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없는 카드전용버스, 테이블마다 설치된 키오스크를 보면 편리함을 내세운 불친절이 느껴진다. 현금은 무용지물이 되고, 종업원의 설명은 듣기 힘들어진 요즘에 지역주민을 초청해서 상냥하고 친절한 오페라 해설을 선보인 '라디오페라' 공연이 눈에 띈다. 라디오 공개방송처럼 해설가의 친절한 진행과 설명 덕분에 오페라에 쉽게 빠져들며 재미와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눈부신 햇살이 가득했던 지난 5일 오후에 강서아트리움에서 준비한 라디오페라 공개방송은 '라 트라비아타' 였다. 이날 오후 1시와 4시, 2회 공연한 '라 트라비아타'는 이탈리아 오페라의 아버지라 불리는 주세페 베르디의 걸작으로 신분의 차이로 이루어질 수 없는 슬픈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날 선보인 7곡의 아리아는 오케스트라가 아닌 피아노 반주만으로 진행되었다. 감미로운 피아노와 함께 한 소프라노 이지환(비올레타), 테너 정제윤(알프레도), 바리톤 정준식(제르몽) 3명의 성악가는 자신만의 음색으로 공연장을 꽉 채운 관객들을 압도했다. 피아니스트와 성악가로 구성된 심플한 무대는 관객들이 해설자에게 집중하게 만들었다. 해설을 맡은 아나운서 황순유는 라디오페라의 디제이였고, 바리톤 한진만은 초대받은 게스트였다.
두 명의 해설자는 축배의 노래(Brindisi)를 포함한 7곡의 아리아가 선정된 이유와 배경을 친절한 음성과 풍부한 표정으로 설명하였으며,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들에게 베르디의 걸작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1:1 과외라도 하듯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아리아가 울려퍼질 때 스크린의 가사를 보면 해설자의 설명이 떠올라서 더욱 친숙한 느낌이 들었다.
올해 2월에 오페라 '카르멘'의 주요 아리아를 라디오페라로 선보이며 관심을 끌었던 강서문화원은 이번에 '라 트라비아타'의 대표 아리아 7곡을 지역주민들에게 선사했다. 보이는 라디오 컨셉의 해설음악회 '라 트라비아타'는 강서문화원이 주최하고 강서아트리움이 주관하였으며 강서구와 강서구의회가 후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