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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언제부터인가 누군가 쓰러지고 숨져야 법이 제·개정되는 사회가 되었다. 2019년 국회에서 우여곡절 끝에 어린이보호구역 내 신호등과 과속단속카메라 설치 의무화 등 어린이 교통안전을 강화하는 내용의 이른바 '민식이법'과 주차장법 개정안인 '하준이법'이 통과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밖에도 '정인이법'(친권자의 징계권을 삭제해 체벌을 금지하는 민법 개정안과 아동학대로 신고가 들어오면 바로 조사・수사 착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아동학대처벌법), '구하라법'(부양의무를 다하지 않은 부모의 상속권을 박탈하는 내용의 민법), '최진실법'(친권이 있는 부모가 사망한 뒤 가정법원의 심사를 통해 미성년 자녀의 친권자를 결정하도록 한 민법) 등 점점 늘어가는 추세이다. 이처럼 사후 약 방문 격으로 학교안전 관련 법률들도 어린이와 청소년이 사고를 당하거나 사망해야 법이 바뀌거나 새롭게 제정되는 참으로 안타까운 시대를 살고 있다.
 
올해는 세월호 침몰 사고 10주기 다시 생각해도 가슴이 먹먹하고 한없이 미안하고 여전히 부끄럽기 짝이 없다. 10년 동안 과연 우리는 무엇을 했고 학교안전은 어떻게 달라졌고 교육활동은 얼마나 안전해졌을까?
▲ 올해는 세월호 침몰 사고 10주기 다시 생각해도 가슴이 먹먹하고 한없이 미안하고 여전히 부끄럽기 짝이 없다. 10년 동안 과연 우리는 무엇을 했고 학교안전은 어떻게 달라졌고 교육활동은 얼마나 안전해졌을까?
ⓒ 416특위 인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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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에도 계속 증가 추세인 학교안전사고

올해는 세월호 침몰 사고 10주기이다. 다시 생각해도 가슴이 먹먹하고 한없이 미안하고 여전히 부끄럽기 짝이 없다. 10년 동안 과연 우리는 무엇을 했고 학교안전은 어떻게 달라졌고 교육활동은 얼마나 안전해졌을까?

2014년 4월 세월호 침몰 사고는 안전사각지대를 관리하지 못하여 발생한 전형적인 인재였다. 세월호 사고 이후, 정부는 국민안전처를 출범시켰고 안전혁신마스터플랜을 발표하면서, 부랴부랴 학교안전사고 예방계획 수립, 시・도교육청에 학교안전사고 예방・대책 전담부서 설치, '학교안전교육 7대 표준안'에 의거한 안전교육 실시 등 그동안 소홀했던 예방 관련 내용을 강화하는 쪽으로 학교안전 법제를 크게 개정했다.

그러나 형식에 치우친 땜질식 처방과 하향식·일방적 추진 때문에, 역할과 책무에 대한 정리가 명확하게 이루어지지 않았고 관련 시수나 인프라가 지원되지 않는 등 정작 실효성과 정교함이 부족하여 학교안전사고는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고 학교안전문화도 여전히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

2020 교육부 <학교안전 종합관리‧지원 방안>에 따르면, 세월호 사고 이후 교육부 차원에서 학교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한 정책적·교육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교안전사고는 매년 10만 건을 상회하고 있다. 세월호 사고 이후, 6년간('14~'19) 연평균 증가율은 학교안전사고 발생 빈도 3.6%, 발생률(학생 1000명당 발생 빈도) 6.3%이다. 또한 학교안전공제중앙회에서 발표한 '2022년 학교안전사고 발생·보상 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학교 안팎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14만9339건으로,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9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수는 매년 감소하고 있는데, 학교안전사고는 점점 증가하고 있고, 사고의 종류도 늘어나고, 정도는 강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즉 2007년도 868만 명이던 학생 수가 2014년에는 702만 명으로 줄더니, 2022년에는 527만 명으로 계속 감소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

반대로 학교안전사고는 2011년 8만6468건에서 2012년 10만365건, 2013년 10만5088건, 2014년 11만6527건, 2015년 12만123건, 2018년 12만2570건, 2019년 13만8784건, 2022년 14만9339건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어, 학교가 여전히 안전 사각지대임을 웅변하고 있다. 체육, 등·하교, 휴식시간 등 다양한 시간대에서 연간 10만 건이 훨씬 넘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고, 매년 10명 내외의 사망자와 50∼80명의 장애 학생이 생기고 있어, 학교안전사고는 이제 개인과 학교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문제이고 국가적 과제이다.

여전히 뼈아픈 상처와 쓰라린 기억으로 남아있는 세월호 사고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민족은 미래가 없다고 한다. 세월호 사고는 지우고 싶어도 지울 수 없는, 특히 교육계에는 뼈아픈 상처와 쓰라린 기억으로 남아있다. 세월호 사고를 통해 환골탈태 수준의 획기적인 변화와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대전환을 꾀했어야 했다.

처음부터 회사의 이윤 창출을 위해 고객의 안전은 뒷전이었고(돈을 우선시하는 황금만능주의),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애써야 할 사람들이 '가만히 있으라'고 해서 더 큰 참사를 빚었고(일부 승무원, 선원 등의 오판), 신속하게 대응하여 얼마든지 구할 수 있었음에도 황금시간을 놓쳐버렸고(해경 등 무능한 구조 시스템), 진심 어린 마음으로 유가족들의 눈물을 닦아주어야 함에도 상처를 주었다(정치권의 한심하고 답답한 모습).

우리는 세월호 사고를 통해 '벌거벗은 대한민국', '부끄러운 대한민국'을 목격했다. 한마디로 우리 사회의 총체적인 모순과 민낯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왜 이런 참사가 일어났는지, 왜 구조하지 못했는지에 대해 철저한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뒤따라야 했고, 그리고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내놓았어야 했음에도 부족했다(세월호 사고 1주기를 맞아 중앙일보가 시행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63.5%는 1년간 국민의 안전의식에 변화가 없었고, 85.8%는 세월호와 같은 대형사고가 재발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 하더라도, 그동안 안전과 생명을 소홀히 했던 교육계도 본질적으로 달라지는 계기로 삼았어야 했고, 재발 방지 차원에서라도 좀 더 촘촘하고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했어야 했다. 세월호 사고를 반추하면서 우리는 계속해서 교육적 질문을 던지고 교훈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세월호 사고를, 단순히 "잊지 말자" 정도가 아니라 이제라도 학교안전 법제를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성 있게 개정하여, 안전사고에 취약한 교육행정과 학교문화를 혁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사고와 재난은 지난 수십 년간 우리 사회 전반에 누적되어 온 성과주의, 형식주의 등의 폐단들이 총체적으로 작용하여 드러나는 것이기 때문에 한두 번의 단편적인 처방을 통해 단기간에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세월호 10주기, 실효성 있는 '학교안전법' 개정으로 응답해야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기본계획(3년, 교육부), 지역계획(1년, 교육청), 학교계획(1년, 학교) 등 안전계획 수립 및 실태조사 실시, 그리고 안전교육 강화 등 나름대로 학교안전 관련 제도개선에 나섰으나, 솔직히 이러한 제도와 정책이 아직 학교현장에 뿌리내리지 못했고, 또한 학교 안팎의 새롭고 다양한 위험요인에 대해서도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교육부, 2020).

이를 위해 학교안전사고 보상 중심에서 과감하게 사전예방 및 재발방지 강화로 전환하고, 학교 안팎의 위험요인에 대한 대응 내실화 등 그동안의 미비점과 비효율성을 보완하여 보다 체계적이고 실효성 있는 학교현장 맞춤형 법제를 새롭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학교안전사고를 대폭 낮추기 위해 학교 현장에 맞는 안전사고 예방 대책을 마련하고, 제대로 축적된 자료를 구축해서 체계적인 안전관리시스템을 마련해가야 한다.

주지하다시피 세월호 사고 이후, 학교안전에 대한 사회적, 국민적 관심이 커지자 정부는 2014년 11월, 체험중심 안전교육 및 교원의 안전전문성 강화, 시설여건 개선, 안전인프라 구축 등 학교안전정책의 기본방향을 제시하는 '교육분야 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하였다. 학교에서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교원을 안전교육 준전문가로 육성하는 동시에, 안전한 교육활동 제공 및 안전한 교육시설을 조성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그 중 교대와 사대 등 교원 양성과정에, 학생에게 직접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체육과 보건교사의 경우 기존 전공과목에 안전 관련 내용을 포함하거나 별도의 안전과목을 신설하고, 교원 임용 및 승진 시 '(가칭)학교안전관리사' 자격을 취득한 경우에는 가산점 등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현재까지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어 공염불이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세월호 사고 이후, 교육부가 나름대로 학교안전사고 예방과 안전 관련 대책들을 내놓았으나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 이제라도 체험시설과 숙박업소, 차량은 지자체 등 인허가 기관에서 평소에 보다 더 철저하게 안전 점검 및 관리하는 등 안전기준 강화와 법규 위반 법령 정비에 나서야 하고, 모든 교직원을 학교안전전문가로 육성하는 역량 강화 연수도 시행해야 하며, 2014년 정부가 발표한 대로 유·초·중·고 모든 교직원들에게 학교안전관리사 자격 취득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고, 취득 시 과감한 혜택을 부여해야 할 것이다.
  
학교안전법 개정을 위한 국회토론회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이하여 지난 1월 31일, 박홍근 의원실, 강민정 의원실, 학교안전정책포럼 주최로 국회에서 '학교안전 강화 및 학교안전법 개정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 학교안전법 개정을 위한 국회토론회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이하여 지난 1월 31일, 박홍근 의원실, 강민정 의원실, 학교안전정책포럼 주최로 국회에서 '학교안전 강화 및 학교안전법 개정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 김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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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라는 공간은 학생들이 주로 생활하는 곳이고, 학생들은 학교에서 안전하게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 특히 저출생 문제로 중병을 앓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학교안전은 우리 아이들을 안심하고 키울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한다는 차원에서 그 무엇보다도 우선해야 할 과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학교의 안전 확보를 위한 법제를 살펴보면, 개별법 형식으로 산재되어 체계성과 효율성이 부족하고, 안전교육 및 안전관리 규정이 미흡하며, 학교안전구역의 관리 및 규정이 부처별로 흩어져 있는데다, 비전문가인 교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학교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등 전체적으로 미비하거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필자가 학교안전 법제를 산업안전보건법 등 산업안전 법제와 비교·분석해 보니, 실효성과 체계성, 구체성, 이행 강제성, 예방예산 담보성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근로자이든 학생이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안전과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고,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지는 것이 국가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국가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진다는 비상한 각오로 안전정책을 펼쳐야 한다.

실효성 있는 안전 법제를 위해서는 정부 및 국회가 앞장서고, 발 벗고 나서 적극적으로 입법 작업을 해야 한다. 어느 국가든 안전 법제 시행에 있어 가장 막중한 책임자는 정부이다. 정부가 어떤 법제로 어떤 정책을 펼치느냐에 따라 그 효과와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같은 정부 안에서 근로자를 보호하는 산업안전 법제는 실효성이 높고 체계화되어 있는데, 학생을 보호하는 학교안전 법제는 실효성이 낮고 허술하다면 이것은 형평성 차원에서도 문제가 심각하다 아니할 수 없다. 안전에 차별을 두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 특히 교육부는 보다 강한 의지를 가지고 산업안전 법제 못지않게 학교안전 법제 내용을 내실 있게 강화하여, 최소한 학교안전사고 비율이 산업재해 비율 수준으로 낮아지도록 아니 선진국 수준으로 줄어들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올해 22대 국회가 새롭게 출범한다. 22대 국회는 제발 세월호 아픔에 응답한다는 차원에서 부디 실효성 있는 '학교안전법' 전면 개정에 나서야 할 것이다. 내실 있는 학교안전법 개정을 통해 안전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시대에 '더욱 안전한 학교', '더욱 안전한 사회', '더욱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한 단계 발돋움하기를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 이 칼럼은 필자의 논문, ‘학교안전사고 예방에 관한 법제 연구’를 바탕으로 썼고, 교육희망 등의 매체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세월호, #학교안전, #학교안전법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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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포럼 <교육을바꾸는새힘>,<학교안전정책포럼> 대표(제8대 서울시 교육의원/전 서울학교안전공제회 이사장) "교육 때문에 고통스러운 대한민국을, 교육 덕분에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어가요!" * 기사 제보 : riulkh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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