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 직원 3.1% 이상인 장애인의무고용율을 2배에 해당하는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는 일터가 있다. 창원 마산회원구 양덕동에 있는 신화성의료재단 잘본병원이다.
6일 (사)경상남도장애인부모연대(대표 윤종술)는 잘본병원을 모범사례로 소개하면서 지역의 다른 기관·기업체에서도 장애인 고용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했다.
잘본병원은 상시 직원은 188명인데, 이들 가운데 12명이 장애인이다. 이들은 모두 정규직으로, 이는 장애인의무고용율의 두 배에 해당한다.
이에 장애인부모연대는 경남도 장애인복지과(과장 홍성주), 경남도발달장애인지원센터(센터장 배진기)와 함께 지난 2일 잘본병원을 찾아 현장을 살펴보고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2022년 5월 마산고속버스터미널 맞은편에 신축에 문을 연 잘본병원은 뇌졸중, 척수손상 등으로 포괄적 재활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1:1 맞춤 재활치료를 제공해 오고 있다.
홍성주 과장은 "상시 직원 188명인 잘본병원이 1년 남짓한 기간에 적절한 직무를 개발하여 장애인의무고용율의 2배에 해당하는 12명의 장애인을 고용한 것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라고 했다.
안태경 잘본병원 행정부장은 "발달장애, 시각장애, 지체장애를 가진 사람 16명을 고용하고 있다. 장애인을 고용한다는 결정이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고용한 후의 결과와 소감은 비장애인 못지않게 일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전문직 직원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된다"라며 "어떤 분야의 직무를 개발해 더 고용할 수 있을까 살피게 된다"라고 하였다.
곽혜경 간호부장은 "장애인 근로자들에게 병실 담당을 지정해서 운영하는 방법이 유효했다"라며 "담당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면서, 더 친절하게 어르신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 어르신들이 간호사 보다 기사들의 말을 더 잘 듣고 좋아한다"라고 했다.
잘본병원은 장애인을 고용하면서 직무분야를 '이송기사'로 정하고, 동료나 환자들은 그 직에 고용된 사람들을 '000 기사님'이라고 호칭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장애인부모연대는 "이런 직함은 병원 내에서 다른 직원들에게 하나의 전문분야로 존중되는 분위기였고, 노동자들은 이 직함에 매우 자긍심을 느끼는 것으로 보였다"라고 소개했다.
70여명의 재활전문치료사를 보유한 잘본병원 재활치료센터를 둘러본 윤종술 대표는 "2023년 보건복지부가 공공일자리로 새로이 개발해, 2024년 시행할 '물리(재활) 치료보조일자리' 사업을 통해 더 많은 장애인고용에 참여해 줄 것"을 부탁했다.
윤종술 대표는 "언어, 작업, 감각통합 전문치료사 6명을 배치하고 있는 '소아언어발달센터'가 창원에 있다는 것은 경남지역 발달장애인의 부모들에게는 매우 좋은 소식"이라며 "발달장애인을 양육하는 부모들은 관심이 많다"라고 했다.
홍성주 관장은 "잘본병원의 선구적인 장애인근로자 고용을 여러 곳에 알려 다른 병원, 기업들의 귀감이 되게 할 필요가 있다. 감사하다"라며 "경남도에서도 사례를 지역사회에 알리고 더 많은 동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