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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신공항 추진과 관련해 반대운동을 해왔던 이성근 환경운동연합 자연생태위원이 지난 20일 열린 경기도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발표한 발표문을 정리해 싣습니다.[기자말]
토론회 주제가 경기국제공항 건립추진 어떻게 볼 것인가 입니다. 지역 사정에 그다지 밝지 않은 타지의 사람이지만 공항 건설만큼은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최근 몇 년간 지자체들의 공항 건설이 부쩍 늘었다는 것입니다. 외형적 명분은 지역 경제 회복과 지금보다 더 잘살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실상 그 본질은 새로운 개발 시장에 다름 아니다 판단합니다.

부산 역시 가덕도 신공항건설 역시 같은 범주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일방적 희생이 강요되고 있습니다. 가덕도의 경우 2024년 하반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그런데 그 과정이 '번갯불에 콩 볶아 먹기'식이라는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지역에서도 보기 드문 생태적 자산이 흔적 없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시작을 문재인 정부가 열었고, 윤석열 정부는 거기에 고속도로를 만들어 달리고 있습니다.

가덕도 신공항 개발사업의 역사
 
ⓒ 화성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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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 신공항 개발 사업은 언제 시작된 걸까요? 이 사업은 2006년 중국 민항기가 김해 돗대산에서 추락한 후 공식화된 노무현 대통령의 동남권 신공항 건설 타당성검토 지시에서 출발합니다. 이후 18년간 동남권 신공항 건설사업은 입지와 공항의 명칭을 둘러싼 지역 간의 첨예한 대립과 갈등으로 점철되었습니다. 주요 선거, 특히 대통령 선거 시기마다 명암을 달리했습니다.

현재의 가덕도 신공항 이슈는 2018년 제7회 6·13 지방선거 당시 오거돈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재점화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해신공항을 고수하던 국토부는 불변의 입장이었지만, 부산·경남의 가덕 신공항 추진론자들은 김해공항 확장안이 안전, 소음 유발, 경제성과 확장성 부족 등으로 관문 공항 역할을 하지 못한다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이에 국토부는 부울경 단체장 합의로 김해신공항 검증작업을 국무총리실에 맡기기로 했고, 결과는 '근본적 검토'였습니다. 그리고 근본적 재검토의 결과는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 세 곳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던 가덕도에 신공항건설을 추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렇듯 영남권을 배회하던 신공항건설 유령이 우여곡절 끝에 착륙한 곳이 가덕도이지만, 정작 가덕도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부산 사람들조차 부산에서제일 큰 섬 정도로만 알고 있을 뿐이니, 다른 지역민들은 말할 것도 없겠지요. 언론과 방송, 특히 지역 언론은 신공항 대상지로서의 가덕도 공항 건설만 언급했지, 가덕도가 지닌 역사와 문화의 속살이나 생태환경 가치에 대해선 입을 굳게 다물었습니다.

이 현상은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역의 환경단체들이 문제를 제기하지만 가덕도라는 섬 안에 갇혀 있을 뿐입니다. 다시 말해 언론에서 다루지 않는, 심하게 말하면 '취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언론이 한 지역의 미래를 좌우하는 개발과 관련 찬성과 반대 논리를 비롯하여 정보 전달자로서 존재하지 않고, 도리어 개발의 나팔수로 전락하면 일방성은 가속도를 가지며 질주하게 됩니다.


7천 년 신석기 문화가 꽃피었던 가덕도
 
ⓒ 화성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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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적으로 고립된 섬임에도 주봉 연대봉(459m)과 국수봉(269m)으로 이어지는 산지와 해안에 깃든 동식물 다양성은 국립공원 지정을 앞둔 부산 최고의 산지인 금정산에 버금가거나 앞섭니다.

15개 이상 식생군집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곰솔 중심의 도서 해안림이 아닌 개서어나무, 졸참나무, 소사나무, 느티나무 중심의 낙엽활엽수 군락과 동백나무와 후박나무, 참식나무 중심의 상록활엽수 군락으로 이뤄져 있고 이 극상의 숲에 깃들거나 머물다 이동하는 조류와 포유류 또한 무시하지 못할 종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멸종위기야생동식물 1급 수달과 매, 2급 삵과 솔개, 팔색조, 긴꼬리딱새 등을 비롯하여 천연기념물 황조롱이, 소쩍새, 솔부엉이, 새매 등이 수시로 보이고 말똥가리, 뻐꾸기, 꾀꼬리, 파랑새 등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또한 부산 신항이 들어선 북서쪽 해안을 제외한 전 해역에서 상괭이를 연중 내내 볼 수 있습니다. 상괭이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등재된 보호종이기도 합니다.

안정된 생물상은 주위의 안정된 먹이사슬과 무관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가덕도 주민의 삶 자체를 관통하고 있습니다. 가덕의 토박이들은 주로 소형어선을 이용한 어로작업과 해조류 채집으로 조상대대 살아왔습니다. 현재 가덕 주변 바다에는 172종의 어류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이중 대표 어종은 대구와 숭어, 전어 등으로 상괭이와 수달은 이 어종들을 주민들과 나눠 먹고 있습니다.

가덕 대항의 전통어로인 육수장망(陸水張網) 어로는 무동력선 6척을 이용해 그물을 드리우고 있다가 망루에서 보내는 신호에 따라 순식간에 그물을 조여 숭어떼 같은물고기 떼를 잡아들이는, 기다림과 찰나의 자연 순형 어로입니다.

숭어 떼가 가덕수로에 들 때면 상괭이의 출현도 잦아집니다. 해안 곳곳은 수달의 먹이터입니다. 때로 수달은 어민의 배를 뒤져 물고기들을 훔쳐 먹기도 하지만, 어민들도 그러려니 하고 지금껏 살아왔습니다. 가덕도는 이런 곳입니다. 

그러나 언론, 특히 지역 언론은 가덕도 신공항 논란이 지속되는 기간 내내 이런 사실을 외면했습니다. 오히려 가덕에 관한 이야기는 조중동(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으로 대표되는 보수언론이 충실히 전했습니다. 반면 지역 언론은 지난 수년간 '김해신공항은 안된다', '가덕 신공항만이 유일한 답이다'라는 정해진 답에만 매달리고 있습니다.

부산시민들에게 신성시되는 금정산의 경우, '다른 데는 몰라도 금정산만은 안된다'라는 불문율이 통합니다. 금정산이 가진 품격과 생태 경관이 개발로 휘둘리지 않기를 바라는 정서가 지역사회를 관통하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가덕도가 이렇게 뛰어난 자연경관과 생물상을 간직한 곳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알았다면, 지역민의 금정산 사랑 정서가 가덕에도 적용되었다면 부산시민들이 무턱대고 가덕도 신공항론을 찬성했을까요? 만약 합리적 판단의 근거가 충분히 제공되었다면, 낙후된 부산경제를 살린다는 명분에 휘둘리기보다는 냉철히 신공항 문제를 판단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작금의 가덕 신공항에 대한 몰아가기식 일정과 정치권의 질주는 거의 절망적입니다. 
 
 2029년 조기개항으로 가덕도신공항이 문을 열면 사라질 가덕도의 모습. 2022년 11월 연대봉에서 찍은 가덕도 국수봉, 남산 등의 모습이다.
 2029년 조기개항으로 가덕도신공항이 문을 열면 사라질 가덕도의 모습. 2022년 11월 연대봉에서 찍은 가덕도 국수봉, 남산 등의 모습이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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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내몰린 가덕도와 부산 월드엑스포가덕도를 신공항으로 점 찍어 놓고 추진했던 집단과 그에 동조하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은 수도권 일극주의 극복과 국토 균형발전, 남부권 관문 공항, 심지어 전쟁 대비를 위해 가덕도 신공항이 필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 물론 수도권 일극주의는 경계하고 극복해야 마땅하지만 그 극복에 가덕도 신공항이 필수일 이유는 없습니다.

만일 가덕도가 신공항으로 고착된다면 우리는 다시는 회복할 수 없는 미래 또한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부산의 미래를 걸고 하는 초대형 사업이라면 현장의 생태 환경적 실태, 장·단점, 향후 위험이나 기회요인, 대안적 의견 등에 대한 시민 의견수렴이 선행되어야 했던 것이 아니겠습니까. 시민을 향해 열린 숙의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금 우리는 가덕도의 생태환경적 실상도 거의 알지 못한 채 이 귀중한 섬을 벼랑끝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부풀려진 기대효과, 불확실한 미래 부산시와 추진론자들은 가덕 신공항 건설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생산 유발액은 88조 9420억 원, 취업 유발 인원은 53만 6453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풀어보자면 공항 건설에는 7조 5545억 원이, 공항으로 들고 나기 위한 도로와 철도, 고속철도 등 공항접근 교통망의 구축사업에는 17조 9478억 원이, 배후도시 개발 사업에는 33조 3159억 원 등이 투입된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한 파급 효과는 공항건설, 운영, 항공운송, 여객여행 지출액, 가덕 신공항 접근 교통망 구축, 배후도시개발 등 6가지 요인에 대한 효과를 합산한 결과라고 했습니다. 

과연 이러한 기대는 합당한 걸까요? 그리고 그 수혜가 불특정 다수의 시민에게는 어떻게 분배될까요? 각종 기대효과가 공장에서 물건 제조하듯 뚝딱 나오는 그런 장밋빛 미래가 오기나 할까요?

물론 건설과정에서 수요는 발생할 것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시민의 이익으로 해석되기에는 무리가 많습니다. 그동안의 수많은 국책사업과 거대 토건개발의 경우, 지역에서 부가 평등하게 분배되어야 함에도 주머니를 챙긴 건 시공건설사들이었습니다.

또 사업의 불확실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코로나19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지난 3년 모든 것이 동결되었고 공식 해제가 된 현재도 영향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코로나 펜데믹의 아픔은 사람들로부터 쉽게 잊혀졌습니다. 물론 지금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계신 분들이 많지만, 중요한 것은 현재 우리가 체감하고 있거나 목도하고 있는 기후 재난입니다. 코로나 펜데믹은 기후재난에 비하면 전초전이라는 것이 과학자들의 중론입니다.

그중 하나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을 언급해 보겠습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수행한 '국가 해수면 상승 사회·경제적 영향평가' 협동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국제표준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 가운데 KEI는 RPC 4.5 시나리오를 적용할 때 남한의 해수면은 2100년까지 1.33m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이 경우 남한의 총 침수 면적은 전체의 4.1%에 이릅니다. 시도별 침수면적을 보면 전남이 1434㎢로 가장 넓고, 충남(849㎢), 전북(613㎢), 인천(468㎢), 경기(304㎢)가 뒤를 이었습니다. 서해안이 집중적으로 침수되는 것입니다. 경남은 225㎢, 제주도는 88㎢인데 침수면적 비중으로는 인천이 46%로 압도적 1위였습니다. 자료를 살펴보니 화성호 주변도 예외 없습니다. 여기에 대한 대비는 어떤가요?

31개법 무력화시켰던 가덕도 특별법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여야 의원 투표 결과는?  동남권 신공항입지를 부산 가덕도로 확정하는 내용의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229인 중 찬성 181인, 반대 33인, 기권 15인으로 통과되고 있다. 여야 의원들의 투표 결과가 국회 본회의장 전광판에 찬성은 녹색, 반대는 붉은색, 기권은 노란색 동그라미로 표시돼 있다.
▲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여야 의원 투표 결과는?  동남권 신공항입지를 부산 가덕도로 확정하는 내용의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229인 중 찬성 181인, 반대 33인, 기권 15인으로 통과되고 있다. 여야 의원들의 투표 결과가 국회 본회의장 전광판에 찬성은 녹색, 반대는 붉은색, 기권은 노란색 동그라미로 표시돼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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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6일 '가덕신공항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2020년 11월 17일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김해신공항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지 불과 3개월여 만입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이낙연 대표 등 소속 의원 137명이 공동으로 이름을 올린 특별법은 이후 무소불위의 '불도저법'이 되고 말았습니다.

알려졌다시피 가덕도는 신공항 부지 선정과정에서 '낙제점'을 받았던 곳이기에 가덕도를 특정해서 추진한 특별법은 주무부처인 국토부를 비롯해 정부 내 거의 모든 부처가 경제성, 안전성, 형평성, 환경성을 근거로 반대와 우려를 표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청와대와 여당인 민주당은 숫자로 밀어 붙였습니다. 법안은 2021년 3월 16일 제정되었고 9월 17일부로 시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윤석열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가덕신공항 건설은 윤석열 대통령 등장 이후 속도를 내기 시작했고 여야는 경쟁적으로 관련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정상적 절차라면 총 16년(192개월)이 공사 기간으로 2036년이 돼야 사업이 종료된다는 것이 국토부의 의견이었습니다. 항공수요 조사에 12개월, 사전타당성과 예비타당성 조사, 기본계획수립까지는 36개월, 실시계획 승인과 공사발주까지는 12개월, 착공과 준공까지는 2028년부터 2036년까지 9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것은 공항시설법과 국가재정법, 건설기술진흥법 등 현행법을 근거로 삼고 있습니다.

그런데 특별법은 이 과정과 절차들을 간소화 내지 생략하고 있습니다. 급기야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 14일 가덕 신공항을 "부산 엑스포 전 개항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최근 국토부는 가덕신공한 건설의 주요 명분이었던 '엑스포 개최 여부와 관계없이 2029년 완공하겠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지난해 4월 국토부는 사전타당성조사에서 100% 인공섬 공항이 최적안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다 돌연 기존 기본계획안을 폐기하고 기존 계획지구가 변경되어 육지-해양을 잇는 계획안을 발표하였습니다. 전략환경영향평가법을 위반한 것입니다.

환경부는 국토부의 요청에 의거 부처 산하 환경영향평가서를 전문적으로 검토하는 검토기관의 직원들로 구성된 자문단을 구성하여 운영 중에 있습니다. 마지막 보루라 할 수 있는 전략환경영향평가 마저 이렇게 휘둘리며 가덕도는 벼랑끝으로 가고 있습니다.

특별법이 통과될 때 반대 의사를 가장 적극적으로 피력했던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네 번 국회의원을 하면서 낯부끄러운 법안이 통과되는 것을 많이 봤고 선심성 공약이 난무하는 것도 봤지만 이번처럼 기막힌 법은 처음 본다. 10조 원이 넘는 대형 국책사업을 예타도 면제하고 각종 특혜를 몰아서, 그것도 패스트트랙으로 추진하는 걸 어느 국민이 이해하겠나." 

경기국제공항이라고 이러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비용-편익(B/C) 분석이 아무리 좋아도 공항건설은 신중해야 합니다. 최소한 30년은 지겹도록 토론하고 논쟁해도 부족합니다.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초하여 세대 간의 환경정의에 입각한 논쟁을 희망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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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빠진 독 주변에 피는 꽃, 화성시민신문 http://www.hspublic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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