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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일 오후 인천시 서구 검단신도시 모 아파트 신축 공사장에서 국토교통부 사고조사관이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지난 4월 29일 지하 주차장 1∼2층의 지붕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 처참한 붕괴 사고 현장 지난 5월 2일 오후 인천시 서구 검단신도시 모 아파트 신축 공사장에서 국토교통부 사고조사관이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지난 4월 29일 지하 주차장 1∼2층의 지붕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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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GS건설이 시공하던 인천 검단 아파트에서 지하주차장이 무너졌죠. 왜 무너졌어요? 불법 다단계 속에 자기 이익 챙긴다고 철근 빼먹고 부실시공 하다 무너졌잖아요. 의정부에도 우미건설에서 하는 공사현장이 있는데, 바닥에 철근을 다 빼먹고 부실시공을 하는 거예요. 거기 있던 우리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문제제기하고 재시공을 요구했더니, 하루아침에 80명을 문자로 해고시켜버렸어요. 올해 시공된 아파트부터는 아마 계속 그럴 거예요. 건설노조 탄압하면 안전이 위험해지고 결국 시민들한테도 피해가 가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장에서 한 건설노동자가 말했다. 그는 "노조에 공안탄압을 벌이고 있는 윤석열 정부가 들어오면서 건설현장에는 이런 불안전한 시공들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시공이 다 되면 노조탄압에 앞장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같은 분부터 들어가서 한 번 살아보라고 하고 싶다"고 했다.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으로 건설현장에서 감시자 역할을 하던 노동자들이 사라지면 당장 시민 안전이 위협받는다는 지적이다. '고용교섭 등 건설노조 단체협약의 정당성과 정부 건설노조 탄압의 문제점'이란 제목으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나래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는 "2021년 광주 학동 HDC현대산업개발 참사가 대표적 사례"라며 "당시 철거 중인 건물이 붕괴해 지나가던 시내 버스를 덮쳐 승객 17명 중 9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당했지 않나"라고 상기했다.

경찰의 황당 질문 "회사가 단체협약을 왜 지켜야 하나"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고용교섭 등 건설노조 단체협약의 정당성과 정부 건설노조 탄압의 문제점’이란 제목의 토론회가 열렸다.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고용교섭 등 건설노조 단체협약의 정당성과 정부 건설노조 탄압의 문제점’이란 제목의 토론회가 열렸다.
ⓒ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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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회에 참석한 노동 전문가들은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이 도를 넘어섰다고 입을 모았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조세현 변호사는 "경찰 조사에 입회해보면 경찰들은 '회사가 왜 노조와의 단체협약을 준수해야 하냐' 같은 질문을 할 정도로 노조와 단체교섭에 대한 법적인 지식이 전무하고 배울 의지조차 없다"라며 "기존에 노조 수사를 하지 않던 강력수사대 같은 경찰 팀이 수사를 하고, 오로지 특진이 걸려있는 200일 내에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밖에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조 변호사는 '공갈', '협박' 등으로 몰아가고 있는 건설노조의 단체교섭과 조합원 채용요구는 정상적인 노조활동이라고 했다. 그는 "단체교섭권은 헌법이 규정한 기본권"이라며 "실업과 단기간 취업을 반복하는 건설업 직종의 특성상 그러한 고용의 불안정성을 해소하고 더 많은 채용기회를 요구하는 것은 노조활동의 중요한 부분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조 변호사는 또 최근 정부가 문제삼고 있는 노조 전임비와 관해서도 "전임비, 복지비 지급 규정 역시 노사가 자율적으로 협의한 것"이라며 "헌법상 기본권인 노동3권을 충실히 보장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노동문제연구소 해방의 권오성 성신여대 법학과 교수는 "기업별 단체협약에서는 전임자와 근로시간 면제를 인정하면서, (건설노조와 같은)산업별·업종별 단체협약에서는 인정하지 않겠다는 건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기업에 속한 상용직 노동자가 없는 건설산업의 특성상 업종별, 지역별 단체협약을 맺을 수밖에 없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영호 민주노총 건설노조 정책국장은 "지난해 12월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지지선언을 한 이후 건설노조에 대한 탄압이 급속도로 증가했다"라며 "지금껏 1100명 이상이 경찰 소환 조사를 받았고, 19명이 구속됐다"고 했다. 소 국장은 "양회동 지대장 분신 사망(5월 2일) 이후에도 탄압이 계속되고 있다"라며 "경찰 수사 과정에서 3~4년 전 사건이 소환되기도 하고, 구속 사유 중에는 미혼인데 이사가 너무 잦아 주거가 분명하지 않다는 인권유린적 언급이 담기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노사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은 상호 예측 가능성을 증진시키기 때문에 사측에게도 유용한 측면이 있다"라며 "정부가 시장의 관행적 질서를 무너뜨리고 지금처럼 공권력과 형사 질서로만 밀고가면 노사관계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마친 뒤 윤석열 정부의 노조 탄압에 항의해 분신 사망한 고 양회동 강원지부 지대장을 추모하며 건설노조 탄압 중단, 강압수사 책임자 처벌, 윤석열 정권 퇴진 등을 촉구하며 행진을 벌이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마친 뒤 윤석열 정부의 노조 탄압에 항의해 분신 사망한 고 양회동 강원지부 지대장을 추모하며 건설노조 탄압 중단, 강압수사 책임자 처벌, 윤석열 정권 퇴진 등을 촉구하며 행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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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건설노조, #노조탄압, #경찰, #윤석열정부, #불법다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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