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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의 갈등이 정점에 달했다. 인 위원장이 이 전 대표에게 사과하면서 마무리됐지만 두 사람 간에 일었던 설전을 보면 유치한 싸움을 본 것같아 낯이 부끄러웠다. 인종차별과 패드립 섞인 설전을 벌이는 것이 한국 보수 정치의 혁신을 운운하는 사람들이 할 말들인가. 두 사람 간의 설전을 정리해봤다.

정치인의 비상식적인 언행 고치겠다던 이준석 전 대표

이준석 전 대표는 과거 국민의힘 공직자 자격시험 도입 이유로 정치인들의 비상식적인 언행을 꼽았다. 정치인의 기본 소양을 더 높이겠다는 게 이 전 대표의 주장이었다. 그랬던 이 전 대표의 최근 언행은 어땠을까?

"미스터 린튼은 우리의 일원이 됐지만, 현재로서는 우리와 같아 보이지 않는다."

지난 4일 이 전 대표를 만나기 위해 부산을 찾은 인요한 위원장에게 한 말이다. 이 전 대표는 이를 영어로 말했는데 즉각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4대째 한국에서 자란 한국인에게 한국어 뉘앙스를 알아듣지 못할 것 같다면서 영어로 말한 것과 우리와 같아 보이지 않는다는 대목이 인종차별, 헤이트 스피치(혐오발언) 논란으로 불거졌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 전 대표의 말이 부적절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인종차별에 패드립으로 응수한 인요한 위원장, 많이 섭섭했나

인 위원장은 이 전 대표의 말에 대해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섭섭하다고 표했다. 자신을 향한 이 전 대표의 인종차별적인 발언이 너무 섭섭했던 것일까. 인 위원장은 인종차별에 문제적 발언으로 응수했다.

"준석이가 버르장머리 없지만 그래도 가서 끌어안는 통합이 필요하다. 그건 준석이 잘못이 아니라 부모의 잘못이 큰 것 같다."

지난 26일 인 위원장이 국민의힘 당 행사에서 한 발언이다. 이에 이 전 대표는 27일 라디오에 출연해 "나이 40 먹고 당 대표를 지낸 정치인에게 '준석이'라고 지칭한 것 자체가 어디서 배워먹은 건지도 모르겠다"며 "패드립이 혁신이냐"고 반박했다. 인 위원장의 발언 역시 국민의힘 내부에서 부적절했다는 의견이 나왔다.

사과한 인 위원장, 사과 없는 이 전 대표

발언 논란이 일자 인 위원장은 '도덕이 없는 것은 부모 잘못'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이 전 대표에게 사과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그동안 혁신위원장으로서 하여간 수고하셨다"라며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이 전 대표는 끝까지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았다.

지난 며칠 사이에 있었던 두 사람의 설전을 보면 한 편의 유치한 아이들 싸움을 보는 것 같았다. 상대방의 외모를 보고 놀리고, 기분이 언짢자 부모 욕으로 응수하고, 자존심 상한 나머지 사과는 안 하는, 상호 간에 존중이라고는 요만큼도 보이지 않는 그런 아이들 싸움 말이다.

보수 정치의 혁신을 이끌겠다는 사람들의 싸움이 한심하기 짝이 없다. 건설적인 정치 논쟁은 찾아볼 수 없는 걸까. 도합 100세가 넘는 어른들이 벌인 설전을 보고 이런 칼럼을 써야 하는 현실에 낯짝이 부끄럽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이성윤씨는 전 미래당 서울시당 대표로, '정치권 세대교체'와 청년의 목소리가 의회에 좀 더 반영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2016년 12월 청년정당 미래당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았고, 2017년에는 만 23살의 나이로 1기 공동대표를 맡았습니다.


#이준석#인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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