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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특례시 마산합포구 가포동에 있는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창원위령탑’.
 창원특례시 마산합포구 가포동에 있는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창원위령탑’.
ⓒ 창원유족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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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에 추모위령탑이 세워진 뒤 다른 지역에 사는 유족들이 자녀들과 함께 와서 참배하고, 종교계 인사들도 많이 찾아 온다. 그런데 재일교포까지 참배하러 올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창원합동추모제·가포평화탑돌이제"를 준비하고 있는 노치수 (사)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 창원유족회 회장이 6일 <오마이뉴스>에 한 유족의 이야기를 전해줬다. 추모제는 오는 10일 오후 창원특례시 마산합포구 가포동에 있는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창원위령탑'에서 열린다.

노치수 회장이 소개한 유족은 박아무개씨 형제다. 형은 경기도 안양에서 중소기업, 동생은 일본에서 벤처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형제가 지난 5월 말 가포 창원위령탑을 찾아 참배했다. 

박씨 형제는 큰아버지가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로 희생을 당했다. 큰아버지는 2009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의 진실규명 명단에 들어가 있고, 이곳 추모탑에도 이름이 새겨져 있다.

창원유족회 사무실에서 사무를 보고 있는 노치수 회장은 간혹 전국으로 흩어져 있는 유족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종교단체 등의 참배 문의가 오면 안내를 하기도 한다.

노 회장은 "대개 직계인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희생되어 회원으로 가입한 유족들이 많고, 백부나 삼촌은 드물다"며 "그런데 박아무개씨 형제가 연락이 와서 참배를 하면서 사연을 들어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동생이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게 되었고, 형이 추모제가 열릴 무렵 유럽 출장을 가게 되어 앞서 참배하기 위해 위령탑을 찾아왔다고 하더라"며 "몇 년 전에는 괭이바다로 나가 큰아버지의 혼을 모시는 의식을 갖고, 고향 재실에 모셨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예사로 지나갈 일이 아니다 싶다는 생각에 소개하고 싶었다"며 "전국 뿐만 아니라 재일교포까지 찾아와 참배할 수 있는 위령탑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위령탑 앞에서 합동추모제, 가포평화탑돌이제 거행 예정 

창원위령탑은 창원시가 지난해 세웠다. 창원마산 진전 앞 해상에 있는 '괭이바다'에서 가까운 곳에 세워졌다. 밤이면 고양이 울음소리가 난다는 괭이바다에서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들이 수장됐다. 

창원유족회는 한때 배를 타고 괭이바다에 나가서 추모제를 지내기도 했고, 위령탑이 세워진 뒤부터 이곳에서 지내게 되었다.

올해로 16번째 열리는 추모제는 창원시, 창원시의회, 열린사회희망연대,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부마민주항쟁경남동지회,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한국작가회의 경남지회, 경남민예총 후원으로 열린다.

노치수 회장은 "국민을 아무런 재판 절차도 없이 죽이는 법이 세상에 어디에 있습니까"라며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마산형무소에 불법 감금되었거나 또는 경찰에 불려갔던 민간인들이 창원의 골짜기마다 끌려가 죽임을 당하였고 심지어 인근 괭이바다에서 717명 이상의 민간인이 학살, 수장 당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 억울한 영혼들을 위해 위령탑 앞에서 합동추모제, 가포평화탑돌이제를 거행한다"라며 "함께 하셔서 억울한 영혼들의 해원을 빌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태그:#한국전쟁, #창원유족회, #창원위령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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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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