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행정관이 김건희 여사로부터 명품백 반환 지시를 받았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 여사 측이 반환 지시를 했다고 16일 공개적으로 밝혔다.
김 여사를 대리하고 있는 최지우 변호사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영부인은 유 행정관에게 '바로 돌려주면 기분이 상할 수도 있으니 기분 나쁘지 않도록 추후 돌려주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최 변호사는 "이에 포장지도 버리지 않고 포장 그대로 계속 보관하게 된 것"이라며 "현재 디올백은 사용을 전혀 하지 않은 상태로 그대로 보관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사용할 의사가 없었고, 반환 의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반증한다"고 덧붙였다.
김 여사 측이 명품백 수수 이후 처리와 현재 상태에 대해 직접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김 여사-최재영 목사 면담 당일(2022년 9월 13일) 김 여사가 명품백을 돌려주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다고 알려졌는데, 이 진술은 지시를 받았다는 유 행정관을 통해 나온 것이었다.
김 여사가 밝힌 지시 내용은 좀더 구체적이다. '즉시' 돌려주라고 한 게 아니라 상대방(최 목사)의 입장을 고려해 "기분 나쁘지 않게 추후 돌려주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지시 이행을 유 행정관이 깜박 까먹었고, 그래서 지금 이 사달이 났다는 취지다.
또한 김 여사 측의 해명은 이달 초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의 발언과 일치한다. 지난 1일 국회운영위원회 현안질의에서 명품백의 행방을 묻는 질문에 정 비서실장은 "포장 그대로 청사 내에 보관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최재영 목사 "하나같이 면피용... 이사 갈 때 책은 버렸으면서 디올백은 왜 관저로 갔나"
하지만 이런 해명에 대해 최재영 목사는 "납득하고 인정할 만한 국민들이 누가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최 목사는 <오마이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최근 김 여사 측이 계속 입장을 내고 있는데 그중에 신빙성이 있거나 신뢰할 만한 것은 단 하나도 없다"면서 "하나같이 다 면피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22년 11월 대통령 부부가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한남동 관저로 이사했는데, 그때 모든 짐을 구분하고 정리했다. 그래서 그때 선물 받았던 책들도 버린 것 아닌가"라며 "그런데도 유독 디올백만 인지하지 못한 채 관저로 갔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말했다. 또한 "저쪽은 자꾸 디올백만 이야기하는데, 내가 준 선물이 디올백만 있는 게 아니다. 샤넬 화장품, 고급 양주, 스탠드도 줬다"면서 "이런 거는 왜 행방을 말하지 않는가"라고 밝혔다.
최 목사는 "이제는 김 여사가 돌려주라고 했다는데, 선물을 받는 즉시 대통령기록물로 분류되어 국고에 환수된다고 했던 이철 국민의힘 의원과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의 말은 이제 어떻게 된 것인가"라며 "도둑질도 손발이 맞아야 하는 것이라는데, 이건 말이 다 다르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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