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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정치적·법적·상식적으로 아무 문제가 될 게 없는 녹취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지난 보궐선거 공천 개입 정황이 담긴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 통화 녹취에 대한 대통령실 해명은 "아무 문제가 없다"였다.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그동안 번복돼 온 대통령실 해명의 경위를 설명하지도, 거짓 의혹을 인정하지도 않았고, 친윤계 국민의힘 의원들은 오히려 정치 공작 의혹을 들고나와 더불어민주당의 소명을 요구했다.

윤종군 "대통령실 거짓말"... 정진석 "공천 개입 단정 안돼"

1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운영위)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에 개입한 정황이 담긴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 녹취가 공개된 것을 두고 그동안의 대통령실 해명이 이와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월 31일 대통령실은 "당시 윤 당선인과 명씨가 통화한 내용은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다"라고 해명했으나 앞선 8일에는 "대선 경선 막바지 이후 대통령은 명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라고 밝힌 바 있어 거짓 해명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날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와 관련해 "적어도 (윤 대통령이 명씨와) 경선 이후에 통화하지 않았다는 건 거짓말이 맞느냐"라고 지적하자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대통령실 알림은 경선 이후 대선 과정에서 명씨와 교류하거나 접촉한 사실이 없다는 얘기"라고 답했다.

이어 윤 의원이 "거짓말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이냐"라고 묻자 정 실장은 "거짓말로 등식화시키는 건 무리라고 생각한다. (윤 대통령이) 분명히 기억에 의존해서 말씀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의원이 "그동안의 대통령실 대응이 전체적으로 국민께 진실했다고 생각하냐"라고 물은 데 대해 정 실장은 "그렇다"라고 답했다. 정 실장은 윤 대통령과 명씨의 녹취에 대한 대통령실 해명이 "상식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정 실장은 "대통령 육성 녹취 내용이 명백한 불법 공천 개입 사실이라고 규정하고 단정 지으면 안 된다"라며 "선거 개입과 같은 불법 행위를 한 바가 없다고 말씀드렸고 당으로부터 어떤 건의나 보고를 받은 적도 없다. 또 공천 개입과 관련된 어떠한 지시를 내린 바도 없다고 말씀드렸다. 정치적·법적·상식적으로 아무 문제가 될 게 없는 녹취 내용이다"라고 밝혔다.

그러자 박찬대 운영위원장이 "그러면 그 녹취에 나와 있는 대통령 목소리는 어떻게 된 것이냐. (윤 대통령은) 무슨 정신으로 그 말씀을 하신 것이냐"라고 지적했고, 정 실장은 "명씨도 대통령이 공천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밝히고 있고 녹취가 잘린 것 같다고 증언하고 있지 않느냐"라며 "그 녹취 내용은 공천 개입의 명백한 증거를 입증하지 못하는 민주당의 일방적인 정치 주장이자 문제 제기일 뿐이다"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편집이냐 짜깁기냐, 막가파식 폭로"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 남소연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 녹취 공개가 민주당의 정치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 출신 친윤석열(친윤)계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앞서 의사진행 발언에서 "운영위원장 자리를 찬탈한 박찬대 위원장이 어제 아침 명태균 녹취를 틀었다"라며 "이 녹취에는 대통령 육성도 포함돼 있는데 앞뒤를 다 잘라 맥락도 없는 것을 틀었다. 혹시 녹취를 편집하거나 짜깁기를 했느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들은 "위원장님 대답하실 필요 없다", "그게 의사진행 발언이냐", "국민의힘이 조작을 하고 있다"라고 항의했다. 박 위원장은 "국정감사가 저에 대한 국정감사냐. 저에게 질문하지 마시고 대통령실에 물어보시라"라고 말했다.

이어 강 의원은 해당 녹취 공개가 "전형적인 민주당식 기획 폭로이자 정치 공작"이라며 "이재명 아버지를 보호하겠다고 일방적으로 국감 증인을 불러서 창피 주고 막말한 것도 모자라서 어제부터 막가파식 폭로 일삼는 것 같다. 오늘 국감장에서 또 녹취를 튼다고 하는데 이런 정치 공작이 사람을 죽인다"라고 반발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거짓말로 불법을 덮을 수 없다"라며 "어제 민주당에서 공개한 윤 대통령 공천 개입 육성은 누가 봐도 명백한 공천 개입이며 공천 거래가 있었다는 윤 대통령의 생생한 육성을 전 국민이 들었다"라고 맞받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금 뭐하는 것이냐", "왜 쓸데없는 얘기를 하느냐", "심심하면 특검이다"라며 고성으로 항의했다.

앞서 박 위원장이 김건희 여사 등 불출석한 증인들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와 고발 조치를 예고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위원장석 앞으로 나와 항변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는 민주당 마음대로 하는 게 아니다", "위원장이 실실 웃으면서 장난하는 것이냐"라며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고 5분가량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씨는 이날 오후 2시 운영위 국정감사에 출석할 예정이다. 강씨 쪽 노영희 변호사는 이날 기자들에게 "이미 공개된 것에 대해서만 묻는 운영위 관행이 있어서 어제까지 나온 것을 중심으로 질의응답이 있겠다"라고 밝혔다.

전날 공개된 2022년 5월 9일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명씨에게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고 명씨는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다"라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두 사람의 통화 다음날이자 윤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5월 10일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을 경남 창원 의창 국회의원 후보로 전략 공천했다(관련 기사: "김영선 좀 해줘라"...윤 대통령 공천 개입 정황 육성 확인).

#명태균#윤석열#김건희#녹취#운영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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