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내린 폭우에 집 앞 하천 제방이 터져 주변 논밭은 물론, 집까지 침수돼 10년치 살림살이를 모두 잃은 70대 A씨는 집 없이 명절을 보냈다.
수해 직후 지인의 소개로 충북 옥천군 안내면에 소재한 한 교회로 거처를 옮겼는데, 여전히 임시 거처에 머물고 있다. 물에 잠겨 부서지고 망가진 살림살이는 군과 지역 봉사단체의 지원으로 모두 치웠지만, 빈집을 다시 채울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 A씨의 집은 폐허로 남아있다.
"그 집으로 돌아갈 용기가 없다. 무너진 담을 다시 쌓는 데만 5천만원에서 1억원이 든다고 하더라. 그런데 정부에서는 사유시설이라 지원을 해줄 수 없다고 하더라. 퇴직하고 연금 받고 사는 노인이 그렇게 큰 돈이 어디 있겠나. (명절에) 미안하다. 잘 복구해서 다시 잘 살고 있다고 좋은 얘기를 못 해줘서…" - A씨
충북 옥천 이원면에 사는 수해민 60대 B씨도 수해를 입은 지 3개월이 다 돼 가는데도 복구 작업에 손을 못 대고 있다. 산사태와 홍수에 쓸려 내려간 5평짜리 저온창고와 비닐하우스 2동, 망가진 정화조, 파묻혀 버린 수로 등 혼자서 결코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 B씨의 눈앞에 펼쳐져 있다. 명절 연휴 주간에 내린 폭우에 또 다시 침수를 겪어야 했고, 산사태 위협에 떨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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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옥천신문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