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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대구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
 홍준표 대구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
ⓒ 연합뉴스/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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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이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로 나선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을 비판하며 남긴 글에 유승민 전 의원이 분노하며 두 사람간 설전이 벌어졌습니다. 

갈등의 시작은 홍준표 시장이 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었습니다. 홍 시장은 "한동훈은 지금 유승민의 길로 가고 있다"며 "그게 성공한다면 윤 정권은 박근혜 정권처럼 무너질 것이고, 실패한다면 한동훈은 영원히 정치권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이어 "배신의 정치에 당해본 우리 당원들이 그걸 잊고 이번에도 또 당할까?"라고 덧붙였습니다. 

유승민 "등에 칼 꽂을 자가 바로 코박홍 같은 아부꾼"

홍 시장의 글이 올라온 지 두 시간여가 지났을 때쯤 유승민 전 의원이 페이스북에 "홍준표 시장이 도발하는데 얼마든지 상대해주겠다"라고 응수했습니다. 그는 "윤석열 정권이 추락한 것은 홍 시장 같은 기회주의자들이 득세했기 때문"이라며 "자신이 출당시킨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홍 시장은 수없이 말을 바꾸고 달면 삼키고 쓰면 뱉었다"고 공격했습니다. 

유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힘이 빠지면 누구보다 먼저 등에 칼을 꽂을 자가 바로 코박홍 같은 아부꾼이라는 것을 윤 대통령과 우리 당원들이 알아야 한다"면서 홍 시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90도로 인사하는 사진을 함께 올렸습니다. '코박홍'은 홍 시장의 코가 탁자에 닿을 것 같다며 비꼬는 표현입니다. 

하루 뒤인 9일 홍 시장은 "뻐꾸기도 아닌데 정치인이 둥지를 옮겨 다니면 그 말로가 비참해진다"며 "박근혜 탄핵 이후 여의도 정치는 의리의 시대는 가고 배신이 판치는 시대가 되었다"고 올렸습니다.   

그러자 다음날 유승민 전 의원은 "오로지 '자신의 출세와 안위'만 계산하는 탐욕의 화신, 바로 자기 자신 아닌가?"라며 "척당불기(倜儻不羈) 액자 아래에서 억대의 검은돈을 받은 혐의로 1심 유죄판결을 받은 자가 누구인가?"라고 홍 시작을 직격했습니다. 
 
 홍준표 의원실에 걸려 있는 척당불기 액자
 홍준표 의원실에 걸려 있는 척당불기 액자
ⓒ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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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시장은 2015년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돈을 전달했다고 주장한 경남기업 측 인사는 '척당불기라는 액자를 홍준표 의원실에서 봤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러자 홍 대표 측은 "액자는 의원실이 아닌 당 대표실에 걸려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2017년 2월 진행된 항소심 재판부는 "돈 전달자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며 홍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같은해 12월 대법원은 무죄를 확정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뉴스타파>는 2010년 홍준표 의원실에서 연 기자간담회 영상을 공개했는데, 벽면에 '척당불기' 액자가 있었습니다.

유 전 의원은 이 사건을 언급하면서 "원내대표 특수활동비 수억 원을 뻔뻔하게 사금고에 넣어뒀다가 발각되니 '마누라 생활비'로 줬다고 떠벌린 자가 누구인가?"라며 홍 시장을 비판했습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탄핵당해도 싸다. 춘향인 줄 알았더니 향단이더라'라고 모욕하고 출당시킨 자가 누구인가?"라며 "이제 와서 '탄핵 후 의리의 시대는 가고 배신이 판치는 시대가 되었다'니 참 얼굴도 두껍다"며 노골적으로 홍 시장을 공격했습니다. 

이어 "강한 자에겐 한없이 비굴하고 약한 자는 무자비하게 짓밟는 강약약강의 비루한 정치. 자신의 이익에 따라 오늘 이랬다 내일 저랬다 오락가락하는 일구이언의 정치. 우리 국민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지조도 절개도 없이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는 약아빠진 기회주의 정치"라며 "자신의 말로나 걱정하기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이 페이스북에 이 글을 올린 시각은 10일 오후 1시로 불과 한 시간이 지나기 전인 1시 53분 홍 시장도 글을 올렸습니다. 홍 시장은 "한동훈의 배신을 지적하면서 유승민 전 의원의 배신을 인용했더니 유 전 의원이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지만 그건 본인이 선택한 숙명"이라며 "그거 (배신자 프레임) 벗어나려고 지난 탄핵 대선 때 얼마나 나를 비방했습니까? 바른정당 창당하고 또 얼마나 집요하게 나를 비방했습니까?"라고 반문했습니다.  

이어 홍 시장은 "2023년 8월에 페이스북에 쓴 글과 기사를 참조하라"면서 링크를 적은 뒤 "해묵은 논쟁은 그만합시다. 해본들 그건 유 전 의원의 자해행위에 불과합니다"라고 마무리합니다. 홍 시장은 '그만하자'라는 글과 함께 유승민 전 의원이 "박근혜 대표를 끝까지 지킬 사람 누굽니까"라고 외치는 2011년 전당대회 연설 영상도 함께 올렸습니다. 

홍 시장이 언급한 2023년도 페이스북 글에는 "저는 유 전 의원처럼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누구를 배신한 일이 단 한 번도 없다"면서 "유 전 의원은 자신에게 씌워진 배신자 프레임을 벗어나기 위해 나를 더 이상 끌고 들어가지 말라"고 돼 있습니다. 또 "배신이란 단어는 개인적인 신뢰관계를 전제로 한 용어"라며 "유 전 의원이 배신자 프레임에 갇힌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이고 각종 당내 선거에서 친박 대표로서 나섰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그런 유 전 의원이 탄핵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의 등뒤에 칼을 꽂은 것은 배신자로 불려도 이상할 게 없다"며 "그런데 나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당만 같이 했을 뿐이지 아무런 개인적인 신뢰 관계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니전투구(泥田鬪狗) 진흙밭에 개싸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나경원(왼쪽부터), 윤상현, 원희룡, 한동훈 당대표 후보가 9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첫 방송토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나경원(왼쪽부터), 윤상현, 원희룡, 한동훈 당대표 후보가 9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첫 방송토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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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를 비롯해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들은 최근 김건희 여사 문자를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9일 열린 첫 TV토론회에서도 한 후보가 사과 의사를 밝힌 김 여사 문자를 무시했다며 공방을 벌였습니다. 

여기에 더해 원희룡 후보는 10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지난 총선 당시 한 후보가 비례대표 공천 논의 과정에서 대통령실 쪽은 다 배제된 상태로 폐쇄적으로 논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원 후보는 JTBC 인터뷰에서 "(한 후보가 사적으로 공천을 논의한 사람은) 가장 가까운 가족과 인척"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원희룡 후보의 밑도 끝도 없는 거짓말"이라고 반박하며 "제 가족 누가, 어떤 후보 공천에, 어떤 논의나 관여 비슷한 거라도 했다는 것인지 밝히라"고 요구했습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대표 후보자와 당 관련 인사들의 말싸움을 보면 '점입가경'(漸入佳, 점점 흥미진진해진다)이란 의견도 있지만, 니전투구(泥田鬪狗, 진흙밭에 개싸움)같다는 말도 있습니다. 참고로 '니전투구'란 사자성어는 홍준표 대구 시장이 페이스북에 쓴 말입니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태그:#한동훈, #유승민, #홍준표, #원희룡, #배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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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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