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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책을 써 보고는 싶은데 '어디까지 밝혀야 할지' 그 기로에 서 책 쓰기를 주저하는 당신을 위해 쓴 글이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밝혀야 할지, 그 망설임으로 시작 못하고 있을 당신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색하지 않아도 이심에서 저심으로 다가오는 말들이 있다.

물론 글로 전하고 싶은 진짜는 용기, 희망, 응원 같은 무형의 마음들. 부쩍 용기내었으면 한다. 그가 썼다면, 당신도 쓸 수 있다.

어디까지 솔직할 것인가
 
써, 말아?
 써, 말아?
ⓒ 언스플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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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서를 쓰려는 게 아닌 한 보통 에세이 쓰려는 당신이겠으므로, 당신은 책을 씀으로 당신의 사적인 일부를 온 세상에 드러내게 된다는 그 사실을 어렴풋이 알고 있다. 당신의 과거, 아픔이든 상처든 시련이든 잘못이든 뭐든, 꼭 나만 겪었을 법한 일을. 당신만 알고 있는 그것을 말이다.

결국 그거였다. 그것이 진정 '책 쓰기를 포기' 하게 한 가장 강력한 이유. 당신은 자신의 속살 같은 과거를 드러내 보이고 싶지 않다. ​그럼 왜였을까? 당신 판단에, 쓰지 않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남이 나를 평가하고 판단하는 게 싫어.'

인간은 인간과 더불어 살며 불가피 하게 평판하고 평판 당한다. 저 자가 내 삶에 득인지 실인지, 평가와 판단을 통해 간을 보고 앞으로의 관계를 결정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인 것이다. 때문에 본인도 알고 그도 안다. 내가 그를 평가하듯, 그도 나를 평가하고 있겠구나.

그리고 그 전제는 '누군가 자기 과거에 대해 평가할 것 같아 그 평가가 싫어 책 쓰지 않겠다'는 X의 결심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X는 모른다. 모든 것에는 이면이 있듯 평가에도 기대와 불안이 존재한다는 걸. 가령 SNS에 사진과 짧은 글을 올린 뒤 좋아요만 기다리듯, 어떤 평가는 기대하면서 왜 어떤 평가는 진절머리 치는 걸까?

이 기준은 오롯이 당신 주관에 의한다. 주관은 다음과 같이 작동한다. 당신 생각에, 당신이 잘했거나 칭찬 받아야 마땅하다고 여기 일은 호평을 기대하지만, 또 다시. 당신 생각에, 당신이 잘 못했거나 불리하다고 여기는 일은 혹평 기대(즉, 불안)한다.

그러므로 평가 그 자체로는 좋다 나쁘다 할 수 없다. 다만, 당신의 과거는 당신 생각에 불리했을 뿐이다. '나를 연약하게 볼 것 같아'. 그리고 '불리'는 당신 생각에 '생존에 불리'한 측면이었음을 표방한다.

약육강식 세계에서 당신의 연약했던 과거는, '잡아먹히기 쉬워 보일 수 있다'는 공상을 만든다(남자들이 유독 여자에 비해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하는 것도 언제든 잡아 먹힐 수 있다는 불안에서다. 남자들의 세계는 여자들의 세계보다 사회적 성취를 위한 경쟁이 강하다). 그런 까닭에 당신의 과거 일부를 공개한다는 것은 생존에 절대 불리할 거라는 판단이었으리라. 그때보다야 강해진 지금만 드러내고 싶은 것이다(과거가 현재보다 빛났다면 과거의 영광을 드러내려 안간힘 쓰겠지만).

그럼에도 방법은 있다

그래서 책을 쓸 수 없다며 뒤돌아서 가는 이들에게, 현실적 제안을 하자면 이렇다.

"당신이 책을 통해 하나의 메시지를 전할 때, 쓸지 말지 망설이게 한 그 사건이 1) 메시지 전달에 도움이 된다면 눈 질끈 감고 넣거나 2) 약간 다듬어 넣고, 3) 있으나 없으나 하는 사건이라면 넣지 말되, 4) 메시지를 헤치는 사건이라면 무조건 빼라."

핵심은 메시지이고 메시지에 불필요한 당신의 과거는 단호히 말하건대, 책에 넣어서는 안 된다. 1책 1메시지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 다만 메시지 전달을 위해 넣어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는 방법이 없다. 당신보다 메시지를 더 크게 보는 것. 두려움보다 목표가 더 커졌을 때, 당신이 앞을 차고 나갈 수 있듯 말이다. ​그러나 하나 스킬 측면에서 약간 수정(두루뭉술)하게 풀어나가는 방법도 있기는 하다. 지면이 작아 여기선 생략 하겠다.

그리고 당신의 단단한 착각을 깨부수는 것 같아 미안하지만, 솔직히 말해 독자는 당신이 누구인지 당신이 어디에서 뭘 하는지 등 당신의 호구엔 관심이 없다(당신이 당신에게 가장 관심이 많다). 그보다 그들은 당신이 남긴 '메시지' 듣길 원할 뿐이다. 김이 썼든, 최가 썼든, 이가 썼든, 그들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당신이 생존에 불리할 것만 같다던 그 판단은, 실은 오판에 불과하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드러냈을 때 오히려 세상은 당신의 용기에 박수를 치고 당신의 과거를 흠뻑 치켜세운다. 전부 까발려 흥한 대표 주자 '풍자'도 있지 않은가. 대중은 자기가 갖지 못한 용기와 그의 지난한 과거를 전부 존경한다. 그는 요즘 누구보다 잘 먹고 잘 살고 있다(그의 풍채는 날로 불어나는 듯하다).

"당신 자아는 당신의 메시지보다 작아질 결심만 하면 될 뿐이다."

그래서 오늘 나의 메시지는, 당신의 겁은 이해하고 있으나 오직 그 이유만으로 이 좋은 책 쓰기를 주저하지는 마시라. 적어도 실보다 득이 10배쯤 많으니 말이다.

태그:#책쓰기,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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