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95) 할머니와 이춘식(103) 할아버지가 20일 시민단체 대표자들 앞에서 "앞으로도 정부가 주는 돈을 받을 생각이 없다.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바란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부의 제3자 변제 방침에 따라 지급되는 소위 '판결금' 수령을 거부 중인 두 피해자의 의사를 재차 확인한 시민단체 측은 "국민의 정성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광주광역시 서구 양동에 살고 있는 양 할머니는 이날 오후 자택을 찾은 박석운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공동대표에게 "정부가 주는 돈을 받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박 공동대표가 "할머니, 정부가 주는 돈 안 받겠다는 입장 지금도 똑같으세요"라고 물은 데 대한 답변이었다.
박 공동대표는 "할머니더러 사람들이 광주의 유관순이라고, 양관순 할머니라고 부릅니다. 혼자 외롭지 않으시도록 저희가 국민들의 정성을 잘 모아보겠습니다"고도 했다.
자리에 함께한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국언 이사장이 "할머니가 지난해 9월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써서 보내셨던 편지의 답장이 아직도 오지 않고 있다"고 하자, 양 할머니는 "(윤석열) 대통령 다시 옷 벗으라고 하세요"라고 했다.
양금덕 할머니 "국민이 싫어하는 대통령은 필요 없어"
양 할머니는 이어 "대통령 깜(감)이 못 된다. 국민이 싫어하는 대통령은 필요가 없다"고 했다.
양 할머니는 지난해 9월 1일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친필 편지를 보내 "나는 일본에서 사죄 받기 전에는 죽어도 죽지 못하겠습니다. (2018년) 대법원에서 승소했다는 소리를 듣고 너무도 기뻤는데, 몇 년째입니까. 우리 정부 무슨 말 한마디 못하고 있지요. 왜, 무엇이 무서워서 말 한 자리 못하나요"라고 항의했다.
당시 할머니는 편지에서 "미쓰비시가 사죄하고 돈도 내놓으세요. 다른 사람이 대신 주면 나는 무엇이 될까요. 일본에서는 양금덕을 얼마나 무시할까요. 우리나라 대통령에게 양금덕 말을 꼭 부탁합니다"라고 썼다.
당시 편지엔 "일본 말고 다른 사람이 준 돈 받으면 일본에서 얼마나 무시할까"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거주하는 이춘식 할아버지는 자택을 찾은 박 공동대표와 이 이사장에게 일제 강제동원 배상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이 국민 눈치를 안 보고 일본 눈치만 본다"고 말했다.
이 할아버지는 그러면서 "일본을 조져야지 눈치나 보고, 일본하고 짝짜꿍이나 하고 있다. 마음에 안 든다"며 "대통령이 (일본한테) 세게 해야지"라고 반복해서 말했다.
이 할아버지의 가족은 "아버님께서 연세가 있으시지만 텔레비전 뉴스도 보시고 세상 돌아가는 것을 다 알고 계신다. 대통령이 일본하고 짝짜꿍하고만 있다고 반복해서 말씀하신 게 핵심이다"고 설명했다.
이춘식 할아버지 "대통령이 일본을 조져야지, 짝짜꿍하고만 있어"
박 공동대표는 "어르신께서는 버티고 계시는데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다. 저희가 국민 정성을 모으려고 한다. 그 말씀 드리려고 찾아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