 작가의 책과 독서모임,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나 또한 혼자 하는 독서, 함께 하는 독서 모두를 즐긴다. 독서모임을 통해 책 이야기와 사는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스스로에게 쌓아 놓았던 장벽이 무너지는 경험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저자인 김설 작가는 독서모임을 하는 이유로 '공통된 책을 읽고 만나 자신의 상처와 실패를 이야기하면서 타인의 경험을 통해 성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는데, 나도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혼자 달리기 힘든 사람들이 러닝크루를 찾는 것처럼, 책을 옆구리에 끼고 함께 산책할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것은 오랫동안 즐겁게 책 읽기를 할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내가 그렇듯이.
일상 속 귀퉁이에 늘 책이 놓인 삶
독서모임에 나가기 위해서는 우선 책과 친해지는 것이 필요할 텐데, 김설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독서모임은 '책만 읽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읽는 모임'이라고. 그렇기 때문에 '사람을 읽는 것'이 '책을 많이, 진지한 태도로 읽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말이다.
공통된 책을 읽고 만나 자신의 상처와 실패를 얘기하며 위로하고 공감하면서 성장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독서모임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독서모임을 통해 얻는 중요한 소득 중 또 하나는 인식의 전환이다. 지금까지 세상을 보던 관점에 어른스럽지 못한 요소가 있었음을 깨닫는 것이다.
인생에 문제가 생기면 남 탓을 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주지 않는다고 세상을 탓했다는 걸 화들짝 알아차린다.
성인으로서의 내 삶은 내 책임이고 내가 만들어가는 내 몫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순간부터 인식의 전환이 일어난다.
(75쪽)
저자는 독서모임에서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많은 치유 이야기를 접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누군가의 삶만큼 풍요로운 도서관은 없을 테니까 말이다. 그동안 받아들이기 힘들어서 외면했던 타인의 경험을 듣고 나면, 그것이 자기 성장의 밑거름이 되기도 한단다.
모든 타인의 이야기는 치유 소설
'모든 타인의 이야기는 치유 소설이면서 신화'라는 사실을, 독서모임을 하면 알게 된다.
나 역시 지난 몇 년간 꾸준히 독서모임에 참여하면서 일상 속 한 귀퉁이에 늘 책이 놓여 있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위로받고 또 성장하고 싶어서.
김설 작가도 언급했지만, 독서모임을 꾸려가면서 운영자와 회원 모두 반드시 유념해야 할 점이 있다. 용기 내서 함께 읽기 위해 찾아왔다가 오히려 상처받고 떠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소심한 성격에 한마디도 하지 못한 채 후회하며 돌아가는 사람이 없도록 모두에게 공평한 발언 기회를 주어야겠고, 눈치 없이 주변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에게는 적절한 제재를 통해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책모임 운영자의 책무이면서 모두가 지켜야 할 규칙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독서모임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서로가 서로를 '조건 없이 환대하기'의 마인드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책은 지식을 찾는 도구가 아니라 털어내는 도구다.
이제까지 쌓은 지식을 더 견고히 만들어내려는 노력은 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깨부수는 도끼가 되어야야 한다. (95쪽)
'책'이라는 매체를, 지식을 찾는 도구가 아니라 털어내는 도구로 인식하면서, 지식을 깨부술 수 있는 최적의 도끼를 찾아 계속 읽고 또 읽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지금보다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각양각색의 독서모임이 여기저기서 피어 올라 책꽃밭이 펼쳐지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이 책 <난생처음 독서모임>이 그 비료로 활용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