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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기후소송과 관련한 2차 공개변론이 열렸다.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기후소송과 관련한 2차 공개변론이 열렸다.
ⓒ 헌법재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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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넘어 아시아에서 최초로 제기된 기후소송의 마지막 공개 변론이 끝났습니다. 헌법재판소(헌재)는 소송 청구인과 정부 측의 의견을 모두 종합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와 하위 계획의 위헌성에 관해 결정을 내릴 계획입니다.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 등 위헌 확인 사건의 2차 공개변론을 열었습니다(관련기사: 헌법재판소에 선 초등학생 "기후위기 해결, 우리에게 떠넘겨" https://omn.kr/28re1).

지난달 열린 1차 공개변론은 과학적 사실에 기반해 정부의 기후대응 적절성 전반을 다뤘습니다. 이번 2차 변론의 경우 국제법 관점에서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적정한지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했습니다.

헌재는 4건의 기후소송을 병합해 심리 중입니다.

현재 병합해 진행되는 기후소송은 ① 2020년 청소년기후소송 ② 2021년 시민기후소송 ③ 2022년 아기기후소송 ④ 2023년 제1차 탄소중립기본계획 헌법소원 등입니다. 4건의 기후헌법소원 모두 현재 우리나라의 감축 목표가 국민 기본권을 침해했을 뿐더러, 미래세대에 과도한 감축 부담을 떠넘긴다는 취지로 제기됐습니다.

반면, 정부 측은 현재의 감축 목표가 도전적이란 입장입니다. 나아가 불확실성만을 가지고 국민 기본권 보호 의무를 침해했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 측의 말입니다.
 
 기후헌법소원과 관련해 청구인과 정부 측은 쟁점별로 의견이 다르다.
 기후헌법소원과 관련해 청구인과 정부 측은 쟁점별로 의견이 다르다.
ⓒ 그리니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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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인 쪽에서는 박덕영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참고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정부 쪽에서는 유연철 전 외교부 기후변화대사(현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사무총장)가 참고인으로 출석했습니다. 두 인물 모두 기후환경법과 관련해 국내 대표적인 권위자로 꼽힙니다. 두 사람은 2020년 <파리협정의 이해>란 책을 공동 집필한 바 있습니다. 단, 기후헌법소원 내 주요 쟁점별로 두 참고인은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
기본권 침해 vs 감축목표 도전적


기후헌법소원의 대표 쟁점 중 하나는 한국 정부의 감축 목표가 기본권을 침해하는지입니다. 정부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40% 감축한다는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청구인과 정부 쪽 모두 날 선 공방을 주고받았습니다. 현 감축 목표에 대해 청구인 측은 국민, 특히 미래세대에 과도한 부담을 준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습니다.

먼저 청구인 쪽 참고인으로 나선 박 교수는 "(한국이) 감축 목표를 소극적이고 수동적으로 설정해 왔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는 한국이 '기후 악당'이라며 현행 감축 목표가 지구 평균 기온을 산업화 이전 대비 3℃에 이르게 할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기후행동추적(CAT)의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CAT에 의하면, 한국 정부의 기후 정책은 파리협정의 1.5℃ 제한 목표와 일치하지 않습니다.

박 교수는 파리협정 같은 국제 조약이 헌법상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갖는 만큼 기후협약 내 조항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사법부 역시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 나설 수 있다는 점을 피력했습니다. 감축 목표 달성 여부는 행정부의 영역이란 정부 측의 주장을 반박한 것입니다. 근거는 파리협정 제4조 2항에 있습니다. 이는 파리협정에 비준한 당사국들(Parties)이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국내 감축 조치를 추구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박 교수는 "당사국들(Parties)은 입법부와 사법부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라며 "사법부 역시 파리 협정 목표 달성을 위해 움직일 의무가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정부 쪽 참고인으로 나선 유 전 대사는 기후변화는 여러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종합적이고 균형되게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유 전 대사는 "2050 탄소중립 목표는 정부의 자체적인 판단이 아닌 구성원 합의에 의해 도출된 근거에 기반해 이행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제1차 탄소중립기본계획 과정에서 총 35번의 토론회 등을 거쳤다"라며 "한국 정부의 2030년 감축 목표는 의욕적이고 합리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다양한 사회구성원의 의견을 종합하여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 도출한 결과물이란 것이 유 전 대사의 말입니다. 그는 "한국 산업 구조에 탈탄소화가 어려운 3가지 분야로 철강·시멘트·석유화학 분야가 있다"라며 "(탈탄소화) 산업 조정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과도기적 관점에서는 현재의 감축 목표가 미래 세대의 요구에 충족하지 못한다는 점을 그는 인정했습니다. "(현재의 감축 목표가) 미래세대에 불리하다는 것은 인정하느냐"는 이영진 헌법재판관의 질문에 유 전 대사는 "2050년 탄소 중립이 최종 목표다"라며 "2030년까지 현재의 경로를 취하는 것에 대해서 (미래세대에) 양해를 구하고 싶다"라고 밝혔습니다. 
 
 기후소송 마지막 공개변론이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가운데 변론 직전 헌재 앞에서 기후소송 청구인과 공동대리인단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기후소송 마지막 공개변론이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가운데 변론 직전 헌재 앞에서 기후소송 청구인과 공동대리인단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그리니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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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예산] 
감축목표 설정서 탄소예산 고려 vs 국가별 배분 불가능


이는 또 다른 쟁점으로 부상한 '탄소 예산'과 연관돼 있습니다. 탄소 예산은 지구 기온을 특정 온도 이내로 유지하기 위해 인류에게 허용된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말합니다.

2020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는 남은 탄소 예산을 약 5000억 톤으로 계산한 바 있습니다. 달리 말하면 5000억 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 파리협정 1.5℃ 제한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청구인 측은 현재의 감축 목표와 탄소중립기본계획 목표치가 탄소 예산을 근거로 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정부 측은 탄소 예산은 전 지구적 개념으로 국가별로 배분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이날 변론에서는 특히 독일 사례를 두고 논쟁이 이어졌습니다. 2021년 4월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연방기후보호법에 대해 '일부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2030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 독일 헌재는 미래세대의 기본권 침해로 판단한 것입니다. 같은해 독일 정부와 의회는 감축 목표를 1990년 대비 55%에서 65%로 강화했습니다. 또 2040년까지 1990년 대비 배출량을 88% 감축하기로 한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박 교수는 독일 헌재가 탄소 예산을 고려해 이같은 판결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탄소 예산 고려 없이는 1.5℃ 제한 목표 달성이 어렵다"라며 "독일 헌재는 기존 계획대로 가면 조만간 탄소 예산을 소진하게 돼 미래세대가 배출할 탄소 예산이 없다고 봤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독일 헌재는 '이시적(異時的) 자유권'을 위해 일부 위헌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이시적 자유권이란 다른 시대 간의 자유권이란 뜻입니다. 현 정책의 위헌성 여부 판단 시 미래 국민의 자유권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박 교수는 "현 세대가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면 그만큼 미래세대는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잔여 탄소 예산이 없어지게 된다"라며 "그러면 미래세대가 더 고통스러운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최근 유럽인권재판소가 내린 기후소송 판결 역시 탄소 예산을 정량화하지 않았음에도 위헌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그는 밝혔습니다.

반면, 유 전 대사는 독일 헌재 결정에 대해 "목표 수준에 (일부 위헌) 결정한 것이 아니다"라며 "2031년 이후 감축 목표가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탄소 예산에 대해선 사회 구성원이 합의한 결과물이 없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IPCC가 내놓은 탄소 예산은 전 지구적 개념일 뿐, 국가별로 배분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 측의 설명입니다.

물론 탄소 예산을 국가별로 산정하는 방식은 있습니다.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 국내총생산(GDP) 대비 배출량, 인구 산정 방식 등이 있습니다. 독일은 유럽연합(EU)의 자체 기준에 맞춰 탄소 예산을 분배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독일이나 EU와 달리 한국은 탄소 예산 산정을 위한 기준이나 논의 모두 없었다는 것이 유 전 대사의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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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1년 이후 감축목표 설정 여부]
목표 설정 필요 vs 5년 주기 설정 명시


탄소 예산은 탄소중립기본계획 관련 쟁점과 연결돼 있습니다. 현 탄소중립기본계획은 2030년까지만 감축 목표가 있습니다. 탄소중립기본법에 의하면, 세부 이행 계획을 담은 탄소중립기본계획은 20년을 계획 기간으로 수립돼야 합니다.

청구인 측은 2031년부터 2042년까지 계획이 없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이에 정부는 2030년 이후 5년마다 목표를 설정하도록 한 규정이 있으므로 문제가 될 소지가 없단 주장입니다.

김형두 헌법재판관은 이 지점을 강하게 꼬집었습니다. 김 재판관은 정부 측 참고인에게 "탄소는 한 번 배출되면 (대기 중에) 굉장히 오랫동안 누적된다"라며 "(2031년 이후) 목표치를 현 시점에서 설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냐"고 물었습니다.

이에 유 전 대사는 "할 수 있다"라면서도 "목표 설정이 얼마만큼 실현 가능한지 봐야한다"고 밝혔습니다. 기술 혁신에 따라 감축이 더 늘어날 수 있는 상황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유 전 대사는 "기후대응은 장기적으로 긴 호흡을 가지고 봐야 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CCUS(탄소포집·활용·저장)과 국제 감축 부문에 대한 질의응답도 이어졌습니다. 탄소중립기본계획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CCUS와 국제 감축을 통해 각각 1120만 톤과 3750만 톤 규모의 온실가스를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김 재판관은 CCUS의 경우 포집 기술이 비용 대비 효율성 면에서 현재 비효과적이란 점을 언급했습니다. 또 국제 감축에 대해선 기준이나 성과가 있냐고 정부 측 참고인에게 질의했습니다. 김 재판관은 "희망만 가지고 앞으로 (온실가스 감축이) 잘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냐며 "지금 당장 탄소 배출을 많이 하고 앞으로 (CCUS와 국제감축을 통해) 탄소를 담자고 하는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유 전 대사는 "(CCUS의 경우) 기술개발 우선순위에 따라 많은 재원이 흘러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제감축 부문의 경우 기준이 늦어도 2025년까지는 완성될 것이라며 감축 부문에서 있어서는 "확신한다"라고 그는 답했습니다.
 
 정부의 기후대응이 헌법에 합치하는지를 묻는 기후소송 마지막 공개변론이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렸다. 사진은 공개변론 직전 헌재 앞에서 기후소송 청구인과 공동대리인단이 기자회견을 연 모습.
 정부의 기후대응이 헌법에 합치하는지를 묻는 기후소송 마지막 공개변론이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렸다. 사진은 공개변론 직전 헌재 앞에서 기후소송 청구인과 공동대리인단이 기자회견을 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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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술에 배부를 수 없어" vs "헌재 결정이 기준 될 것"

유 전 대사는 2020 감축 목표 폐지에 대해선 "교토의정서를 파리협정이 대체함으로써 2030 감축 목표로 전환된 것"이라며 "정부가 고의적이고 자의적으로 감축 목표를 없앤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과정이 "(기후대응 과정에서) 잃어버린 8년"이라며 "청년들이 분노하는 것은 공감한다"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유 전 대사는 정부의 기후대응에 대해 "지금까지 충분하다고 말할 수 없겠지만 2050년 탄소중립은 이제 시작이다"라며 "2030년까지 지켜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는 '첫 술에 배부르랴'라는 속담을 언급하며 "(감축 목표와 관련해 2050년까지) 앞으로 4번의 기회가 더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청구인 측 참고인 박 교수는 "1.5℃ 제한 목표 달성을 위해선 가능한 높은 의욕을 반영해야 한다"라며 "파리협정 내 '공통의 그러나 차별화된 책임(CBDR)' 원칙에 따라 탄소 예산 등의 정량화 방식을 고려한 2030 감축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CBDR 원칙은 전 세계 모두가 기후 대응에 있어 공동의 책임을 지되 배출량을 더 내뿜은 선진국이 더 큰 책임을 진다는 뜻입니다. 이어 그는 "헌재의 결정이 파리협정 당사국으로서 국내의 감축 의무가 이행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2차 변론을 마친 헌재는 추가 심리를 거쳐 결정을 내놓을 것입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은해 헌법재판관이 퇴임하는 9월 전에는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헌재가 법률 위헌을 결정하기 위해선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이 찬성해야 합니다. 위헌 결정이 나올 경우 탄소중립기본법과 탄소중립기본계획 모두 수정이 불가피합니다. 나아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배출권거래법)' 역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후테크·순환경제 전문매체 그리니엄(https://greenium.kr/)에도 실립니다


태그:#기후소송, #헌법소원, #헌법재판소, #기후헌법소원, #기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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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대가 직면한 가장 큰 위기는 기후위기라고 생각함.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기술과 토론이 답이라고 생각. 사실과 이야기 그리고 문제의 간극을 좁히고자 열심히 글을 쓰고 있는 중. ■ 이메일 주소: yoon365@greenpuls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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