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LH공사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사전투기 의혹 제기  참여연대와 민변은 LH공사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사전투기 의혹에 대해 공익감사를 청구청구했습니다.
▲ LH공사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사전투기 의혹 제기  참여연대와 민변은 LH공사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사전투기 의혹에 대해 공익감사를 청구청구했습니다.
ⓒ 참여연대

관련사진보기


지난 2023년 12월 12일 국토교통부는 "LH 혁신방안"으로 민간건설사를 공공주택사업자로 지정하여 경쟁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하였다. LH 직원들의 부동산투기, 부실 공사, 매년 10조 원 이상 발주하는 거대한 사업 규모 등 LH 개혁은 오래된 과제이다.

하지만 그 대안이 서민과 중산층에 저렴한 임대료·분양가의 공공주택공급사업자로 민간건설사를 참여시키는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조금이라도 주택정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다. LH 개혁의 본질에서 벗어나 민간 주도, 시장 자율이라는 윤석열 정부의 경제적 도그마에 갇혀, 부동산경기 침체로 위기에 빠진 민간건설사들의 민원을 들어주는 것이 아닌지 우려도 든다. 그래서 공공주택사업에 민간건설사들을 단독 사업자로 참여시키는 문제를 다루어 본다.

강제수용한 공공택지에서 민간사업자가 공공주택사업을 하면

민간 시행사들이 아파트 건설 택지를 조성하기 위해서 해당 지역의 토지를 하나씩 지주들로부터 사들이기 위해서는 5~10년에 걸친 오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예를 들어, 도시개발사업을 할 경우, 아파트지구 지정을 받기 위해서는 전체 토지의 2/3, 토지소유자 1/2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개발에 대한 기대감과 민간 시행사들 사이의 경쟁으로 인해 시세보다 2~3배 높은 가격에 토지를 매수해야 한다.

시행사업에 장기간 자금이 투여되기 때문에 분양을 통해 자금회수를 하지 못하면, 시공능력 16위의 태영건설도 워크아웃에 넘어갈 정도로, 토지확보 작업은 대형 건설사에도 위험한 사업이다. 그런데 토지보상법에 따라 강제수용하면, 사업시행자가 개발로 인한 토지가격 상승분이 반영되지 않은 헐값으로 토지를 수용한다. 그 뒤 개발 진행 단계마다 개발이익이 반영되어 토지가격이 상승하니, 강제수용권을 부여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수천억 원의 개발이익을 확보하는 엄청난 특혜가 된다.

그래서 강제수용은 취약계층을 위한 저렴한 임대료의 공공임대, 서민들의 내 집 마련 지원을 위한 저렴한 분양주택 공급 등의 공익적 목적을 위해서만 사용할 수 있다. 공공주택특별법, 택지개발촉진법, 도시개발법 등에서 공익사업을 수행하는 LH, GH, SH 등 공공주택사업자에게만 강제수용권을 부여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성남 판교에 인접한 대장동은 LH가 강제수용권을 행사하여 공공택지로 개발하기로 한 지역이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LH가 자체 사업을 축소하고 민간 지원 사업에 주력할 것을 요구하였다. 지금의 윤석열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민간주도 공공 부분 개혁"이라는 정책은 이명박 정부의 정책과 궤를 같이 한다. 이를 계기로 당시 집권 여당 국회의원들은 LH에 대장동 택지개발사업을 민간사업으로 넘길 것을 요구하였고, 당시 성남시장은 민간에 막대한 개발이익을 넘길 수 없다며 시 차원에서 공공택지로 개발하겠다고 했다.

당시 공공택지 개발사업자금을 조달할 능력이 되지 않았던 성남시는 결국 타협책으로 도시개발법상의 민관합동 개발방식을 채택하였다. 그 결과,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은 민간에 넘어갈 5000~6000억 원의 개발이익을 성남시가 환수하여 낙후된 공단지역 개발 등에 사용하는 성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반면 반대진영은 민간사업자인 "천화동인"이 부동산버블 시기를 거치며 조 단위의 개발이익을 얻었다고 공격하고 있다.

이렇게 강제수용으로 조성된 공공택지 개발권한의 절반만 민간에 넘겨도 엄청난 개발이익 특혜 문제가 되는데, 공공택지를 민간에 통째로 넘긴다는 것은 엄청난 특혜가 된다.
 
 2021. 10. 25. 참여연대는 기자회견을 열어 3기 신도시 공공택지의 민간 매각 현황과 개발이익 분석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2021. 10. 25. 참여연대는 기자회견을 열어 3기 신도시 공공택지의 민간 매각 현황과 개발이익 분석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 참여연대

관련사진보기

 
공공주택 민간개방, 공익적 목적 실현할 수 있나?

국토부는 삼성, 현대 등 고품질 브랜드의 공공주택 공급이 가능해진다고 희망 섞인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분양가와 공사비는 현 수준을 유지한다는데, 고품질 브랜드를 현재의 공공주택 공사비와 분양가로 건설하라고 하면 어느 건설사가 참여하겠는가? 벌써부터 대형 건설사들은 분양가 규제 등을 풀어주지 않으면 수익을 낼 수 없다며 추가적인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민간주도의 공공 부분 개혁을 경제적 도그마로 설정한 윤석열 정부가 정책 실적 쌓기에 급급하면, 정권 말기에 분양가상한제, 무주택자 우선 청약제 등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는 규제들이 속속 풀릴 가능성도 크다. 강제수용한 공공택지가 대형 건설사들에 막대한 분양수익을 가져다주는 특혜사업으로 변질되고, 서민과 중산층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한다는 공익적 목적은 사라진다.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에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젊은 중산층들이 바라는 것은 고가 분양아파트가 아니라 부담가능한(affordable) 주택이다. 유엔 해비타트 등은 연 소득 대비 주택가격(PIR, Price to Income Ratio) 3~5배를 부담가능한 주택가격으로 정하고 있다.

튼튼하고 저렴한 서민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품질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LH 개혁 방향인데, 공공택지에서 민간건설사에 특혜를 주는 것이 은근슬쩍 끼어들어 LH 개혁의 목적이 되어 버렸다. 공익을 위해 강제수용해 놓고 뒤에는 결국 민간의 거대한 수익사업이 되면, 강제수용 당한 농민의 재산권을 침해하여 위헌적이라는 비판도 피할 수 없다.

LH·지자체·비영리 주거단체, 3각 체제로 공공주택 공급 역할 분담해야

LH의 비대화와 공공주택사업의 독점 문제는 공공주택사업을 지방자치단체와 비영리 주거단체 등으로 분산하고, 역할을 나눠 해결해야 한다. 공공사업을 민간건설사가 시행한다는 것은 난센스일 뿐이다. 고급 브랜드가 필요하다면 지금처럼 공공이 시행하고 민간 브랜드 사업자가 시공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얼마든지 가능하다.

LH는 공급실적이 중요하기 때문에 종합적인 기능을 갖춘 도시개발이 아니라 아파트 공급위주의 베드타운 개발에 주력한다. 지방자치단체는 개발한 도시에서 사는 주민들의 삶을 같이 해야 하기 때문에 베드타운형의 택지개발이 아닌 교육, 유통, 교통, 산업 등 종합적인 도시기능을 갖춘 제대로 된 도시를 건설하려는 유인이 크다.

공공주택사업은 서구유럽 대부분 국가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한다. 공공주택사업 대부분은 대도시나 대도시 인근 지역에서 필요한 행정이다. 공공임대 비율이 높은 비엔나(40%), 암스테르담(35%), 파리(22%)도 해당 시에서 공공주택을 공급하고 있다. 중앙정부가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지방자치단체 산하의 경기도시개발공사(GH), 서울도시주택공사(SH) 등이 도시규모의 주택공급 사업을 하려면 사업자금 조달에 필요한 지방공기업법상의 규제를 풀어주어야 한다.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공공주택사업 자금을 택지개발이나 공공분양을 통한 수익이 아니라, 재정과 주택도시기금 지원을 통해 조달한다면 재정과 기금의 배분에 있어서도 LH와 지방자치단체, 비영리 주택조합 등 3자의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서구 유럽의 도시들도 2차 세계 대전 후 시 정부 차원에서 대규모 재정과 행정을 투여하여 공공주택을 공급한 후 1960년대부터는 사회주택조합, 사회적 기업 등 비영리조직들이 공공주택 공급사업을 담당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와 윤석열 정부는 비영리 주택조합이나 주거사업을 하는 사회적 기업을 좌파 이념에 입각한 이념적 정책인 것처럼 호도하며 배척하고 있지만, 서구 유럽국가의 비영리 주택조합들은 무주택 서민들로부터 출자금을 받아 종잣돈을 만들고 금융지원을 받아 공동주택을 건설한 후 출자자인 조합원들에게 10년~20년 장기 거주할 권리를 주는 주거사업을 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러한 비영리 주택조합에 시유지 제공, 저렴한 금융지원 등을 통해 공공주택사업을 추진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무주택 서민들이 만든 비영리 주택조합이 공급과 관리를 담당하는 주거 자치가 실현되는 셈이다. 이렇게 SH, GH와 같은 지방자치단체 주택공사와 비영리 주거단체, 그리고 LH가 적정한 비율로 역할을 분담하여 공공주택사업을 추진한다면 LH가 거대 공룡이 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글은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 김남근 변호사가 작성했습니다


태그:#LH, #혁신, #공공주택, #투기, #철근누락
댓글1

참여연대는 정부, 특정 정치세력, 기업에 정치적 재정적으로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합니다. 2004년부터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 특별협의지위를 부여받아 유엔의 공식적인 시민사회 파트너로 활동하는 비영리민간단체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