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6.02 07:49최종 업데이트 23.06.1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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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뉴스가 아니라 본질을 꿰뚫는 맥락과 통찰입니다. 잡음을 걷어내고 진짜 중요한 뉴스가 무엇인지 짚어주는 '10분 뉴스정복'을 매일 아침 배송합니다. 복잡한 세상을 읽는 맥락을 따라잡으세요. [편집자말]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개인정보 유출 의혹과 관련 임현주 MBC 기자를 압수수색 중인 경찰(왼쪽)이 30일 상암동 MBC 사옥 진입을 시도하자 노조원들이 이에 항의하고 있다. ⓒ 연합뉴스

 
보수 진영의 조급함이 느껴진다.
    •    방통위원장을 끌어내리고 MBC 기자를 압수수색했다. 선관위도 털고 있다. 네이버와 다음에 대한 압박도 계속되고 있다. 방송을 장악하고 여론을 찍어누르면서 내년 총선까지 밀고 가겠다는 전략이다. 여론의 눈치를 보지 않을 만큼 절박해 보인다.
    •    오늘 조선일보는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해도 방사선 피폭량이 X레이 1000만 분의 1밖에 안된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표현까지 썼다. 이 신문은 며칠째 "중국을 벗어나니 세계가 보인다"며 바람을 잡고 있다. 민주노총 집회를 강경 진압한 걸 두고 "경찰다운 경찰이 불러온 평화"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    윤석열은 임기가 한참 남았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절박하다.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윤석열의 임기를 보장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돈다.

사생활 통째로, 압수수색이 늘고 있다.
    •    일단 압수수색 영장 청구가 2011년 11만 건에서 2022년 40만 건 수준으로 늘었다. 발부율은 83%에서 91%로 늘었다.
    •    같은 기간 동안 구속 영장 청구는 3만7948건에서 2만2589건으로, 체포영장 청구는 5만9173건에서 2만7426건으로 줄었다. 각각 발부율은 81%와 98%다.
    •    한겨레와 인터뷰한 영장 전담 판사 출신 변호사는 이렇게 말했다. "압수수색 영장은 사실상 자동 발부다. 범죄자를 잡겠다는데 기각해 버리면 판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다."
    •    일단 털어보고 다른 범죄 관련 증거가 나오면 엮어서 기소하는 경우도 많았다. 지금은 영장을 별도로 받아야 한다. 압수수색 영장도 사전 심의를 하도록 하는 개정안이 나왔지만 검찰이 반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판사가 수사관이나 검사를 심문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전세사기 피해자 26%, 자살 충동.
    •    경향신문이 인천 미추홀구 전세 사기 피해자 393명을 전수 조사했다. 36%가 우울증 고위험군이었다.
    •    피해자들이 고립되지 않도록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백종우(경희대 교수)는 "가족에게 말하지 않아도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 신축 빌라 90%가 역전세.
    •    아파트까지 포함하면 61%다. 지역은 더 심해서 대구는 82%나 된다.
    •    세종시 새롬동의 한 아파트는 2년 전 4억5000만 원에 나갔던 전세가 3억 원까지 떨어졌다. 세입자에게 1억5000만 원을 돌려줘야 한다는 이야기다. 대출이 안 돼서 친척들에게 돈을 빌리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전세 가격 고점이 2021년 하반기라 2년이 지난 올해 하반기에 깡통 전세가 속출할 거라는 경고가 계속되고 있다.

너무 늦게 도착한 타다 무죄 판결.
    •    타다 창업자 이재웅이 이런 말을 했다. "혁신이 두려운 기득권의 편에 선 정치인들은 법을 바꿔 혁신을 주저앉혔다. 혁신을 만들어내는 기업가를 저주하고 기소하고, 법을 바꿔 혁신을 막고 기득권의 이익을 지켜내는 일은 이번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없어야 한다."
    •    4년 동안 재판 끝에 무죄가 확정됐지만 그 사이에 타다 금지법이 통과됐다. 타다는 중단한 지 이미 오래고 다시 살릴 수는 없다.

미국 디폴트 위기 넘겼다.
    •    하원에서 부채한도 합의안이 통과됐다. 사실상 예산 삭감이라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에게 큰 부담이 될 거라는 전망이 많다.

"살인해 보고 싶었다."
    •    또래 여성을 죽인 살인범의 신상이 공개됐다. 석 달 전부터 '살인'을 키워드로 검색을 했다고 한다. 과외 교사를 찾는다는 여성을 연락해 '딸을 보내겠다'고 하고 교복을 입고 찾아가 살해했다.
    •    시신을 트렁크에 담아 택시를 타고 낙동강변에 가서 유기했다. 택시 기사의 신고로 잡혔다.

[해법과 대안.]

연봉 10억에도 의사가 안 온다.

    •    청주의 한 종합 병원이 심장내과 의사 3명을 공모했는데 지원자가 없었다. 애초에 전문의 숫자가 부족한 데다 지원자도 줄어들고 있다.
    •    1년에 배출되는 심혈관 전문의가 30명 수준, 45개 대형 병원에 한 명씩 배치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된다. 2025년이 되면 120명이 부족한 상황이 된다.
    •    일은 힘든데 의료 수가가 낮기 때문에 기피 전공이 됐다는 분석도 있지만 10억 원을 줘도 안 온다면 단순히 돈 문제는 아닐 수도 있다. 의사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있고 외국인 의사를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    의사를 돕는 진료 보조 간호사를 합법화하자는 대안도 거론된다. PA(진료 보조) 간호사는 공공연한 관행인데, 양성화하면 30% 정도 의사의 업무를 대체하는 효과가 있을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소아과 탈출 지원해 드립니다."
    •    소아과 의사들을 상대로 진료과목을 바꾸는 방법을 알려주는 학술 대회가 열린다.
    •    연수 안내문을 보니, '진료실에서 바로 적용하는 보톡스 핵심 포인트', '쪽집게 강의해 주시는 고지혈증의 핵심정리' 같은 설명과 함께 '소아청소년과는 왜 탈출할 수밖에 없는 상태가 됐나'라는 제목의 특강도 있다. 소아과를 접고 미용 시술이나 성인병 관리로 업종을 바꾸라는 제안이다.
    •    올해 소아과 전공의(레지던트) 모집 정원은 207명인데 지원자는 33명 밖에 안 됐다.
    •    의사들을 탓할 게 아니라 "진료 환경의 총체적 붕괴라는 현실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정완(중앙일보 논설위원)의 칼럼.

요양보호사 1명이 노인 20명까지 돌본다.
    •    "이 똥 치우는 X들아 빨리 가서 밥이나 짓지 못해 같은 말을 매일 들으면서 일해요." 한국일보가 요양보호사들을 만났는데 어르신 말벗이 돼 드린다는 건 동화에나 나오는 이야기라고 한다. 79%가 야간 근무 때 11~20명까지 돌봐야 한다고 답변했다.
    •    키스를 해달라거나 혈압을 재는데 엉덩이를 만지는 경우도 있다. 59%가 근무중에 성폭력을 경험했다고 답변했다. 요양보호사 업무에 만족한다는 답변은 19%에 그쳤다. "어르신들에게 잘해 드리고 싶어도 센 노동강도에 체력이 떨어지니 쉽지 않다"고 한다.

롯폰기 20년, 도쿄를 살렸다.
    •    용적률 상향과 인허가 간소화, 세제 혜택 등 파격적인 지원으로 도시 재생의 모델이 됐다는 게 조선일보의 분석이다. 롯폰기는 20년 전 일본이 선택한 거품 붕괴의 해법이었다.
    •    빈땅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잘한 건물이 가득 들어찬 곳이었지만 건물주 500명을 일일이 설득해 해체하고 초고층 빌딩을 중심으로 대규모 복합 단지를 만들었다.
    •    롯폰기 힐스의 성공 이후 미드타운과 도라노몬 힐스, 야예스 같은 재개발에 속도가 붙었고 지금도 도쿄에서는 200미터 이상 초고층 건물 29개가 한꺼번에 들어서고 있다.
    •    한국판 롯폰기를 꿈꿨던 롯데월드타워나 세운상가 재개발,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 등이 정치 논리에 묶여 중단돼 있는 게 안타깝다는 이야기다.

"100세까지 살고 싶다" 한국이 일본 두 배.
    •    한국은 노인 빈곤율이 39%나 되는데 100세까지 살고 싶다는 사람 비율은 50%가 넘는다. 일본은 22% 밖에 안 됐다.
    •    일본에서는 '핀핀코로리(ピンピンコロリ)'라는 말이 유행이다. 팔팔하게 살다가 어느날 갑자기 죽고 싶다는 의미다. 줄여서 PPK라고 부른다. 한국보다 먼저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는 일본은 나홀로 노년에 대한 공포가 크다.
    •    "극소수의 운 좋은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쌩쌩→비실비실→보살핌'의 사이클을 피할 수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인구 1400만, 경기도의 그늘.
    •    7년 동안 100만 명이 늘었다. 화성시는 2001년 21만 명에서 올해 말 100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    43번 국도 화성시 구간은 5km 가는데 50분이 걸린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2014년 2만 대에서 지난해 4만 대로 늘었다.
    •    도시 계획이 인구 증가를 못 따라가는 상황이다. 다른 지역은 학생이 없어 폐교가 늘고 있는데 동탄신도시는 콩나물 시루 학교가 논란이다.
    •    '헌 도시'로 불리는 분당과 중동, 평촌 등은 인구 유출이 늘어 고민이다. 성남시는 2016년 대비 6만 명 가까이 줄었다.

[오늘의 TMI.]

'경단녀'가 9년만에 늘었다.

    •    경력 단절을 겪었다고 답변한 여성 비율이 42.6%다.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    평균을 내보니 경력 단절 이전 259만 원을 받았는데 8.9년 뒤 다시 얻은 직장에서는 214만 원으로 줄었다.

추석 황금 연휴, 여행 상품 풀 부킹.
    •    짧게는 6일 최장 17일까지 연휴가 가능하다.
    •    주요 여행사의 유럽 여행 예약률이 90%를 넘어섰다.
    •    인바운드 여행은 크게 줄었다. 식비와 차량, 호텔 등 경비가 두 배 이상 오른 탓이다. 일본과도 크게 차이 안 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글로컬 대학에 사활 걸었다.
    •    비수도권 4년제 사립대 97%가 신청했다. 모두 108곳. 이 가운데 30곳을 선정해서 5년 동안 1000억 원을 지원한다.
    •    지방대 27곳은 대학 통합을 전제로 공동으로 신청서를 냈다.

몽골리안 랩소디?
    •    퀸의 프레디 머큐리가 쓴 가사 초고가 발견됐다. 몽골리안이라고 썼다가 보헤미안이라고 줄을 긋고 수정한 대목이 화제가 됐다.
    •    소더비 경매로 나왔는데 낙찰 예상가는 150만 달러.

[밑줄 쳐가며 읽은 칼럼]

여기는 왜 이렇게 어두워?

    •    해외 여행 갈 때 보면 저녁이 한국보다 어둡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거리도 실내도 어두침침하다.
    •    임우진(건축가)는 한국인을 밤의 어둠에서 해방한 공로를 형광등에서 찾는다. 집에서도 훤하게 빛을 밝히고 일하는 것처럼 지낸다. 이런 '빛 중독증' 때문에 유럽 사람들이 한국에 오면 어지럼증을 느낀다고 한다.
    •    유럽에서 형광등을 쓰지 않는 건 형광등의 색과 밝기가 인간의 생체 리듬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광색 형광등은 색 온도 6000K인데 한낮의 태양광과 비슷하다. 노르스름한 백열등은 3000K 이하다.
    •    "빛이라는 자극에 중독되는 게 무서운 이유는 그것에 중독돼 의존적이 됐다는 사실 마저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스테그플레이션, 금리 올리고 경기 침체 감내해야."
    •    성태윤(연세대 교수)은 저성장 고물가의 스테그플레이션이 꽤 오래갈 거라고 본다. 성장이 둔화되고 일자리가 줄어들고 물가가 오르면서 고통이 커질 거라는 분석이다.
    •    실제로 소비자 물가는 2020년 1월 0.6%에서 2022년 11월 4.3%를 찍고 지난달 4.0% 수준에 머물러 있다.
    •    세 가지 해법을 제안했다. 첫째, 기준 금리를 더 올리고 대출 금리를 낮춰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통신비도 낮춰야 한다. 둘째, 반도체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셋째, 연금 개혁과 교육 개혁 등 구조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24시간 돌봐야 하는 환자, 누가 비용을 댈 것인가.
    •    섬망 증세가 있던 환자가 밤 사이에 심정지로 죽었다. 간병인이 옆에 있었다면 살릴 수 있었을까.
    •    허대석(서울대병원 교수)은 "가족의 희생적 간병을 전제로 하는 후진국형 건강보험 수가 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필수 의료 인력의 적절한 보상과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    보험료를 올려야 할까. "건강보험급여의 우선 순위를 합리적으로 재조정하는 것만으로도 시작할 수 있는 일"이라는 제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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