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김의철 KBS 사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수신료 분리 징수 권고와 관련한 KBS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의철 KBS 사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수신료 분리 징수 권고와 관련한 KBS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전임 정권에서 사장으로 임명된 제가 문제라면 사장직을 내려놓겠습니다."

김의철 KBS 사장이 'KBS 수신료 분리징수가 철회된다면 사장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김 사장은 8일 서울 여의도 KBS 본사에서 수신료 분리징수 권고 관련 KBS 사장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의철 사장은 "이번 대통령실의 분리징수 추진은 공영방송의 근간을 훼손하는 중차대한 사안이다. 위중한 상황 앞에서 KBS 사장으로서 무거운 결심을 했다"며 "정부의 KBS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이 철회된다면 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그러면서 수신료 분리징수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님과의 면담을 정식으로 요청드린다"라고도 말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5일 국민제안 여론조사를 근거로 방송통신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에 KBS TV 수신료 분리 징수를 권고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조만간 방송법 시행령 개정에 착수할 계획이다.

"대통령실, 공영방송에 대한 성찰·고민 있었는지 강한 의심"
 
김의철 KBS 사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수신료 분리 징수 권고와 관련한 KBS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KBS 최선욱 전략기획실장, 김의철 사장, 오성일 수신료국장.
 김의철 KBS 사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수신료 분리 징수 권고와 관련한 KBS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KBS 최선욱 전략기획실장, 김의철 사장, 오성일 수신료국장.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조건부 사장직 사퇴를 선언한 김의철 사장은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 과정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권고안 결정에 사회적 제도로서의 공영방송에 대한 깊은 성찰과 고민이 있었는지, 전문가가 참여해 충분한 논의를 진행했는지에 대해서는 강한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실은 지난 3월 국민제안 토론 배경을 설명하면서 수신료 의미와 가치, 통합징수의 정당성과 효율성을 인정한 헌재 결정과 대법원 판례를 누락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에도 보도됐듯이, (국민제안의) 중복 투표 가능성 등 절차상의 문제점도 있었다"며 "부정확하고 불충분한 여론 수렴 절차로 인해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수신료 분리징수 권고안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만약 분리 징수가 현실화될 경우, 고품격 콘텐츠 제작에 투입돼야 할 수신료는 막대한 징수 비용 지출로 의미 없이 낭비될 것"이라며 "6200억 원 정도인 수신료 수입은 분리 징수 시 1000억 원대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며, 국민들이 KBS에 부여한 다양한 공적 책무들을 도저히 이행할 수 없는 상황으로 직결된다"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수신료 징수 방식에 대한 논의는 단순한 징수 방식 변경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대표 공영방송이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되는 지극히 민감하고도 중요한 사안"이라며 "(분리징수라는) 최악의 비효율적인 재원 충당 방식을 채택하겠다는 것은 사회적 비용 낭비와 갈등만 키우는 모순적인 선택"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그는 "수신료의 가치를 국민 여러분께 돌려드리는 것은 언제나 KBS 구성원들의 지상 과제"라면서 "이번 사안을 계기로 국민들께서 보여주신 지적과 질책에는 깊이 고개를 숙여 사과드린다. 뼈를 깎는 성찰과 혁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기자와의 질의응답 시간에 사장직 사퇴 결심의 배경을 묻는 말이 잇따라 나오자 "지금까지 KBS 사장으로서 수호하고자 했던 게 방송 독립"이라며 "공영방송 근간인 수신료 재원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KBS가 공적 책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위기를 맞게 된다면 사장의 역할은 공영방송 존립 자체를 수호해야 할 근본적인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다"라고 답했다.

김 사장은 "지금 KBS 사장으로서 가장 중요한 임무가 수신료 분리징수를 막아내는 것"이라며 "제가 물러나도 (KBS 구성원들이) 방송 독립을 유지하고 공영 미디어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을 거라 믿기 때문에 이런 결심을 했다"고 밝혔다.
 
김의철 KBS 사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수신료 분리 징수 권고와 관련한 KBS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의철 KBS 사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수신료 분리 징수 권고와 관련한 KBS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태그:#김의철, #KBS
댓글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